속리산은 이번이 네번째 산행으로 문장대만 세번 올랐지만
이번 산행코스가 법주사로 하산을 하는 것이어서 의미가 깊다
약44년전 친구 김운희와 둘이서 법주사를 기점으로 복천암-중사자암을 거쳐 문장대로 올랐던 이후
속리산을 두번이나 더 올랐지만 법주사를 거쳐가 본 적이 없었기에
이번 산행은 실로 44년만에 법주사를 다시 찾아보는 추억의 산행이 되는 것이다
이번 산행코스는 화북분소를 출발하여 문장대로 오른 후 신선대를 지나 경업대-금강골로 하산을 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시산제 이후 급격히 추워진 날씨때문에 문장대에서 바로 하산을 해 버린 탓에
미답구간인 "경업대-금강골"은 "문장대-관음봉-북가치"를 지나는 "서북능선"과 함께 다음 기회로 남겨두게 되었다
문장대에서 시산제를 지내는 바람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오전7시 동래를 출발하여 10시경 화북탐방지원센터 도착, 가벼운 체조를 굳은 몸을 푼다
10:00 화북분소 출발
엊그제도 눈이 내렸다더니 산 정상은 하얗게 눈을 뒤집어 쓰고 있다
모처럼 눈을 밟는 탓에 힘든 오르막에도 부산 촌사람들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11:15 능선 안부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하는데 이제 1km밖에 남지 않았다
앞뒤로 나란이 오르고 있는 54회 선배님들 두 분
백일산제단에서 어느 산악회가 조촐하게 시산제 준비를 하고 있다
11:50 문장대 사거리 도착 (소요시간 : 1시간 50분)
사거리에서 바로 직진하면 법주사로 바로 내려갈 수 있고
왼쪽으로 진행하면 문수봉-신선대-비로봉을 지나 정상인 천왕봉까지 이어진다
예전에 여기에 있던 휴게소 매점은 다행히도 철거되고 없다
바람과 추위 때문에 당초 예정했던 신선대 대신 이곳에서 시산제를 지내기로 하고
함께 문장대를 오르기 위해 후미조를 기다리고 있는데 땀이 식어가면서 추위는 점점 더 몸을 쪼아 온다
추위에 떨다가 후미조가 도착하자마자 모두들 문장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데.....
그런데, 문장대 쪽 날씨가 장난이 아니게 춥다
소백산 비로봉 못지않은 칼날 바람탓에 귀가 떨어져 나갈듯하고 손끝은 시리다못해 감각이 없지만
그래도 인증샷은 생략할 수가 없다
속리산 산행 네번 째이지만 겨울산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장대는 원래 구름 속에 문혀 있다하여 운장대(雲藏臺)라고 하였으나
조선시대 세조가 문무시종과 더불어 날마다 여기에 올라 시를 읊었다하여
문장대(文藏臺)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설이 있지만
세조가 이곳에 올라왔을 때 삼강오륜을 명시한 책 한 권이 있어
그 자리에서 하루 종일 그 책을 읽었다고 하는 설도 있는데
앞의 이야기는 속리산의 세조와 관련된 여러 명소들처럼 세조를 성군화(聖君化)하는 것이겠지만
뒤의 이야기는 조카를 죽이고 왕위찬탈을 한 세조에 대한 하늘의 가르침이 아니었을까
12:00 문장대 정상 (산행시간 : 2시간)
칼바람을 온몸으로 안고 사진을 남기기 위해 안간힘을 써고 있는 일행들
처음엔 싸락눈이 휘뿌리더니 어느새 함박눈으로 변해서 눈송이를 휘날리고 있다
시산제 : 12:10 ~ 13:00
함박눈으로 사위를 구분도 못하는 가운데서 그래도 준비한 시산제는 열린다
박철헌(66회) 산행대장의 선서
백양산악회 김명수 회장 (64회)
최고원로이신 45회 박원근 선배님 (78세)
13:30 냉천골휴게소에서 파전과 막걸리에 뜨뜻한 어묵 국물을 안주삼아 늦은 점심을 먹는다
문장대 아래의 휴게소 매점은 철거가 되고 없던데 이 냉천골휴게소는 아직도 건재하고 있다
속리산에는 국립공원이지만 산 위에서 음식과 심지어 술을 파는 휴게소라는 이름의 매점들이 있는데
지금은 없어진 문장대 밑의 매점과, 주능선상의 신선대휴게소 뿐만 아니라 이 냉천골휴게소 등이 그런 것들인데
이것은 속리산 상당수의 땅이 법주사 소유인데 국립공원 지정 이전부터 임대를 받아 영업을 해 온 것들이라
그 임대기간이 만료되기 전 까지는 국립공원에서도 손을 쓸 수가 없는 것 같다
14:05 중사자암 갈림길
14:30 용바위골휴게소
복천암
중사자암, 법주사와 함께 44년전의 추억이 서린 곳이다
목욕소(沐浴沼)
속리산에는 조카를 죽이고 왕위에 오른 세조의 왕위찬탈을 합리화하기 위한 곳이 여러군데 있는데
정이품송과 문장대를 비롯하여 이 목욕소도 그 중의 하나다
약사여래가 세조의 피부병을 낫게 해 주었다고하니 더 이상 말해서 무엇하랴
용바위골휴게소에서 부터는 이런 편안한 길이 법주사까지 계속되지만 다소 지루한 감이 들기도 한다
15:25 법주사
법주사의 상징 미륵불(금동대불)
이 미륵불은 1964년에 시멘트로 만든 대불이었으나 1990년 붕괴 직전에 청동대불로 다시 태어났다
그러다가 2000년부터 청동을 금동으로 바꾸는 공사를 시작하였고
개금불사(改金佛事)는 2002년 6월에 완공이 되었다
3mm 두께로 金을 입혔는데 총 80kg의 금이 들었다고 한다
44년전의 시멘트로 만들어진 그 미륵불은 아니지만
옛날 그 자리에 똑 같은 형상의 이 미륵불(금동대불)을 대하니 감격스럽다
국보 제5호인 쌍사자 석등
국보 제55호인 5층 목탑인 팔상전
당간지주의 높이를 보면 그 절의 규모를 알수 있다고 한다
15:45 법주사 일주문을 빠져 나오면서 추억의 법주사와도 이별을 한다
주변 조각공원의 조각상들비가 내리는 탓에 찬찬이 구경을 할 수가 없어 아쉬웠다
16:10 드디어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터미널에 도착하여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한다
시산제 탓에 총 소요시간이 6시간 10분이나 걸렸다
그런데 그동안 쏟아지던 빗줄기는 어느새 함박눈으로 변해서 온 천지를 설국으로 만들고 있었다
버섯전골 맛이 일품이었던 식당 "명가"다른사람에게 추천을 할 만하였다
돌아가던 길에 정이품송 앞에서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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