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이런저런 사정으로 산악회를 따라 산행하기는 금년들어 처음이다
대전의 '보만식계' 개별 등산을 혼자서 다녔고, 발목 부상으로 한동안 입산을 못하기도 하다가
오랜만에 알피니스트 산악회와 함께 진도의 지력산-빼족산을 오르기로 하였다
이 알피니스트 산악회도 얼마전 해체되고 사라진 한마음산악회처럼
전국의 지맥과 기맥 등 남들이 잘 찾지 않는 산들을 즐겨 찾아다니는 산악회다
10년 넘게 단골로 다녔던 한마음산악회는 무슨 연유인지 금년 초 해체되어 버렸고
그 산악회의 오랜 단골들은 지금은 대거 알피니스트 산악회로 옮겨와 전국의 산을 휩쓸고 다닌다
예정된 산행코스는
와우삼거리 -와우저수지 -지력산 -지력재 -뽀족봉 -빼족산 -해산봉 -산림생태관리센터였지만
초반부터 개척산행을 한 덕분(?)인지 뽀족봉을 오르고 나니
암봉을 내려가 다시 올라야 할 건너편의 빼족산이 그렇게 힘들고 멀게만 보여
지력재로 다시 되돌아 내려와 거기서부터는 임도를 따라 날머리까지 진행을 하고 말았다
그래서, 빼족산과 해산봉은 밟아보지도 못한 채 마무리를 한 하루였다^^
오룩스 gpx를 다운받아 따라가기로 했는데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저장이 되어 있지를 않아
산행기록이 비슷한 산다람 님의 오룩스 기록을 빌려와 참고자료로 올린다
11:52 전남 진도군 지산면 와우리 와우저수지 아래 와우삼거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부산 동래에서 6시 50분에 출발을 하였으니 5시간 만에 산행을 시작하는 참이다
지산면이라는 지명은 지력산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와우저수지
여기 이 산행 시작지점에서부터 사달이 났다
선두 몇몇은 양수기 모터가 있는 곳으로 들어서서 낚시시설이 있는 곳을 거쳐
희미하게 나 있는 발자취를 따라 가다가 시그널이 걸려있는 지능선 출발점에서 올랐다고 하는데
중간조 몇몇은 장선생이 저장해 있는 gpx를 따라 양수기 모터가 있는 곳에서 바로 산길로 접어 들었다
하지만 그 길은 길이 아니었고 청미래(망개) 가시덤불이 온몸을 휘감는 지옥길이었다
조금만 가면 길이 나오고 곧 선두조와 합류하게 된다는 장선생의 말만 믿고 한동안 헤메다보니
이젠 빼도박도 못하는 처지가 되어 무작정 위를 보고 개척산행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후미조는 아예 발걸음을 돌려 지력산을 포기하고 거꾸로 해산봉과 빼족산만 탔다고 하였는데
장선생을 철떡같이 믿은 것이 애초부터 잘못이었다~
12:28 천신만고 끝에 전망이 터지는 첫 암봉위에 올라섰다
저기 돔 같은 둥그런 암봉이 유별난 저 봉우리는
해산봉에서 흘러내리는 산줄기 끝의 이름없는 무명봉이라고 한다
산능선에서부터는 희미하게 감지되는 흔적을 따라 가다보니
저기 진행방향 앞에 첫 번째 목적지인 지력산이 모습을 드러내 보인다
13:03 임도가 나오고 기상관측시설이 있는 곳 옆 그늘 속에서
선두조 5명과 만나 빵 한 개로 점심을 때운다
같이 출발한 장선생과 또 한명은 아직 코빼기도 보이질 않네
13:12 점심을 먹고 다시 산행을 잇는다
이제부터는 눈을 부릅뜨고 살피면 희미하나마 산길이 눈에 들어온다
진행방향 왼쪽으로 날카로운 암봉이 예사스럽지 않은 뽀족봉과 빼족산이 나란이 모습을 드러내 보인다
날씨는 쾌청한데 짙은 안개로 먼 곳의 시야는 별로다
13:33 지력산(智力山) 정상 도착 / 산행시간 : 1시간 41분
앙증맞은 정상석과 삼각점이 있다
이 지력산은 산세가 깊어면서 싱싱한 근육질 암릉을 자랑하는 산이라고
금년초 '월간 산'지에 소개되면서부터 슬슬 유명세를 타고 있는 산이다
지력산 정상에서 펼쳐지는 조망
날씨가 좋으면 암릉 산행지로 유명한 동석산(童石山)과 함께
세방낙조를 비롯한 가사군도의 무수한 섬들을 조망할 수 있을텐데 아쉽기만 하다
크고 작은 암릉을 통과하면서 어느듯 뽀족봉과 빼족산이 가까이 보이더니
14;37 지력재로 내려서고 뽀족봉을 향해 바로 산길로 올라선다
발빠른 선두조 5명은 이젠 소리도 들리지 않네~
14:51 뽀족봉 아래의 동굴
사람 십수 명이 들어설 수 있는 제법 넓고 높은 동굴이다
온통 날카로운 바위 암벽들로 하나의 암봉을 이루고 있는 뽀족봉의 위용
15:00 힘들게 기어오른 뽀족봉 정상 / 산행시간 : 3시간 8분
지척으로 마주 보며 서 있는 빼족산
여기까지 산행 시간은 3시간 밖에 되질 않지만 초반부터 기를 소진한 탓인지...
감기증세로 목이 잠겨 목소리도 잘 나오지를 않더니 감기 탓인지... 오늘따라 맥이 많이 풀린다
발목 부상이 완치된 이후 대전의 만인산도 혼자 오르기도 하였지만
오늘의 산세는 섬에 자리한 산답게 해발은 낮아도 오르내림이 만만치 않아 난이도는 만인산과 비교가 안된다
초반부터 함께 한 일행 한 명도 피로한 기색이 역력해 보인다
산에서 만용은 금물이고 겸손해야 한다
여기서 두 사람은 의기투합하여 빼족산은 과감히 포기를 하기로 의견일치를 본다~
뽀족봉의 촛대바위
촛대바위는 거대한 주상절리 기둥이 신전의 열주처럼 솟아 있다
<참고사진> 저 촛대바위는 그리 험하지 않아 사람이 올라설 수 있다
15:14 지력재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오는 것이 더 위험한 뽀족봉의 암봉을 내려와 지력재에 다시 되돌아 왔고
이제부터는 임도를 따라 날머리로 향한다
임도에서 올려다 보이는 뽀족봉 모습
15:44 임도길 30분 만에 자동차 도로에 내려서고
한적한 도로를 따라 휘적휘적 걷는다
바다 위에는 독특한 모습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두 개의 섬이 보이는데
진도 동석산을 오른 뒤 세방낙조전망대로 하산을 했을 때 보았던 그 섬들이다
세방낙조전망대는 우리나라 해안도로 중 낙조가 가장 아름답다는 곳이다
세방낙조와 관련된 전설속에 지력산 동백사 스님이 등장하는데
그 스토리의 중심에 있는 산이 오늘 산행한 지력산이다
주지도(主之島)는 산 정상에 솟은 암봉이 손가락이나 상투를 닮아 손가락섬 또는 상투섬으로도 불린다
보는 방향에 따라 모습이 조금씩 바뀌는데 여기에서는 사람 이빨을 닮은 것 같기도 한다
그 오른쪽은 양덕도(兩德島)인데
여기에서는 그렇지 않지만 사람 발가락을 닮아 발가락섬이라고 부르는 섬이다
16:00 산림생태관리센터 앞에서 산행을 마무리한다
총소요시간 : 4시간 8분
철마산 방향으로 산행을 한 일행들을 기다리고
저녁식사까지 하며 가다보니 부산동래 도착은 11시 30분이 넘었지만
지하철은 여유있게 탈 수가 있어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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