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의 유유자적(悠悠自適)

등반사진/충청도의 산

괴산 조령산 신선봉-마패봉 : 2017. 9. 18 가산BS산악회

딜라일라 2017. 12. 31. 23:49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과 괴산군 연풍면에 걸쳐 있는  조령산 신선봉과 마패봉은
지난 2013년 10월 조령산 산행시  정상에서 신선암봉을 거쳐 제3관문 쪽으로 내려가지 않고
원점회귀를 위해 절골로 하산을 하면서 제3관문 아래의 깃대봉 너머로 바라다 보면서 내려온 봉우리들인데

조령산 정상 능선과 이 봉우리들을 한 번에 다 오르기는 쉽지않아 나누어서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늘 산행은 4시간이 소요되었는데 부산일보 산&산 32호(2009.1.11)에 안내된대로
부봉까지 답습하고 하산을 하더라도 5시간30분 ~ 6시간이면 족한데
오늘 처음으로 동행한 이 가산BS산악회는 회원들이 날렵한 꾼들이 아닌지
중간에서 끊어 마패봉에서 하산을 하는것이 아쉬웠다
못다한 부봉은 천상 다음 기회로 미루어야 한다








11:53   소조령(작은새재) 도착 / 소조령은 '연풍새재'의 출발점이다

부산 교대 앞에서 정각 8시에 출발한 버스는  월요일 혼잡한 출근시간대에

만덕터널을 통과해서 덕천로타리까지만 50분이 걸리더니만

결국 12시가 다 되어서 산행들머리인 소조령에 도착을 했다

버스에서 내려 버스는 날머리인 고사리마을로 보내고

우리는 산행들머리인 안터마을 레포츠공원 입구까지 약200m을 걸어서 내려간다


12:00   산행들머리 레포츠공원 입구 주차장에서 왼쪽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할미봉에서 신선봉-마패봉까지 한 눈에 다 들어오는데, 할미봉 아래의 흰 바위 암벽의 위용이 대단하다
그 바위 암벽은 긴 슬랩구간을 이루고 있었다
 


회원 중 세명은 할미봉 대신 연어봉을 오른다고 왼쪽으로 빠졌다

연어봉은 수려한 바위산으로  정상 아래의 단애도 아름다우며 연어를 닮은 바위가 3개나 있다고 한다


12:21   슬랩구간 진입
할미봉 아래의 슬랩구간이 마치 기차바위처럼 길다
밧줄이 걸려 있지만 한 겨울 적설기를 대비한 것인지 밧줄에 의지하지 않고도 쉽게 오를수가 있다

바위 암벽의 슬랩구간 오른쪽은 미끄러지듯 흘러내리는 벼랑을 형성하고 있다

발 아래 내려다보이는 산행 출발지인 레포츠공원 전경


그리고, 주흘산과 조령산의 모습도 전개가 되는데 산행을 할수록 두 산의 구별이 더 확연해 진다


곳곳에 이런 암벽 구간이 여럿있지만 그리 어렵지않게 오를수가 있다


이 산에는 활엽수는 잘 안보이고 모두 소나무들인데 

아름다운 자태를 보이고 있는 노송들이 많이 눈에 띈다


신선봉의 모습이 오롯이 보이는 전망처에서 신선봉을 배경으로.....



고사목 너머로 보이는 못은 날머리 고사리 마을 아래에 있는 '수옥정지'인데

그 못 아래쪽에 수옥폭포가 있는 모양인데 꽤 볼만한지 관광안내 이정표에도 안내되어 있었다


뒤돌아다 본 아까의 그 전망처 


12:48   할미봉 도착 / 산행시간 : 48분

 


할미봉 바로 아래에 있는 할미바위

할미봉이라는 이름이 이 바위에서 나왔는 것 같다


할미봉 단애 모습이 이채로워 보인다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애 애련에 물들지 않고    희로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 년 비정의 함묵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먼 원뢰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유치환 '바위')


고사목과 신선봉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 년 비정의 함묵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바위와 한 몸이 되어버린 고사목의 모습이 비장하다


13:02   방아다리바위

디딜방아를 닮은 기다란 바위다 


앞에서 본 방아다리바위


신선봉은 이제 1.2 km 남았다

 

13:05   점심식사

같이 선두를 이뤄 함께하던 일행이 신선봉이 보이는 이곳에서 늦은 점심을 먹자고 한다


점심을 먹고 일어서는데 마치 용머리처럼 기묘하게 뒤틀린 소나무가 눈길을 끈다


가까이서 바라본 신선봉 전경


신선봉 왼쪽 저 멀리에는 월악산이 그 영험스러운 모습을 보이면서 서 있는것이 보인다


바위 암봉 위에서 버티다 버티다 최후를 마친 고사목의 장렬한 모습을 본다


신선봉의 전초봉인 서봉을 향해 오르고 있는 산꾼들이 저 앞에 개미처럼 보인다

서봉은 긴 바위 암벽을 이리저리 올라야 한다


힘들게 암벽을 오르고 있는 어느 여성산객의 모습이 조마조마해 보인다


지나온 봉우리들이 도열해 줄지어 서 있고


이제 신선봉이 코 앞에 다가서 있다


오늘 가 보지 못하는 주흘산의 부봉도 성큼 가까이 다가서서

그 장엄한 자태를 보이면서 유혹을 하고 있다



13:58   신선봉 정상 도착 / 산행시간 : 1시간 58분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신선봉 정상은 최고의 전망대답게

양 사방으로 펼쳐지는 주변의 풍광이 단연 일품이다



월악산도 이제는 온전한 제 모습을 다 드러내 보이고 있고


6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암릉미를 자랑하고 있는 부봉(釜峯) 너머로 주흘산이 길게 누워있고


그 오른쪽으로는 조령산의 주능선이

정상에서 신선암봉-깃대봉으로 이어지는 산그리메를 보이면서 눈에 들어 온다


산악회 버스가 기다리고 있을 고사리마을과  그 아래 수옥정지(원풍저수지) 전경





14:58   마패봉(馬驛峰) 도착 / 산행시간 : 2시간 58분

마패봉은 암행어사 박문수가 문경 새재 제3관문에서 쉴 때

마패를 관문 위의 봉우리에 걸어놓았다고 馬牌峰으로 부른다고 한다


마패봉에서 부봉으로 가는 길은 백두대간 능선길을 따라 이어지는데

오늘은 어쩔수 없이 조령3관문 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조령3관문으로 내려서는 길은 마패봉 뒤로 열려 있다

마패봉을 내려가는 길에도 이런 암벽구간이 두어군데 있다


부봉의 여섯개 봉우리들이 코 앞에 도열해 서서 자꾸만 유혹을 하고 있는것 같다

조금만 기다려라 내 다음엔 꼭 너를 만나러 가리라


부봉에서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조령산 주능선도  장엄한 모습을 드러내 보이며 그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15:29   조령3관문인 조령관(鳥嶺關) 도착

하늘재에서 이화령으로 넘어가는 백두대간의 능선 위에 있다

새재(조령) 고개마루에 자리한 조령3관문을 중심으로 동쪽의 경북 문경시와 서쪽의 충북 괴산군이  나뉘어 지는데

이제는 조선시대의 영남대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원풍리 고사리주차장까지 내리막 길을 가면 된다

왼쪽으로 내려서면 동화원 휴게소(옛 동화원터)를 거쳐 '부봉(釜峯)'으로 오를 수 있다

 



예부터 괴산 사람들은 조령관을 넘어 수안보로 향하는 소조령(작은 새재)까지의 8km를 '연풍새재'라고 불렀다

'연풍새재'는 문경새재가 유명해지면서 그런 곳이 있는 것조차 모를 정도로 잊혀졌는데

최근에 괴산군은 조령관부터 조령산 자연휴양림 입구까지의 1.5km를 '연풍새재 옛길'로 복원을 하였다

이 비석은 불과 얼마 전인 2017년 9월에 조성된 것이다



연풍새재 길을 따라 내려가면서


조령산 자연휴양림을 지나고


휴양림 관리사무소도 지나서


드디어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고사리에 도착을 한다


16:00   고사리 공영주차장 (총 산행시간 : 4시간 소요)

버스는 '웨스트 오브 가나안' 호텔 위 쪽의 공영주차장에서 저 혼자만 외로이 주차를 하고 있었다


충북 괴산군 연풍면 원풍리 고사리마을

고려 태조 때 여기에 '고사갈이 城'이 있었다는데,

고사리의 지명이 '고사갈이'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하는 이도 있다


주차장에서 올려다 보이는 신선봉

이곳 고사리에서나 자연휴양림에서는 산 허리를 가로질러 신선봉으로 치고 오르게 되는데

길이는 짧지만  경사도는 제법일 것 같다

 

조선시대 때, 고사리마을에는 새재를 넘나드는 길손들이 묵고 가는 신혜원이 있었고

당시는 연풍현으로 큰 고을이었다

조선 후기의 화가 김홍도는 정조의 초상화를 흡족하게 그려준 공로로 연풍현감에 특채되었으나

고을사람들의 원성이 높고 평판이 좋지 않아 정조는 3년 후 물러나게 했다고 한다 

예술가로서는 뛰어났지만 목민관으로서는 자질이 모자랏던 모양이었다




산악회에서 제공한 돼지고기 전골을 안주로 

이 지방의 시원한 막걸리를 마시며 산행 후의 피로를 씻고 있는 산악회원들

마당 한 켠에 있는 호두나무

누군가가 호두나무라고 해서 자세히 보니 나무에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 있는데

세상에 태어나서 호두나무는 처음 접한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나무는 별 볼품없는 수형이었지만 


달려있는 열매는 마치 돌배나무를 닮았다

떨어져 있는 과실 한 개를 발로 밟아 눌러보니 그 속에서 제법 단단히 익은 호두가 나온다

그 호두는 주머니에 넣어 계속 가지고 있다가 부산에 와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던 중

단단한 겉 껍질을 깨어서 보니 속의 흰 열매가  먹을수 있을만큼 제법 익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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