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의 유유자적(悠悠自適)

등반사진/충청도의 산

계룡산 : 2017. 5. 21 미송산악회

딜라일라 2017. 12. 31. 09:12


아주 오랜만에 계룡산을 다시 올랐다
지난 4월 경부합동산행 사전답사를 위해 대둔산을 오를 때 
이왕 대전까지 가는 김에 1박을 더 하면서 계룡산까지 타자고 꼬드겼지만
일행들이 동조를 해 주지 않아 아쉽게 지척에서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었다





동학사 입구 상가주차장에서 버스에서 내려 산행을 시작하는데

저 멀리 송신탑이 서 있는 계룡산의 정상인 천황봉이 눈에 들어온다

군사시설이 있는 천황봉은 비법정탐방로로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데

천황봉 정상에는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천단과 산제단도 있다

계룡산은 신라 때 오악 중 서악이었고 조선조에는 삼악 중 중악으로 사직의 안녕을 비는 제를 올리던 곳이었고

풍수지리학상으로는 정감록에서 말하는 소위 십승지(十勝地) 중의 으뜸으로 꼽히는 산이다


주차장에서 상가지역을 따라 조금  걸어가니 

이내 오른쪽에 천정골로 해서 큰배재로 오르는 갈림길이 나온다



동학사로 가는 길은 다른 산사와는 달리 소나무는 보이지 않고 키 큰 낙엽송들만 보이는데

 '봄 동학사 벚꽃 터널, 가을 갑사 오리숲 단풍'이라는 말대로 벚나무 숲길이 터널을 이루고 있다


매표소 입구에서 입장료 3천원 때문에 일행들은 줄을 서서 머리수를 헤아리고 있는 사이

나는 민증을 보여주며 통과를 하는 것이 아직 익숙하지 않아 조금은 민망스럽다 


홍살문을 지나 일주문을 통과한다

 


동학사까지 가는 길 중간에는 암자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데

문수암은 오른쪽 오르막길로 300여m 정도 올라가야 하기에 그냥 통과를 하고


관음암을 지나고


관음암


길상암도 있고


미타암도 지난다


미타암을 지나면  왼쪽에 보이는 세진정이라는 정자 앞의  다리를 건너기 직전에

오른쪽으로 남매탑을 거쳐 갑사로 넘어가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오늘 우리의 산행코스는 나중에 이쪽으로 하산을 하여 원점회귀하게 되어 있다


 갈림길의 이정표

세진정을 지나면 이내 동학사이다


동학사 범종루
범종루 옆에는 고려 태조 때 신라 충신 박제상을 추모하는 동계사와,
 조선초 고려의 세 충신 포은 정몽주, 목은 이색, 야은 길재를 모시고 있는 삼은각,
조선 세조 때 단종을 비롯하여 세조에 의해 죽임을 당한 충신들의 혼을 달래기 위한 초혼각
(영조 때 소실 후 재건 된 뒤 숙모전으로 이름이 바뀜) 등 사당 세개가 있는데
절 입구에 홍살문이 있는 이유가 바로 이 사당들 때문이란다


동학사 대웅전

동학사는 신라 성덕왕23년(724년) 상원조사가 터를 닦고

회의화상이 문수보살이 강림한 도량이라 하여 '청량사'란 명칭으로 창건한 이후

고려시대까지 청량사라는 명칭을 계속 사용하였다

그러다가 조선 태조가 절을 대폭 확장하면서 '동쪽에 학같이 생긴 바위가 있다'고 해서 東鶴寺로 바뀌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동학사 삼층석탑은 지금의 남매탑이 있는 옛 청량사지에서 옮겨온 것이라고 한다

동학사 승가대학은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동학사를 지나 이 다리를 건너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데


계곡이 가뭄으로 물이 삐적 말라 있는것으로 보아 

아마 은선폭포도 쏟아지는 물줄기를 구경하기는 틀린것 같다 

이 광장처럼 넓다란 공터를 지나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관음봉을 향해 데크 계단을 올라가는 중간에 은선폭포 전망대가 있다


계룡팔경 중 7경인 은선폭포는 역시나 가뭄으로 물이 말라있어 

46m 낙차를 자랑한다는 그 장관을 볼 수가 없었다

이제 관음봉을 오르는 마지막 데크 계단을 오르는데 

올라가면서 세어보니 324계단이나 된다


계단을 오르는 도중 쉼터에서 바라다 보이는 자연성릉의 장관


관음봉 고개

우리 일행들은 여기에서 함께 모여 점심식사를 한다고 하는데 아직 후미조가 도착을 하지 않았고


이정표를 보니 연천봉까지는 불과 1km밖에 되지를 않는다

후미조까지 도착해서 점심을 먹을 동안 연천봉을 찍고 올수가 있겟다싶어

산대장한테 허락을 받고 혼자 연천봉을 향해  바쁘게 발걸음을 옮긴다



문필봉을 지나 조그만 헬기장에 오르니 연천봉이 코 앞에 보인다

 

연천봉 정상에는 변변한 정상석도 없지만

 

조망은 시원스레 터져있어 쌀개봉과  계룡산의 최고봉인 천황봉이 보이고

 

자연성릉과 삼불봉 쪽 전경도 눈 안에 다 들어 온다 

정상석 대신 안내판 옆에서 인증 사진을 찍는다


군사시설 때문에 비법정탐방로로 출입을 통제하고 있어 가지를 못하는 천황봉을 배경으로
한번 더 인증샷을 날리고 일행들이 밥을 먹고있을 관음봉 고개를 향해 서둘러 발걸음을 돌린다

돌아가는 길 헬기장에서 앞에 보이는 문필봉 모습
 

연천봉 아래  고개에는 신원사나 갑사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다

연천봉 아래 고개 / 바로 넘어가면 갑사로 내려가게 된다

왕복 40 여분을 걸려 돌아온 관음봉 고개에서는

아직도 일행들이 유유히 막걸리도 마셔가면서 식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
서둘러 나도 식사를 한 끝에 가까스로 같이 일어설 수가 있었다


관음봉 정상에는 수많은 인파로 사진 한 장 남기기가 힘들다
남들 인증샷 찍을 동안 아래에 걸터않아 꼽사리로 한 장의 사진에 내 얼굴을 들이밀어 본다

관음봉 정상에서 보이는 자연성릉의 장관

정상에 천단과 산제단이 자리를 잡고 있는 천황봉 전경

방송국의 송신탑을 비롯한 군사시설이 있어 출입이 통제되고 있는 천황봉은 845m 높이로 계룡산의 최고봉이지만

등산대상지로서의 중심은 관음봉(816m)이,  풍수상의 주봉은 삼불봉(775m)이 각각 제 역활을 하고 있다


관음봉 정상석 뒷면의 모습


정상 바로 아래의 관음정




관음봉 아래 전망대에서 바라다 보이는 삼불봉과 장군봉 쪽 전경

 

관음봉계곡 사이에 자리를 잡고 있는 동학사도 보인다


삼불봉

멀리서 보면 세 개의 봉우리가 마치 세 부처가 앉아 있는 것 같다고 하여 

그 이름이 지어졌다는 삼불봉이다

 

관음봉 정상에서 하산길은 철계단으로 내려서면서

계룡산에서 가장 환상적인 코스라는 자연성릉과 삼불봉으로 이어지는데

줄 지어 선 등산객들 뒤로 1.6km 길이의 자연성릉 긴 등줄기가 그 모습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자연성릉 중간에서 뒤 돌아 본 관음봉 정상 쪽 모습

정상 아래의 긴 철계단이 조금은 거부감 있게 보이고 있지만 

저 철계단이 없다면 여기까지 오는 동안 천길 낭떠러지 벼랑길을 위험을 감수하며 기어왔을 것이다




벼랑길 위의 멋진 소나무를 감상하며 잠시 가뿐 숨을 진정시킨다


천길 벼랑을 날등으로 솟아 있는 모습은 보는 것 만으로도 절경인데

바로 이런 모습들을 보고 무학대사가 금계포란형이고 비룡승천형이라고 일컬었고,

계룡산이라는 이름도 이 두 형상의 주체인 계(鷄)와 용(龍)에서 따왔다


이제 삼불봉도 코 앞에 가까이서 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봉인 천황봉과 쌀개봉 관음봉 문필봉 연천봉 삼불봉 등으로 이어지는 준봉은

닭의 벼슬이나 용의 등줄기처럼 뽀족뽀족하고 날카로워 그 이름값을 하고 있는것 같다




삼불봉 아래 험한 산 꼭대기에 조성된 이 무덤의 후손들은

그들의 바램되로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을까



드디어 계룡산 풍수상의 주봉인 삼불봉에 발을 내딛는다 



삼불봉 고개

삼불봉에서 200m 아래에 있는 삼불봉 고개에서 오른쪽 남매탑 방향으로 내려 선다

남매탑까지는 불과 300m 거리다


동학사에서 갑사로 가는 가장 쉬운 길은 동학사 입구 갈림길에서 남매탑으로 올라

이 삼불봉 고개에서 금잔디 고개를 거쳐 내려가면 산 봉우리를 하나도 오르지 않고 갈 수가 있다


남매탑 중건비



남매탑 주변에 조성된 쉼터에는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남매탑 (오뉘탑)

 



수도승과 그를 사모했던 처녀의 애틋한 전설을 간직한 남매탑(오뉘탑)은 

옛 청량사 터에 있는 각각 7층탑, 5층탑으로  보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청량사지 쌍탑'으로도 불린다


남매탑 옆에 자리를 잡고 있는 상원암(上元庵)

 

상원암에는 약수가 있어 식수를 보충할 수가 있다




다시 되돌아 온 동학사 아래의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도로를 따라 주차장으로 향한다

갈림길 삼거리 위의 세진정



상가단지 아래 대형버스 주차장에 도착하여 오늘의 산행을 모두 마감한다

11.2km 거리에 총 산행시간은 5시간 17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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