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 폭염경보 속 이곳 완주의 수온계는 35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바람마져도 한줄기 없는 염천지옥속에 그만 그놈의 미답산 욕심때문에 고생길을 자초하고 나섰다
총40여명의 일행 중 대부분이 몸을 사리고 B코스를 선택했지만
무식하게 용감한 12명은 기어이 A코스로 발을 디뎠지만 그중 3명은 서래봉에서 중도 포기를 했었고
남은 9명중 또 2명은 다리에 쥐가 내려 종남산 못미친 지점에서 하산을 하고 말았다
마지막 남은 7명중 1명이 종남산에서 하산 때 다리에 쥐가 났지만 파스 뿌리고 아스피린 먹고
가다쉬다 부축하다시피 하여 겨우 산을 내려올 수 있었지만 한마디로 고생 신나게 했다
(B코스는 되실봉 아래 갈림길에서 오른쪽 장대봉을 거쳐 위봉폭포로 하산하는 코스였다)
봉우리를 8~9개나 오르내려야 하는 코스인데 여름산행지로는 피해야 하겠다
계곡산행이 아닌 능선중주인데다 하산후에도 몸을 담굴만한 물이 없다
우리들은 송광사 화장실에서 겨우 세수만 할 뿐이었다
11:30 위봉산성 입구 출발
위봉산성은 입구쪽에 일부만 복원되어 있다
위봉산성은 다른 산성과는 달리 임진왜란, 정유재란,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온전한 보존이 어려웠던 이태조의 영정을 피난시킬 목적으로 축성했다고 한다
위봉산성 서문
초입에 있는 갈림길 이정표
어느 쪽으로 가더라도 중간에 다시 만나게 된다
위봉산성은 입구 쪽 외에는 복원이 되어있지 않다
위봉산 서래봉과 장대봉 갈림길 / B코스는 여기에서 오른쪽 장대봉으로 간다
12:10 오늘 산행의 첫봉우리인 되실봉
되실봉의 이정표
서래봉까지는 약2km가 남아있지만 중간에 먹뱅이재에서 다시 치고 올라야 한다
오른쪽 아래로 먹뱅이재가 보이는 지점에 다달으자 시야가 확 트이면서 저 앞에 서래봉이 모습을 보인다
12:20 먹뱅이재 / 서래봉을 향해 다시 치고 오른다
12:35 두번째 봉우리인 둘레길 반환지점
12:55 드디어 도착한 위봉산(威鳳山) 서래봉(써래봉, 쓰레봉으로도 불린다) / 소요시간 : 1시간 25분
위봉산도 가야산처럼 최고봉과 주봉이 따로따로 있다
주봉으로 여기고 있는 장대봉은 525.2m이고, 이곳 서래봉은 705m이다
그래서 그런지 서래봉에는 정상표지석이 없지만, 장대봉에는 정상석이 있다고 한다
오늘 A코스를 타는 일행들은 대부분 50대 후반에서 60대 후반까지의 관록을 자랑하는 노년층이었다
(이 한마음산악회는 개인택시 운전자들이 주축인데 평균연령이 50세 중반에서 60세 초반이다)
진행방향 왼쪽으로 앞으로 가야 할 서방산과 종남산이 능선을 이어가며 있는데
종남산을 가기전 '남은재'로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야 한다
서래봉 앞의 바위암봉 / 오늘 산행 중 유일한 바위암봉이다
오도치를 떠나 오르는 도중 올려다 보이는 서방산 정상
이미 체력이 서서히 소진되기 시작한지라 가야할 길이 멀기만 해 보인다
14:10 다섯번째 봉우리인 돌탑봉
카메라가 더위 먹었는지 조금씩 이상해지기 시작한다
서방산이 한츰 더 가까이 보이고 .....
산 중턱의 도로도 선명하게 보인다
힘든 고생 끝에 도착한 서방산 정상 / 이제 남은재까지는 다소 완만한 능선길이라 조금 안심이 된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카메라가 습기가 찼는지 어째 작동이 되지 않는다
할수없이 스페어로 지니고 다니는 올림퍼스 똑딱이를 꺼내 들 수 밖에 ㅎㅎ
염천지옥길에서 사람은 겨우겨우 버티고 있는데 사람보다 카메라가 먼저 가 버렸다 ~~
오늘 산행의 여섯번째 봉우리인 서방산(西方山) 정상
봉서사 갈림길
A코스 남은 9명 중 1명이 다리에 쥐가 나는 바람에
친구와 함께 둘이서 여기 이 갈림길에서 봉서사로 하산을 하고 말았다
남은재에서 다시 치고 올라와 드디어 일곱번째 봉우리인 종남산(綜南山) 정상에 올랐다
계속 죽염을 먹으면서 쉬엄쉬엄 왔는데도 얼굴이 말이 아니다
죽을 상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이 내가 봐도 애처롭다 ~~
왼쪽으로 조망이 조금씩 터지기 시작하더니 하산길은 이제 마지막 남은 봉우리로 오르게 된다
남은 7명중 한명에게 또 쥐가 왔지만 파스를 뿌리고 아스피린을 먹어가면서 참고 내려오는 모습이 안쓰럽다
더위에 탈진이 오면 목과 어깨가 뻣뻣해지면서 현기증이 나고 다리에 쥐도 평소보다 쉽게 나게 되는데
오늘 내가 그 꼴이 되지 않은게 무척 다행이다 싶다
드디어 마지막 여덟번째 봉우리(송광사 뒷산)에 오르니 시야가 확 트인 전망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송광사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버스도 보인다
연꽃밭 너머 송광사 주차장 버스 옆에 먼저 내려와 하산주를 즐기고 있는 산악회원들의 모습이 보인다
다른 일행이 카페에 올린 사진을 잠시 빌려 올린다
송광사(松廣寺) / 전남 순천의 송광사와 이름이 똑 같다
송광사는 한때 800동의 당우와 600여 명의 승려가 살았고 16주지가 있었다는 절로서
綜南山이라는 이름도 송광사를 세운 도의선사가 절터를 구하기 위하여 남으로 내려 오다가
이 곳에 이르러 땅 속에서 깨끗하고 풍부한 영천수가 솟아 오르는 것을 발견하고는
큰 절을 세울 곳이라 생각하고 더 이상 남으로 내려가는 길을 포기했다는데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한다
보물 제1234호인 송광사 대웅전
국내 유일의 아(亞)자형 종각 (보물 제1244호)
국내에서 제일 크다는 三世佛
삼세불(三世諸佛)은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를 일컬음이란다
송광사 화장실에서 대충 얼굴과 머리만 씻은 후 젖은 옷을 갈아입고
시원하게 냉각된 막걸리로 갈증을 달래는데 다른 안주가 필요없다
입맛도 없고해서 막걸리만 냅다 몇잔 마시고 안주인 돼지고기 편육은 입에도 대지 않았더니
나중에 부산에 내려서는 배가 고파 시원한 콩국수로 주린 배를 채워야 했다
돌아오는 길 버스안에서 촬영한 마이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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