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의 유유자적(悠悠自適)

등반사진/전라도의 산

장성 백암산(741m) : 2015. 10. 31 벚꽃산악회

딜라일라 2017. 12. 26. 22:08


오늘 산행은 500개 산행 목표에서 한 개를 앞둔 499개째 산 등반이다

500개 목표 달성이 큰 의미를 갖겠지만 바로 한 개 앞의 499개도 함부로 할수 없는 것이라

지난주 갔다 온 양산의 가모산은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의미없는 산이라 무시하고

그래서, 아직 단풍이 절정을 이루려면 조금 이른 시기이지만 백암산을 택했다


지난 2008년 11월 8일 전일출과 함께 내장산을 갔을 때는 단풍철 피크타임에 차량이 절 부근으로 진입을 할 수가 없어

대가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신선봉-까치봉-금선게곡으로 하산하여 내장사 단풍을 겨우 구경하고

다시 유군이재(유군치)를 넘어 추령 장승촌으로 하산을 했었다

 그러고보니, 내장상의 봉우리 중 극히 일부만 오른 셈인데

다음에는 내장산 유군이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장군봉-연자봉-신선봉-까치봉을 비롯하여

연지봉-망해봉-불출봉을 오르고 서래봉까지 답사한 후 백련암으로 하산을 해야겠다


내장사로 바로 하산을 하고보니 시간이 많이 남아있어

아직 이른 秋色을 카메라에 담아 보느라고 시간을 많이 지체하였다




백양사 일주문

9:30  백양사 입구 매표소에서 하차하여 산행 시작

단풍철 관광버스로 길이 막힐까봐 부산에서 새벽 6시에 출발한 덕분에 9시30분경 비교적 이른시간에 도착했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본격적인 단풍이 조금 이른 탓이라서 그런지 주차장이 여유가 있고 인파도 그리 북적거리지 않는다

 

하지만, 백양사 입구 좌우의 단풍나무들이 아직도 시퍼렇게 살아 있다

본격적인 단풍은 일주일이나 열흘 정도 더 있어야겠다


주차장에서 백양사까지 한참을 올라가야 하는데 절은 아직 보이지를 않고

절 뒤의 백학봉이 먼저 눈에 들어 온다

하얀 봉우리가 백학이 날개를 펴고있는 모습 같다고 하여 백학봉이라 하고, 학이 자주 앉는다고 학바위라고도 한다






백양사 쌍계루의 멋진 반영

 



9:55   백양사 사천왕문



백양사 뒤에 마치 절의 수호신처럼 버티고 서 있는 학바위


백양사는 백암사 또는 정토사로 불리었는데 내장산 가인봉과 백학봉 사이 골짜기에 위치해 있다

백제 무왕33년에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는데 조선조 숙종에 이르러 白羊寺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한다

전설에 따르면 선조7년 환성지안 선사가 영천굴(약사암 위쪽)에서 법화경을 독경하며 예불을 하였는데

그때마다 백학봉 밑에 사는 흰 양 한 마리가 암자로 찾아와서 무릎을 꿇고 스님의 독경을 다 듣고 돌아갔다

그러기를 멸 달 후 어느날 스님의 꿈에 흰 양이 나타나서 "스님의 독경소리에 깨달음을 얻어 축생의 몸을 벗고

이제 사람의 몸으로 환생합니다. 감사합니다"하며 절하고 물러났다

다음날 아침 뒷산을 산책하던 중 흰 양이 죽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 꿈을 이해하게 되었는데

스님의 높은 법력에 의해 축생인 양을 제도하였다고 하여 이때부터 절 이름을 백양사라고 고쳐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고불총림 백양사

총림이 되기 위해서는 승려들의 참선수행 전문도량인 선원(禪院)과 경전교육기관인 강원(講院), 계율전문교육기관인 율원(律院),

염불원, 승려의  복지시설(요양원)인 간병실의 5원 체제를 모두 갖춘 사찰을 지칭하는 말로

예전에는 해인사, 통도사, 송광사, 수덕사 그리고 이곳 백양사의 5대 총림이 있었으나

2012년 4월 부산의 범어사와 대구 동화사, 하동 쌍계사가 추가로 총림으로 승격하므로서 8대 총림이 되었다


가을 단풍만 신경쓰다보니 미쳐 못 챙긴 것이 있었는데

백양사 마당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486호인 고불매(古佛梅)를 카메라에 담지 못한거였다

백양사 고불매는 강릉 오죽헌의 율곡매(제484호), 화엄사 백매(제485호), 선암사의 선암매(제488호)와 함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한국의 4대 매화' 중 하나이다


10:00

백양사 관람을 마치고 산문을 빠져 나와 이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국기단
선조36년인 1603년과 현종3년인 1662년에 나라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 특별히 제사를 올렸다는 국기단

국기단을 지나 조금 더 진행하면 오른쪽으로 약사암-백학봉으로 오르는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방향은 금강폭포와 운문암이 있는 약수동계곡으로 오르는 길이다


약사암으로 오르는 가파른 길은 지그재그로 꺽어져 있어 그나마 수월하다



10:20   약사암

 


저 아래로 백양사가 훤히 내려다 보인다

 약사암 바로 위에는 흰 양의 전설이 있고 석간수가 솟아나는 영천굴(영천암)이 있는데

무슨 팔각정 같은 것이 있었지만 그곳이 영천굴인지를 모르고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예전에는 동굴 안에 자그마한 암자가 자리잡고 있었는데 지금은 동굴전체가 하나의 법당처럼 깔끔하게 꾸며져 있다고 한다

영천굴은 20여평 남짓한 천연석굴로서 영천이라는 샘이 있다

 

약사암에서 부터 백학봉까지는 이런 계단이 끝없이 계속 이어져 사람들을 지치게 만드는데

가만이 주변을 살펴보니 이 계단이 없다면 도저히 올라갈 길이 보이지를 않는다


11:00   마의 계단구간을 통과하고 드디어 오른 백학봉 정상




구암사 갈림길

 

11:20  헬기장

 



저 멀리 보이는 산이 고창 방장산이라고 한다


11:45   백암산의 최고봉인 상왕봉 도착
(총소요시간 : 2시간15분, 백양사에서 1시간45분)

이 백암산은 겨울 설경이 좋다고 하는데 예로부터 백암산의 겨울 설경은

김제 모악산 금산사의 봄 벚꽃, 변산반도의 여름 녹음, 내장사의 가을 단풍과 람께

'호남4경'으로 손꼽힌다고 한다 


상왕봉에서 직진하면 사자봉으로 해서 백양사 입구 주차장 매표소쪽으로 내려가게 되지만
까치봉으로 가기 위해서는 다시 조금 아래의 이곳 갈림길로 되돌아 와서

순창새재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12:20   순창새재
 



소둥근재에 있는 어느 추모비 / 죽어서도 외롭지 않은 영혼이 잠들어 있다
 

12:30   소둥근재
 

소둥근재에서 다시 까치봉을 향해 오르막길을 힘들게 올라야 하는데
오르는 도중 전망좋은 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바라다 본 내장산 신선봉


13:40   신선봉 갈림길

까치봉가는 능선길 도중 15분간 간단하게 점심을 마치고 신선봉 갈림길 도착

신선봉은 지난 2008년 11월 8일 전일출과 함께 오른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단풍이 한창 절정이었었다


이제 코 앞에 까치봉이 그 모습을 완전히 드러내 보이고 있다

 




13:50   까치봉 도착

왼쪽으로 가면 연지봉-망해봉-불출봉을 거쳐 서래봉까지 갈 수 있지만 일행중 아무도 그곳으로 가지를 않는다

몇해 전 문병삼이가 이 코스를 답사한 적이 있어 나도 답사를 하고 싶었지만 혼자서는 선뜻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나중에 하산하고 보니 불출봉까지 갔다가 내장사로 하산한 회원들이 몇몇 있어 후회를 했지만 어쩔수 없는 일이다

2008년도에도 서래봉을 올려다 보면서 한 번 등정하리라 내심 속으로 벼루었건만

내년에는 기필코 서래봉을 포함한 내장산 전 봉우리들을 답사하고 말리라 다시 다짐을 해 본다

 


뒤돌아 본 여정

마주보이는 봉우리가 조금 전 지나왔던 신선봉 갈림길이 있는 봉우리다



오른쪽부터  내장산의 주봉인 신선봉과 연자봉-장군봉 모습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꿈의 서래봉


금선계곡으로 하산하는 도중 올려다 보이는 내장상의 간판 봉우리인 서래봉 모습

2008년도에도 저 서래봉을 올려다 보면서 반드시 오르고 말리라 다짐을 했건만 .....

 서래봉은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암봉 밑으로는 단풍나무가 바다를 이루고 있다는데

서래봉 중턱에는 높이 20m, 둘레 4m나 되는 7백년생 단풍나무가 서식하고 있을 정도로

단풍의 역사가 오래 되었다는 곳이다




14:30   금선계곡 입구 도착

 



 내장사로 내려가는 도중 자리잡고 있는 이 식당은

베이징올림픽 유도 은메달리스트인 왕기춘의 할아버지가 운영하는 곳으로

지난 2008년 11월 이곳에 메달획득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14:50   내장사 도착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어  아까 까치봉에서 혼자서라도 불출봉 방향으로 내달릴걸 하고 후회를 해 보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이다

 천천히 여유롭게  단풍사진이라도 많이 담아가자 하고 스스로를 달래본다

 

 백양사처럼 이곳 내장사도 산위의 서래봉이 절의 수호신처럼 버티고 서 있다




다행히도 절 아래쪽에는 단풍이 이제 막 물들기 시작하여 그나마 추색을 띠고 있다



내장사의 단풍은 예부터 김제 모악산 금산사의 봄 벚꽃, 변산반도의 여름 녹음, 백암산의 겨울 설경과 함께

'호남4경'으로 손꼽힌다고 한다

아담하지만 걸출한 산세가 '금상(錦上)'이라면 황홀할 정도로 눈부신 단풍은 '첨화(添花)'일 것이다


한창 절정이면 이곳이 온통 붉은 단풍의 물결이 터널을 이루고 있을 곳인데 .....

15:10   내장사 일주문
 

절 입구 일주문 옆의 백련암가는 산길이 있는데

이곳이 서래봉으로 통하는 산행 출입구가 되는 곳이다



내장사 단풍나무는 국내에 자생하는 15종의 단풍나무 중 11종이 서식하는데
내장산 단풍은 잎이 7갈래로 작고 섬세하며 다른 산에 비해 유난히 붉다고 한다


정자에 날개가 돋쳐 승천하였다는 전설이 있는 우화정
 






내장사 매표소에서 절까지의 거리가 제법되어(약30~40분 거리)
 이 순환버스를 이용하는 관광객들이 많고 버스도 여러 대가 있었다

15:55   내장사 매표소 아래 주차장 도착/ 산행 종료 (총 소요시간 : 6시간 25분)

아직 단풍철 피크가 아닌데도 차량과 행락객들로 온 천지가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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