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회문산은 강천산, 책여산과 함께 순창의 3대 명산으로 불린다는 산이다
5일 前인 11월 21일 같은 순창의 책여산을 올랐을 때 북서방향으로 보이던 회문산의 그 장엄함에 감동이 되어
과연 남부군총사령부가 있었을만한 산인가보다 하고 기대를 하고 갔건만 한마디로 그냥 평범한 산이었다
단지, 풍수지리상의 5대 명당지 중 하나라고 했다는 것(조선 최고의 풍수가로 알려진 홍성문 대사)과
그 지리적 환경 때문에 한말에 일제 침략에 대항한 의병들의 격전지였고
한국전쟁 때는 북한의 남부군 총사령부가 있었던 곳이라는 데 애써 의미를 둘 뿐이었다
회문산은 이병주의 '지리산'이나 이태의 '남부군'과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읽으면
여지없이 등장하는 산으로 동족상잔의 비극이 서려있는 산이다
강천산과 더불어 가을 단풍으로 유명한 입암산은 아직 미답의 산으로 남아 있다
회문산은 전북 순창군과 임실군의 경계에 있어 오늘 산행은 임실군 덕치치안센터에서 출발을 한다
백양산악회는 산행 전 항상 가벼운 체조와 국선도로 몸을 풀고 산행을 시작한다
11:25 산행 시작
오늘 산행인원은 총 30명이다
어느 집안의 재실인 듯한 '영모재'를 지나
큰 당산나무 옆 고가도로 밑을 통과하고
11:38 이내 산길로 접어든다
산행 시작 후 40여분 후 조금 고도를 높이자 며칠 전 내린 눈이 아직도 마저 녹지않고 남아있는 구간이 나오고
설상가상으로 비 까지 내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한여름 소나기 수준으로 퍼붓는다
서둘러 비옷을 꺼내입고 채비를 하였지만 땀과 비에 젖은 몸에 한기가 스며드는데
이대로 산행은 무리이니 그냥 하산을 하자는 의견과
그래도 깃대봉까지는 갔다가 오자는 의견들이 분분하면서 시간을 지체하는 사이
세찬 비는 싸락눈으로 변하더니 어느새 금방 그치고 만다
일부 내려가던 일행들도 다시 올라와 미끄러운 비탈길을 헤치고 잠시 중단된 산행을 이어간다
12:25 지능선에 오르자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대열을 정비한다
그리고는 계속 이어지는 산죽길을 헤치고 나간다
길게 이어지는 산죽길을 보니 옛날 낙남정맥 때 지리산 삼신봉의 무시무시한 산죽터널이 문득 생각난다
12:46 조선 최고의 풍수가로 알려져 있는 홍성문 대사의 옛 집터
옛부터 靈山으로 이름난 회문산에서 홍성문대사가 道通하여 回文山歌 24穴의 明堂決錄을 만들었는데
이 決錄에는 회문산 정상에 24明堂과 오선위기(五仙圍碁)가 있으며
이 곳에 묘를 쓰면 당대부터 운이 틔어 59대까지 갈 것이라고 했단다
그래서인지 이 산에는 유독 명당인듯한 자리에 버젓히 자리를 잡고 있는 무덤들이 많이 보인다
옛 집터에는 약수터도 있으나 물은 말라 있다
45회 박종식 선배님
여든의 연세에도 항상 정상까지 오르는 노익장을 보이시는 존경스러운 분이다
아직도 남아 있는 비극의 현장인 빨치산 교통호 흔적
남부군 총사령부가 있던 자리에는 지금 자연휴양림이 들어서 있다
13:00 깃대봉 / 산행시간 : 1시간 35분
58회 동기 3명
운학 조평 선생 공덕비
깃대봉에서 끼리끼리 둘러앉아 점심을 먹고 13:40 출발
산죽길은 계속 되는데
저 멀리 보이는 회문산 정상은 아직도 멀고 까마득하게 보인다
14:19 삼연봉 (고개삼거리)
여기서 왼쪽으로 하산을 하면 큰문턱바위가 있는 자연휴양림으로 내려서게 되는데
뒤에 오던 일부 회원 몇몇(3명)은 그만 이 길로 내려가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14:29 곧 이어 만나는 안부삼거리
의논 끝에 여기에서 12명은 회문산 정상을 포기하고 곧 바로 자연휴양림으로 하산을 한다
좀 더 가까이 보이는 회문산 정상
아까 산죽밭에서는 저것을 바로 치고 올라가는듯 보여 사람을 주눅들게 만들더니
다행히도 바로 치고 오르지 않고 옆으로 빙 돌아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오르게 되어 다들 안도의 숨을 쉰다
15:06 장군봉(투구봉) 갈림길
15:15 회문산 정상(큰지붕) 도착 / 산행시간 : 3시간 50분
정상에서의 단체 인증 샷 (총 15명 정상 등정)
정상에서의 조망은 좋은데 날씨가 그리 맑지 않아 시야는 별 좋지 않다
이쪽은 지나온 깃대봉 방향이고
이쪽은 진행 방향인데 저 멀리 뽀쪽하게 보이는 봉우리가 아마도 '돌곳봉'인듯 하다
날씨가 맑으면 멀리 전주의 모악산과 담양의 추월산도 보인다고 하던데 오늘은 글렀다
범상치 않은 곳마다 자리를 잡고 무덤들이 많이 보인다
15:28 천근월굴(天根月窟)
주역으로 유명한 송나라의 소강절(상수학의 대가로 상수학은 이 세상을 숫자로 파악하여 해독하는 철학사상임)이
음양오행을 풀이해 놓은 싯구를 김석철이라는 사람이 멋지게 글씨를 새겨놓은 곳이다 (펌)
작은 헬기장을 지나고
작은지붕이라는 봉우리에 오니 뒤로 회문산 정상이 온전하게 제 모습을 다 드러내 보인다
역시 노익장을 자랑하고 계시는 45회 박원근 선배님이 무언가 상념에 잠겨 내려 오시는게 보인다
앞에서부터 59회 박영철 동문, 45회 박종식 선배님, 59회 류해준 동문
58회 문병삼 동기
오늘 처음 산행에 참가한 76회 오늘의 막내 기수들
그리고, 나
여근목(女根木)
무덤들이 자리한 곳이 한결같이 조망이 좋은 곳이다
바위를 바둑알이라 생각한 까닭인데, 그래서인지 회문산의 바위가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묘가 들어서 있다
五仙圍碁 穴은 다섯 신선이 바둑을 두고 있는 형상으로 풍수가들에게는 전설적인 명당이라 소문이 나 있지만
이 회문산 기슭에 있다고만 전해 내려올 뿐 아직도 그 자리를 찾지 못한 전설의 땅으로 남아 있다
15:48 돌곳봉 갈림길
우리는 여기에서 자연휴양림을 향해 왼쪽 매표소 방향으로 내려서야 한다
16:00 회문산자연휴양림 / 옛 남부군 총사령부가 있던 곳이다
야영장을 지나
평화의 탑을 지나면
이곳 갈림길 오른쪽에
6.25 양민희생자 위령탑이 있다
낮에는 국군토벌대가 진입하여 대한민국의 치하가 되어 빨치산에 협조한 주민들을 처형하였고
밤에는 빨치산들이 내려가 인민공화국 치하가 되어 낮사이 국군에게 협조한 주민들을 처형하여
무고한 민간인들의 피해가 2,300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노령문
원래 회문산의 입구인 큰문턱바위를 출렁다리와 연결하여 자연휴양림 개설 당시 출입문을 축조하여
노령문이라 이름을 지었다는 것인데
아마도 저 위에 올라가면 출렁다리가 나타나고 그 밑으로 구룡폭포가 보일터인데 그냥 지나쳐 온 것이 아쉽다
그것도 모르고 계곡 옆을 내려오면서 지도상에 있는 구룡폭포를 찾느라고 한참을 두리번 거렸다
회문산 자연휴양림 입구
16:21 자연휴양림 입구 바로 아래에 있는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을 종료한다
총 산행시간 : 4시간 56분 소요
순창시내로 이동하여 목욕으로 산후조리를 한 후
순창장례식장 옆에 있는 나름 유명하다는 한정식 식당에서 회식을 하는데
과연 전라도의 식당답게 차려진 반찬의 가지수가 장난이 아니다
참가비 3만원 내고 산후조리 목욕에 이런 호화 식사대접까지 받으니 미안하기 그지 없어진다
맛에 취해 분위기에 취해 모두들 숟가락 젓가락질 사이사이에 술잔들이 오가기 바쁘다
이렇게 백양산악회의 2017년도 마지막 원정산행은 농익는 술향기와 함께 저물어 간다
'등반사진 > 전라도의 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흥 노승산(342.8m)-성바위산(280.7m) : 2018. 4. 13 한마음산악회 (0) | 2018.04.14 |
---|---|
무주 대호산(593m)-성지산(992m)-금해산(836.8m) : 2018. 2. 27 한마음산악회 (0) | 2018.02.28 |
순창 책여산(361m) : 2017. 11. 21 온누리산악회 (0) | 2018.01.01 |
내장산 서래봉 : 2017. 11. 14 다솔산악회 (0) | 2018.01.01 |
장성 병장산(보두산)685m-불태산(710m) : 2017. 4. 12 한마음산악회 (0) | 2017.1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