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의 유유자적(悠悠自適)

등반사진/경상북도의 산

문경 도장산(828m) : 2015. 7. 11 부산담쟁이산악회

딜라일라 2017. 12. 26. 18:59


태풍 영향으로 이틀간 비가 내린 후 어제밤 서울에서는 첫 열대야 현상이 발생하는 등 금년들어 가장 더운 날 산행을 나섰다

높은 습도와 바람 한 점 없는 푹푹 찌는 더위에 온 몸은 땀에 흥건 젖어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되어 남들의 구경거리가 된 끝에

결국은 탈진현상이 오고야 말았는데 나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일행들이 다 같이 겪는것 같아 모두들 이구동성이다

약간의 현기증에 온 몸이 뻐근해지더니 입맛까지 없어져서 점심도 찬 물에 말아서 겨우 먹었는데

나중 상주에서의 저녁식사 순대국밥도 반그릇을 겨우 비우고 그 좋던 술맛도 사라져 막걸리 한잔으로 끝내고 말았다
정상 조금 못미친 795봉에서 산대장 일행들이 식사를 할 때 같이 식사하면서 휴식을 취하지 않고

정상가서 식사하겠다고  쉬지않고 내쳐 치달린 것이 무리였던지 이런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던 것 같다




이 고도표 상에는 잘 나타나 있지 않은데 오르막 뿐만 아니라 정상 답사 후 내리막길에도 서너개의 암봉이 도사리고 있어

탈진에 지쳐있는 산꾼들을 마지막까지 괴롭히고 있었고

결국 일행 중 약 1/4은 중도에 화북면 방향으로 탈출을 하고야 말았다


두 마리의 용이 마주앉은 형상을 하고 있는 바위가 있다고 해서 이름 붙은 쌍용계곡은

기암괴석과 그 사이에 흘러내린 물이 억겁의 세월과 함께 빚어놓은 담과 소가 즐비하여 유명하다


10:20   용추교 출발

 



심원골과 쌍용계곡의 합수지점에 있는 거대한 바위벼랑


10:35   심원사 갈림길

오늘의 코스는 왼쪽으로 올라 갔다가  심원사를 거쳐 오른쪽으로 내려오게 된다


10:50   능선 안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왼쪽으로 저 멀리 속리산의 주능선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백악산이 우뚝솟은 암봉을 자랑하며 서 있다

 

706봉

 

11:30   706봉 도착 / 이미 온 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고 바지는 칭칭 몸에 감긴다

주위에 사람들이 내 몰골을 보고 모두들 놀란다



도장산은 문경시 농암면 내서리와 상주시 화북면 용유리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산으로

국립공원 속리산의 동쪽에 위치하고 있어 주변에 이름난 산들이 많이 모여 있다



봉우리를 몇개나 더 넘고서 이제사 저 앞에 남아 있는 봉우리가 정상이란다

이미 몸은 탈진현상이 시작되는지 어지럼증이 조금씩 나타나고 목이 뻐근하다

선두 일행들이 795봉에서 점심식사를 할 때 함께 하면서 휴식을 취할걸 너무 무리했나 하는 후회가 든다


12:30   드디어 도장산 정상 도착 / 산행시간 : 2시간 10분 소요

 


12:55   정상 출발

정상에서의 점심밥도 입맛이 없어 물에 말아 겨우 비우고 한참을 쉬다가 일어났다


정상 출발 약2분후에 만나는 갈림길에서는 오른쪽 회란석과 헬기장 방향으로 꺾어야 한다


손에 잡힐 듯 한층 더 가까이서 보이는  톱날같이 날카로운 모습의 속리산 주능선


 13:40   명품 소나무(아래 자료사진 참조)가 있던 곳 (화북갈림길)

깎아지른 벼랑의 턱에 있던 소나무는 2008년 3월말 돈에 눈이 먼 일단의 조경업자들이        

야음을 틈 타 산에 올라 아름드리 노송 한 그루를 몰래 캐 갔고,  결국 2달 뒤 꼬리가 잡혀 경찰의 포승줄을 받았다는데

그 소나무는 수령이 300년쯤 되는 것으로 단아하면서도 고고한 자태가 여간 멋지지 않았었다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전문가들이 1억원쯤 할 것이라 했으니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운지 짐작하고도 남을 만했다

바로 그 명품이 도채과정에서 사라져 버려 다시는 볼 수 없게 되었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그나마 그 소나무는  증거인멸을 위해 불태워 버렸다고 하니 어찌 통탄할 일이 아닌가 !

 

 < 자료사진 : 도채로 사라져 버린 명품소나무의 당시 모습 >

명품소나무가 있던 자리에서 2분정도 더 가면 화북면으로 빠지는 갈림길인데

탈진에 지친 후미의 일행 몇몇은 산악회 총무의 인솔로 이곳에서 화북으로 탈출을 했다고 한다


전망좋은 암봉에서 지나온 행로를 앞에다 두고 탈진에 지쳐있는 일행들이 머리를 쳐 박고 널부러져 있다

물은 하도 많이 마셔 배가 터질 것 같고, 하산길 내내 사탕과 인산죽염으로 체력을 보충해 가면서 버티고 내려 왔다


14:00   헬기장

 


암봉을 넘어가는 일행들 머리 위로 백악산의 봉우리가 솟아 있다


14:20   회란석 갈림길 / 심원사 방향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용이 발톱으로 긁어놓은 듯 물결치는 기이한 모습의 너럭바위인 회란석은 하산 후 따로 찾아야 볼 수 있다


40   심원사 갈림길 도착 / 이제야 다 내려온 것 같아 안심이 된다

 


심원골의 물도 다시 만나고 .....


지친 몸이지만 바로 옆에 있는 심원사를 보러 잠깐 길을 벗어난다


14:50   심원사

스님 한 분이 않아 있는데 계곡에서 노래부르며 놀고있는 행락객들 때문에 심사가 뒤틀렸는지

목례를 해도 본척만척이다


 15:00   심원폭포
며칠 전 내린 비 탓인지 수량이 풍부해서 장관을 이루고 있다
 


초입에 만났던 심원사 갈림길에 다시 원점 회귀하고

 

조금 내려가다 보면 왼쪽 숲속 아래로 쌍폭이 힐끗 보인다

다시 올라올 일이 걱정되지만 내려가 보지 않을 수가 없다


15;05   쌍폭


다시 돌아 온 쌍용계곡


가족단위 물놀이로 피서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

 

15:20   용추교로 원점 회귀하면서 오늘 산행을 마친다  (총 산행시간 : 5시간)

버스에 베낭을 벗어놓고 계곡물에 옷을 입은 채로 뛰어들어 시원한 계곡물에 몸을 식히면서 피로를 푼다

버스 기사가 건네는 차가운 막걸리 두 잔이 얼마나 맛있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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