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자유산악회에서 선운산의 일반적인 코스 외에
도솔제에서 투구바위와 사자바위를 올라 희여재를 넘어 비학산을 오르고 안장바위를 지나 하산하는 코스를 간단다
위 산행지도상의 B코스인데, 예전부터 이 코스를 타고 싶었던지라 쾌재를 부르며 산행신청을 하였다
같이 가기로 한 형산은 선운산이 처음이니 아예 환종주코스인 S코스를 타기로 하였고.....
비록 산행거리가 약15km 정도로 길지만 해발 300여m를 이루는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이기에 해볼만하다 싶었다
하지만, 9월 중순을 넘어서까지 이어진 뜨거운 폭염 끝에 쏟아진
200년만의 기록적인 강한 가을 호우가 모든 것을 망쳐버리고 말았다
하루 전날까지도 전북지역에는 강수확률 60%에 약 1~5mm 정도의 비 밖에 오지않을 것이라던 산악회의 장담과는 달리
수해를 일으킨 다른 지역들 보다는 강수량은 적었지만 비는 내리고 있었다
산악회에서는 비오는 날에 B코스에는 암봉이 많아 미끄럽고 위험하니 삼가해주고
그냥 임도를 따라 도솔암까지만 왕복하든지 아니면 A코스를 적당히 연장하여 산행할 것을 권장하였다
해서, 나는 지난 2018년 9월에 오르지 않았던 견치산(개이빨산) 국사봉을 목표로 하였고
형산은 S코스를 다 타지 않더라도 일단 청룡산까지 올랐다가 그곳에서 하산코스를 선택하기로 하고
빗속의 우중산행을 결행하였다
수리봉
차에서 내리니 쏟아지는 세찬 비에 카메라는 꺼집어 내지도 못하고
간간이 빗발이 약해지는 순간 순간 꼭 필요한 장면만 카메라에 담는다
선운산의 실질적인 정상인 수리봉
수리봉에서 서해바다가 보이지만 오늘은 아니올씨다다.....
2018년 9월에는 수리봉을 조금 지나 나오는 195m봉에서 참당암 쪽으로 내려 갔지만
오늘은 견치산과 도솔암 방향으로 계속 진행을 한다
창담암은 보물 2개를 보유하고 있는 암자다
견치산 입구 갈림길 / 견치산 정상까지는 500m 남았다
견치산을 찍고 다시 되돌아와야 한다
견치산(개이빨산) 국사봉 정상
정상 표지판이 붙어있는 바위들이 옆으로 비스듬하게 삐쭉삐쭉한 모양을 하고 있는데
멀리 어느 곳에서 보면 그 모습이 개이빨을 닮았는지 견치산(犬齒山)이라는 요상한 이름이 붙었다
소리재를 지나 천상봉에 서니 조망이 터지면서 비안개 사이로 암봉들이 나타난다
왼쪽에 꼭대기만 조금 보이는 것이 배맨바위이고 오른쪽이 천마봉이다
저 천마봉은 거대한 거대한 바위덩어리로 거의 수직에 가까운 절벽인데
발 밑에는 도솔암과 내원궁, 그리고 마애불까지 선명하게 보이고
주변의 기암괴석의 자태에 탄성이 절로 나오는 곳이다
용문굴에 가까이 오니 빗줄기가 또 거세지기 시작하고
온 몸은 물에빠진 생쥐꼴이 되어 버렸다
낙조대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오늘의 목표인 견치산을 찍었으니 나는 여기에서 용문굴로 빠진다
견치산에서 헤어진 형산은 지금쯤 낙조대와 배맨바위를 지나 청룡산 근처까지 갔으려나?
형산도 S코스는 포기하고 일단 청룡산까지는 갔다가 거기에서 하산할 코스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용문굴
용문굴은 서기577년(백제 위덕왕 24) 검단선사가 절을 세울 목적으로 선운산을 찿았는데
와서 보니 선운사 자리의 연못에 용이 한 마리 살더라는 것이다
그 용은 검단선사에 의해 쫓겨났고, 급히 도망치다가 바위에 부딪히며 굴을 만들었다고하는 전설이 있는 곳이며
드라마 대장금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내원궁 아래 40여m 절벽에 새겨진 도솔암 마애불은
높이 15.6m, 폭8.48m의 거대한 마애불로서
정식 명칭이 '동불암지마애여래좌상'으로 보물 제1200호이다
마애불을 바라 보면서 기도를 드릴 수 있도록 기도법당 신축공사가 한창이다
도솔암(兜率庵)
빗발이 조금 약해지기 시작한다
도솔암에서 올려다 보이는 사자봉
줌인한 사자봉과 그 뒷쪽의 사자바위
오늘 날씨가 쾌청하여 예정된 코스로 산행을 하였다면 저곳을 지나왔을 터인데..... 쩝~
나는 저 사자봉 능선을 다음 기회로 미루었는데 형산은 저곳을 밧줄로 오르내렸다고 한다
꽃무릇(석산/石蒜, 돌마늘)
화엽불상견(花葉不相見), 꽃이 진 후에야 잎이 돋아나는 꽃무릇은
결코 만날 수 없는 애절한 사랑을 보여주는 듯하다 해서 일명 상사화라고도 불리고 있지만
잎이 지고 난 뒤에 꽃이 피는 상사화와는 엄연히 다른데
꽃색깔이나 개화시기가 서로 다르다
꽃말은 당연히 '이룰 수 없는 사랑'이다
도솔폭포 갈림길 / 도솔폭포는 전기로 물을 퍼 올리는 인공폭포다
사자봉 능선으로 하산을 한 형산은 도솔폭포를 지나 이곳으로 하산을 했다고 한다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어린 꽃무릇
긴 여름 탓에 개화가 늦었지만 이 비가 개인 후의 다음주에는 만발힌 모습으로 장관을 보이겠다
선운사(禪雲寺)
서기 577년인 백제 위덕왕24년 때 검단선사가 창건한 보물 3개를 소장하고 있는 고찰로서
선운(禪雲)이란 선방에서 쓰는 참선와운(參禪臥雲), 구름에 누어 참선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줄기차게 내리던 비는 어느새 그치고
대웅보전에서는 무슨 법회를 하는지 스님들과 신도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비가 왔는데에도 주차장은 차량들로 가득차 있다
형산에게 전화를 해보니 사자바위를 지나 하산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버스 안에서 비에 흠뻑 젖은 옷을 모두 갈아입고 젖은 양말을 벗으니 발이 퉁퉁 부르텃다
주변 정자에 앉아 준비해 온 살얼음 막걸리를 펼쳐놓고 약1시간 넘어후에나 도착할 친구를 기다리다가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먼저 슬쩍 한 잔을 따라 마시니 온 속이 다 시원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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