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산은 무주군 적상면과 설천면의 경계에 자리하는 해발 992m의 산이다
지리산부터 이어져온 백두대간은 백암봉에서 빼재로 흐르고
향적봉으로 오른 산줄기는 북서쪽으로 '덕유지맥'을 이루며 산줄기를 이어가다가
검령 지나 두문산(1051m)에서 다시 두 줄기로 갈라져
왼쪽으로 단지봉(769m)과 적상산(1029m)을, 오른쪽으로 금해산(837m)과 성지산을 지나 깃대봉, 백운산을 이루고
설천의 남대천으로 빠져든다.
727번 지방도 곁에 자리한 괴목마을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적상산과 성지산은
메아리가 닿을듯한 지척지간의 산이건만 찾아오는 사람으로 말하자면 천지차이로 다르다
서쪽 적상산은 유별난 단풍과 정상 부근의 적상호, 안국사지와 장도바위 등의 유명세로 입장료를 내면서도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러나, 동쪽 성지산은 제법 듬직한 산세를 이루었건만 그 흔한 안내산악회도 찾지 않는 철저히 외면 당한 청산이다
오늘은 그 오지(奧地)의 산을 찾아 나섰는데, 한마디로 고생 꽤나 했다
11:20 무주군 적상면 괴목마을 출발
마을입구에는 마을이름에 걸맞게 아름드리 느티나무 고목이 서 있다
본래 괴목마을에는 괴목나무가 많아 괴목이라는 지명이 붙었다고 전해지나
임진왜란 당시 추풍령에서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인 장지현(張智賢)장군의 후손들이 괴목마을로 이주하여 정려각을 세우면서
그의 호 삼괴(三槐)에 맞추어 괴목나무 세 그루를 심었는데 그 때부터 마을이름을 괴목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임도를 오르면서 뒤 돌아 본 괴목마을 전경
괴목마을 앞산은 단풍으로 유명한 바로 그 적상산인데
2013.1.25 백양산악회와 함께 북서쪽의 서창탐방지원센터에서 올라 저 괴목마을 옆 치목마을로 하산을 하였다
처음부터 경사진 비탈의 지능선 사면길을 힘들게 오르면 곧 대호산 정상에 닿는다
11:50 대호산 정상 / 산행시간 : 30분
옛날에 커다란 호랑이가 출몰해 大虎山이라 이름한단다
정상에는 국방부 지리연구소에서 설치한 둥근 삼각점이 있다
지능선 먼당에 서니 저 앞에 주능선의 산그리메가 모습을 드러낸다
전망바위
전망바위에 서니 바로 앞에 적상산 아래 지나온 괴목마을과 치목마을이 내려다 보이고
그 너머로 흰눈을 이고 있는 봉화산 쪽 전경이 펼쳐지고
그 왼쪽으로는 덕유산의 향적봉이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금해산 너머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텁게 쌓인 낙엽더미 아래에는 얼음이 녹고 있어 무척 미끄럽고 위험하여
모두들 두손두발로 엉금엉금 기어서 겨우겨우 오른다
음지쪽에는 아직 채 녹지않은 눈이 남아 있지만 얼어있지 않아서
낙엽보다 차라리 눈 위가 더 편안하다
올겨울 처음이자 마지막 적설산행을 기대하고 아이젠이랑 스패츠를 준비해 왔건만 쓸모가 없어졌다
성지산 정상 모습
12:50 성지산(成芝山) 정상 / 산행시간 : 1시간 30분
정상에서 왼쪽은 백운산, 깃대봉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으로 가야 목적지인 금해산과 두문산으로 이어진다
성지산 정상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면서 금해산을 향해 긴 능선길을 따라 나서는데
사람들이 자주 찾지않는 오지의 산길이라 길도 희미하지만 두껍게 쌓인 낙엽더미 밑의 얼음이 녹고 있어
도중에 무려 열번이나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찍고 팔에 상처까지 입고 말았다
앞사람의 발자욱만 따라가다보니 예정된 코스가 아닌 할미봉(944.6m)으로 가는 길로 따라가게되어 도중에 발길을 돌렸는데
그 지점이 넘어지면 코 닿을 할미봉 직전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고
할미봉까지 찍고 올걸 하고 후회를 하지만 이미 늦었다
치마터널을 지나는 49번 도로가 보인다
< 퍼온 사진 > 같이 한 산악회원 '청노루'님의 카메라에 잡힌 내 모습 ▲▼
여늬 산 같으면 볼수 있는 이정목이나 119 번호판 같은 것은 하나도 없고
할미봉 갈림길에서부터 금해산까지의 능선에 이런 시멘트 표식(국립공원 표식?)이
일정한 간격으로 서 있어 그나마 도움이 되었다
14:06 치마재
계속 직진하여 남쪽으로 내달린다
치마재의 상징 고목나무
14:23 드디어 금해산 정상 도착 / 산행시간 : 3시간 3분
금해산은 지형도 상에는 치마산(馳馬山)으로 나온다
금해산 정상의 무너진 감시초소
14:37 실제 금해산 정상?
트랭글에서는 이곳이 금해산 정상이라고 배지를 부여하는데,
고도가 904m로 아까의 정상표식이 있던 곳보다도 더 높다
또 하나의 금해산 정상 표식이 있는 봉우리를 넘는다
세개의 봉우리 중 어느 봉우리가 진짜 금해산의 정상인지?
나무가지 사이로 덕유산의 스키 슬루프가 가까이 보이고
길이 보이지 않아 낙엽으로 뒤덮힌 왼쪽 산사면을 가로질러 무조건 아래로 내려가니
15:01 드디어 임도를 만난다
15:14 덕유산 무주리조트 주차장 도착 / 산행 종료 (총산행시간 : 3시간 54분)
거리도 짧고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았지만
몇번씩이나 미끄러지고 길없는 길을 헤집고 다니기도 한 힘든 산행이었다고 모두들 이구동성이다
그 힘든 노고를 한 잔의 술로 말끔히 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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