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의 유유자적(悠悠自適)

등반사진/경상북도의 산

주왕산 절골 : 2017. 10. 24 울타리산악회

딜라일라 2018. 1. 1. 00:50


주왕산은 벌써 세번(2006.7월, 2010.2월, 2015.12월)이나 올랐었지만

모두 대전사-주봉-후리메기삼거리-폭포-대전사 코스였다

주왕산의 나머지 코스인 절골과 장군봉, 그리고 갓바위-왕거암 코스를 벼루고 있었는데

마침 절골로 갈 기회가 생겨 별 마음에 들지않는 산악회지만 따라 나섰다




전체 거리는 14.5km에 달하는 긴 거리지만 대문다리에서 가메봉까지의 오르막 구간만 제외하면

평지나 내리막 길이어서 그리 어려운 코스는 아니다



관광버스는 산행에 앞서 절골 입구 인근의 주산지에서 잠시 관광을 할 시간을 준다

 



주산지 사진은 봄.가을의 이른 새벽 물안개가 피어 오를 때가 가장 사진 찍기 좋은 타임이다

그리고, 지금은 저수지의 물이 너무 많아 왕버들 나무의 밑 둥치들이 잘 보이지를 않아 아쉽다

 







10:55   갈림길 삼거리
주산지 관광을 번개처럼 끝내고 주산지 주차장에서 절골 입구의 국립공원 절골분소까지 걸어서 가는데

리무진 버스를 탄 16명의 일행 중 절골로 가는 사람은 나 혼자인것 같다
절골로 가는 길은 대형버스는 통행이 금지되어 있다


갈림길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니 길 끝에 주왕산국립공원 절골분소가 보인다

절골분소에는 가을 단풍철을 맞은 수많은 등산객들로 붐비고 있고
한 산악회 회원들이 산행에 앞서 체조로 몸을 풀고 있다

11:05   절골분소 출발/ 산행 시작
 

이제 단풍은 물이 들기 시작했지만 제대로 들려면 조금 더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날씨마져 흐려있어 단풍의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제대로 담기가 어렵다

계곡트래킹의 명소로 이름이 나 있는 절골 계곡은 벼랑이 이마를 맞대듯 나란히 선 협곡이 인상적이고

벼랑과 담과 소가 어우려진 풍광이 주변 단풍과 함께 절경을 이루고 있다

날씨만 좀 더 화창했다면 이 아름다움을 온전히 카메라에 담을 수 있을텐데 ~~~ 





절골분소에서 가메봉까지는 5.7km 거리다

 

섶다리

 



신술골과 합쳐지는 첫 번째 합수머리를 지나면 제법 너른 공간의 펑퍼짐한 지형의 절터가 있다고 했지만

주변 풍광에 눈이 팔려 절터 자리는 보지도 못하고 지나 왔다 


이렇게 가을의 심연 속으로 자꾸만 깊이 빨려 들어 가다보면

 

12:02   대문다리
어느새 계곡의 끝 지점인 대문다리가 나온다
대문다리는 절골과 갈전골이 만나는 합수머리인데

 '대문다리'라는 지명의 연유를 찾아 보았으나 알수가 없다


 대문다리 옆의 넓다란 반석에는 여러사람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계곡은 여기에서 끝이 나고 곧 본격적인 오르막 산행을 해야하니 나도 도시락을 꺼낸다


대문다리에서 1.3km거리에 자리를 잡고 있는 묘지

이 깊은 곳에 어떻게 묘를 썼는지 그 정성이 대단하다



13:02   가메봉사거리 도착 
내원마을 쪽으로 내려가기 위해서는 가메봉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이곳으로 내려와야 한다


다음에는 영덕의 갓바위계곡에서 출발하여 왕거암을 거쳐 이곳으로 등반을 할 계획이다
왕거암으로 오르는 등산로는 2016.10.22 주왕산 영덕코스 갓바위 구간이 40년만에 개방되면서 오를수 있게 되었다


13:11   가메봉 도착 / 산행시간 : 2시간 6분

가메는 '가마'의 방언이라고 한다



가메봉은 수직 절벽의 바위봉답게 주변 풍광이 시원하다

다음번에 답사 할 예정인 왕거암은 저 능선 뒤편에 있는것 같은데

 여기서는 보이지 않는다
 



수직 절벽의 가메봉 모습
 

가메봉 정상의 힘찬 소나무

가메봉 정상에서 내려와 왼쪽으로 가면 후리메기 삼거리를 거쳐 대전사로 하산을 하게 되지만
내연마을로 내려가기 위해서는 일단 오른쪽으로 가야 한다

다시 되돌아 온 가메봉 사거리

급경사 길은 나무계단으로 안전하게 관리되어 있다

14:10   가메봉에서 하산을 시작한지 약1시간 만에 도착한 내원마을 터
내원마을 사람들이 산신령에게 기도를 드리던 돌탑이 남아 있다


주왕산 초등학교 내원분교는 1970년 3월 2일 개교하여 총78명을 배출하고
10년만인 1980년 3월 1일 폐교하였다


전기없는 오지마을로 유명하였던 내원마을은
임진왜란 때 산아래 마을주민들이 피난을 와서 형성된 이후
8만 여평의 넓은 분지에 한때는 70여가구 500여명이 살았으나

2000년 초에는 9가구 20여명만이 남아 약초를 가꾸고 민박 등을 하며 명맥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국립공원에서 2005년부터 철거를 시작하여
이제는 완전히 마을이 사라지고 없는 쓸쓸한 역사의 현장이 되고 말았다

마을터에는 무심한 억새만이 가을 바람에 이리저리 속절없이 흔들리며
힘없는 민초들의 애환을 노래하고 있었다


마을 어귀를 벗어나며 뒤돌아 본 내원마을 터

내원마을은 제3폭포인 용연폭포에서 800m 거리로 용연폭포에서 15분이면 도착을 한다

마을을 빠져 나오는데  마을입구의  '당산나무'인듯한 커다란 나무에
사람들이 하나 둘 쌓아 올린 돌무더기가 애절함을 더 한다


내원마을을 벗어나니 곧 폭포 위 삼거리가 나온다

대전사 백련암에서 장군봉을 오르든지, 달기약수에서 출발을 하든지

모두 금은광이 삼거리를 거쳐서 이곳으로 하산을 하게 된다


14:32   용연폭포 상단부(예전의 3폭포)

예전에는 주왕산의 폭포들을 1,2,3폭포로 불렀었는데 그것들은 일제시대 강제로 부여한 이름들이었고
옛 문헌들을 뒤적여 되찾은 지금의 이름들인 용추(1),절구(2),용연(3)폭포로 2013년부터 바꾸어 부른다고 한다 



용연폭포 하단부

 

1, 2단으로 이루어진 용연폭포 전경


절구폭포 (예전의 2폭포)



용추폭포 (예전의 1폭포)

 


주왕산의 이 협곡은 언제 보아도 가히 경이롭고 인상적이다




용추폭포의 하단부

 



시루봉


시루봉이라기 보다는  설악산의  귀면암처럼 사람의 얼굴을 더 닮았다

 

연화봉

  

급수대

 



15:40   대전사 도착


대전사 관음전과 보광전 뒤의 기암(旗岩)은 언제 보아도 웅장하고 위엄이 서려 있다

주왕산은 설악산, 월출산과 함께 한국의 3대 악산으로 이름이 올려져 있다  




관음전의  관세음보살은 그 모습이 특이한데

천수관음(지옥의 중생을 구제한다)과  십일면관음(아수라의 고통을 구제한다)이 합쳐진 모습이라고 한다


관음전의 관세음보살을 보고 나오니 기암에 햇살이 비치기 시작을 해서 한번 더 카메라에 담고 절을 떠난다


주왕산 인근에는 '수달래'라는 명칭이 많이 보이는데 수달래는 산철쭉을 일컫는 말로

후주천왕의 꿈을 이루지 못한 주왕이 마 장군의 철퇴에 맞아 숨을 거두며 흘린 피가 계곡을 붉게 물들였고

그 이듬해 물가 곳곳에 핏빛 수달래(산철쭉)가 피어났다는 것이다


주방천에서 바라다 보이는 혈암과 기암


15:55   주왕산국립공원 탐방안내소  주차장 도착 / 산행시간 : 4시간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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