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의 유유자적(悠悠自適)

등반사진/강원도의 산

강릉 피래산(754m) : 2012. 3. 31 나홀로

딜라일라 2017. 12. 17. 10:21


피래산은 강릉 강동면 산성우리와  옥계면 낙풍리 사이에 있는 산으로

'彼來' 란 지명은 조선 태종 때 강동에 축대를 쌓고 여기 왔다간 자취를 표시했다는

 고사에서 유래하며, 정동에서 보면 "저쪽에서 온다"는 뜻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펌)

 (올라갈때 계곡에서 길을 찾지못해 길없는 산사면을 타고 오르느라 생고생을 했는데

정상에서 발걸음을 돌려 하산할 때도 벙커위에서 오른쪽으로 자세히 보면

 계곡으로 바로 빠지는 능선내리막길이 보인다고 어느 산행기에 적혀 있던데

눈이 덮혀있어 그런지 찾지못하고 올라오던 길을 따라 내려가다가

 계속 능선위에 나 있는 길을 따라가니 정동기도원 옆으로 하산하게 되었다)

 

보통 밤재간이휴게소에서 등반을 시작하는데, 피래산이 현재 입산통제되고 있는 산인데

차를 타고 밤재를 넘어오다 보니까 밤재 등산로 입구 양쪽에 3명이나 지키고 있어

거꾸로 피래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하기로 하고 피래마을 정동기도원 앞에 차를 주차하였다


9:55   피래마을 정동기도원 앞 출발

 

마을길을 따라 개울옆으로 산길이 나 있었다
 

저 멀리 아직도 눈을 뒤짚어 쓰고 있는 산이 아마도 피래산 이겠지...

 

개울 옆 선명한 길을 따라 갈때까지는 문제가 없었는데

개울이 양쪽으로 갈라지는 곳에서부터 길이 보이지를 않고

간벌을 한 채 아무렇게나 버려둔 베어진 나무들이 온 산을 뒤덮고 있었다


사라진 길을 찾아 한참을 오르내리다가  할수없이 저 위로 보이는 산 능선을 향해

길도 없는 산사면을 타고 무작정 오르기로 했는데 가파른 경사가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이 가파른 경사길에 오래된 무덤이 한 기 외롭게 자리잡고 있다

 

산사면에 제법 지천으로 피어있는 노량제비꽃을 감상하면서 쉬엄쉬엄 오를수 밖에 없다


10:50  

 산 능선에 오르니 저 밑으로 밤재로 오르는 도로와  당초 올라야 했을 산능선이 선명히 보인다

 

능선 북쪽으로는 아직도 눈이 다 녹지를 않고 있었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이 눈들이 그렇게 무서운 위용을 발휘할 지를 몰랐다


껍질을 벗고  벌건 속내를 드러내고 서 있는 멋진 소나무가 인상적이다



11:30   

옛 군부대 초소가 있던 자리인지  아직도 남아있는  벙커를 만난다

 


11:40   

 벙커에서 내려서면 곧 바로  절골삼거리에 닿게되는데

여기서부터는 겨우내 내린 눈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서부터 일어났다

정상까지가 불과 300m인데 아직 녹지않은 눈이 무릎 위 허벅지까지 푹푹 빠지는 바람에

도저히 전진을 할 수가 없었다

오르다가 포기하고 내려가다가 다시 오르고 또 포기하고 내려가고

이렇게 몇번이나 망설이다가 아직 12시도 채 안되었는데 남는게 시간이다 싶어

경사는 더 급하지만 그나마 눈이 덜 쌓인 남쪽 기슭을 통해  승부를 걸기로 하고 용기를 내어 본다

 

12:25   우여곡절 끝에 기어코  오른 피래산 정상 (2시간 30분 소요)
절골삼거리에서 300m 거리를 45분 걸려 오른 셈이다 
스패츠를 준비해 오지않아 신발속은 눈에 젖어 질퍽거리며 발이 시리지만 내 자신 뿌듯하다
눈 때문에 주위 조망은 물론  인증샷도 날리지 못하고 오던 길을 되돌아 하산하기로 한다
정상 너머 남쪽방향으로 해서 밤재까지는 계속되는 눈길이라 객기를 부릴수가 없다
 

13:55  정동기도원 하산완료 (총 산행시간 : 4시간)

 벙커를 지나 하산 중 점심식사를 마치고 능선에 남아있는 희미한 산길을 따라 계속 내려오니

 정동기도원 개인기도실을 지나 기도원 앞 주차장으로 바로 내려서게 된다

 


 여기도 산행기점이 되는데 산불감시인이 아무도 없고

왜 밤재휴게소 앞에만 3명이나 지키고 있는지 모르겠다


저 멀리 보이는 눈덮힌 피래산 정상을 보면서 아쉬우나마 오늘 산행을 끝내고

인근에 있는 등명낙가사를 구경하기로 하고 차를 달린다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