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의 유유자적(悠悠自適)

등반사진/전라도의 산

구례 견두산(犬頭山. 804m) : 2024. 3. 16 담쟁이산악회

딜라일라 2024. 3. 16. 23:13

 

오늘 산행은 산도 산이지만 산수유 꽃구경을 겸사한 나들이다

날머리인 현천마을이 산수유로 유명하여

2019년에는 MBN에서 '자연스럽게'라는 예능프로그램을 로케이션으로 촬영하기도 한 곳이다

A코스는 견두산 산행 이후 현천마을에서 산수유를 즐기고

B코스는 지리산둘레길 22코스를 따라

산수유를 감상하면서 걷다가 현천마을에서 합류하게 된다

 

 

 

견두산(犬頭山)의 원래 이름은 호두산(虎頭山) 또는 범머리산이었다

조선 영조 때 일시에 짖어대면 천지가 진동할 정도로 성질 사나운 들개 수백 마리가

이 일대에 머물며 사람을 해치기도 하는 등 화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전라관찰사인 이서구가 호석(虎石)을 세우고 호두산을 견두산으로 개명했는데

이후 재난이 없어졌다고 한다

견두산이 보이는 남원시 수지면 고평리 고정마을 회관 뒤와 남원 광한루에는

돌로 만든 호랑이 형상의 호석이 있다고 한다

 

 

 

<참고사진 : 견두산-천마산 지도>

 

 

10:19   전남 구례군 산동면 계천리 밤재터널 입구 주차장을 출발한다

 

 

 

부산에서만해도 산악회 두 군데서 만차가 된 사람들을 풀어놓았고

대전에서도 왔던데....  그러다보니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밤재터널 이정표가 있는 이곳에서 견두산 산행팀은 오른쪽으로 가고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 일행들은 왼쪽으로 간다

 

 

임도를 잠시 따르다가 지리산둘레길 이정목이 있는 이 곳에서 왼쪽 완만한 산허리를 치고 오른다

임도를 따라가도 나중에 밤재에서 합류를 하게된다

 

 

자그마한 전나무 숲길을 지나고

 

 

10:44   밤재 / 밤나무가 많아 생긴 이름이다

임도를 따라 올라오는 사람들이 저기 보인다

1998년 밤재터널이 준공되면서 밤재 옛길은 지리산 둘레길이 되었다

 

 

등산로 도중의 조그만 쉼터 (산하 쉼터)

 

 

11:10   지도상의 673m봉 

 

 

걸려있는 최남준 님의 표지기에는 686.7m봉으로 적혀 있다

 

 

11:16   자귀나무쉼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곳에서 이른 점심식사를 하고 있지만

나는 정상에서 먹기로 하고 그냥 패스~

 

 

이제 저기 높은 안테나가 서 있는 계척봉이 보이고

 

 

11:37   계척봉(桂尺峰)에 오른다 / 산행시간 : 1시간 18분

계척봉 아래 계척마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산수유 시배지로서 수령 1천년이 된 산수유 시목이 남아 있다

마을의 옛 이름이 계천(溪川)이었는데

마을 중심으로 흐르는 냇물이 계수나무처럼 생겼다 하여 계수(桂樹)나무 '계(桂)'자와

임진왜란을 피하여 베틀바위 안에서 베를 짜서 자로 재었다 하여 '척(尺)'자를 써서

계척(桂尺)으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최남준 님의 표지기에는 775.1m로 표기되어 있다

 

 

계척봉의 삼각점

 

 

계척봉에서 저기 보이는 견두산을 향해 잠시 내리막길을 내려가다가

 

 

데크 계단을 타고 오른다

 

 

 

11:57   고평리 갈림길

 

 

내려다 보이는 고평리 일대 전경

 

 

뒤돌아 본,  지나온 계척봉 쪽 모습

 

 

이제, 저기 보이는 견두산 정상을 향해 막바지 오르막을 치고 오른다

아직은 앙상하지만 인고의 겨울을 이겨낸 나무가지들이 불어오는 봄바람에 많이 부드러워 보인다

 

 

 

조망이 트이니 산동면 저 너머로 지리산 능선들이 시야에 들어 온다

 

 

정상 직전의 마애불 갈림길

 

 

갈림길에서 10여m 쯤 거리에 있는 견두산 마애여래입상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199호다

 

 

제작연대를 고려시대 전반~중반경으로 추정하는 불상의 무릎 아래부분이 결실되어 있으며

전체적으로 윤곽이 희미하다

 

 

 

드디어 도착한 견두산 정상에는 웬 무덤 하나가 있다

 

 

12:07   견두산(犬頭山) 정상 / 산행시간 : 1시간 48분

산세가 그리 험하지 않은 편이라 여기까지 오면서 중간중간 사진 찍을 때 말고는 거의 쉬지않고 올랐다

 

 

견두산이 전라남북도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보니

전남 구례군과 전북 남원시에서 각각의 정상석을 세워 두었다

 

 

정상석에는 고도가 국토지리정보원 기준인  774m로 되어 있지만 

실제 GPS상에는 804m로 나오므로 대부분의 산행지도에는 804m로 표기하고 있다

 

 

견두산이 지리산 서쪽에 위치해 있다보니

가까이로는 성삼재에서 고리봉-만복대로 이어지는 지리산의 서북능선의 봉우리들과

그 너머로 노고단과 반야봉 - 천왕봉으로 연결되는 지리산 주능선의 봉우리들이 조망된다

 

 

북쪽으로 펼쳐지는 남원 시가지

 

 

12:25   김밥 한 줄로 요기를 마치고 일어서면서 무덤을 찬찬이 살펴보니

 

 

통정대부 벼슬을 한 사대부 집안 숙부인(淑夫人)의 묘인데

어째서 이렇게 높은 산꼭대기에 묘를 썻는지 .....

 

 

하산 후 5분여 만에 만나는 천마산 갈림길에서 왼쪽 현천마을 방향으로 내려간다

오른쪽으로 가면 천마산-깃대봉으로 이어지는 견두지맥을 타고 곡성 방면으로 내려가게된다

 

 

12:47   계곡 합류

견두산 정상에서부터의 하산길은 오르막 하나도 없는 그야말로 100% 순수 내리막길이다

진짜로,  수평길 조차도 없다~

 

 

넓은 암반 위를 봄맞이 하듯 노래하며 계곡물은 흐르고 

 

 

편백숲을 지나

 

 

 

마을 위  시멘트길로 내려선다

 

 

이제부터 제철맞은 산수유나무의 향연에 빠진다

 

 

산수유는 1천년 전에 중국 산수유의 주산지인 산동성(山東省)에 살고 있던 한 처녀가

산동면으로 시집을 오면서 고향의 풍경을 잊지않기 위해 산수유나무 한 그루를 가져와 심은 것이 

구례 산동면 일원이 국내 최대의 산수유 마을로 변모한 유래가 되었고

마을 이름도 중국의 산동성에서 비롯된 지금의 산동면(山洞面)이 되었다고 한다

 

 

지리산과 산수유

 

 

13:23   현천마을 도착

 

 

 

현천제

 

 

맑고 청아한 음색의 팬풀룻 소리가 있어 다가가 보니 전주에서 온 어느 단체의 시 낭송회가 있다

시 낭송은 뒷전이고 오래되고 익숙한 음악의 팬플룻 연주에 빠져 한참을 감상하다가 일어섰다

 

 

오카리나를 배우다가 일이 있어 중도에 그만 두었는데

팬플룻은 오카리나보다 좀 쉬울것 같아 보이는데 나도 팬플룻에 도전해 볼까?

 

 

마을 한 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수령 300년 된 느티나무 고목

 

 

 

산수유 숲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현천제의 그림같은 풍경

 

 

복수초

 

 

매년 3월이면 산수유 축제가 열리는데  오늘도 주말을 맞아 수많은 인파가 몰리자

마을입구에서부터 차량 진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현천마을 앞을 병풍처럼 두르고 서 있는 지리산의 준봉들

 

 

저기 가운데 우뚝 서 있는 봉우리는 만복대이다

 

 

13:51   산행 완료 / 산행시간 : 3시간 32분

산악회 복귀시각이 15시인데 아직 1시간이 너머 남았다

산악회 일일회원으로 혼자 오다보니 산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기도 그렇고 아무래도 많이 심심하다 

지리산둘레길 일행들까지 다 도착해야 하산식을 시작한다는데  쩝쩝^^

 

 

15시 정각에 펼쳐진 소담한 하산식

눌린 돼지 머리고기 편육에 제공되는 술은 막걸리, 맥주에 소주... 다양하다

오늘 산행을 같이 한 후배 2명과 주거니 받거니 소맥 몇 병이 바닥을 보인다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