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의 유유자적(悠悠自適)

등반사진/갈맷길, 해파랑길

해파랑길 20코스 (강구-고불봉-풍력발전단지-영덕 해맞이공원) : 2024. 5. 19.

딜라일라 2024. 5. 20. 20:07

 

어제에 이어 이틀 연속 해파랑길 트레킹이다

해파랑길 20코스는 영덕 블루로드 A코스(빛과 바람의 길)과 동일한데

2023년 7월 14일에서 10월 11일 까지 풍력발전단지 추가조성 및 임도 구조계량사업 조성공사로

한동안 출입을 금지하고 있어 그동안 많은 트레커들이 해안가 우회도로를 따라 걸었다

본래의 산길 대신 해안도로를 걸으면 차량으로 인한 매연과 사고 위험성은 있지만

거리는 약10km로 시간도 절반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

 

 

 

강구대교를 건너고

 

 

8:20   출발

다리를 건너자마자 오른쪽으로 조금 가다가 나오는 건물 뒷쪽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제대로 찾아든 루트가 아니었다

그바람에 강구항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다는 '뒷동산 정자'는 패스를 해버렸다

'그대 그리고 나'의 박선장(최불암)의 애환이 서린 곳이라고 하던데.....

 

 

8:30   도로에 내려서고

 

 

이제는 제대로 된 해파랑길을 찾아 들었다

 

 

내려다 보이는 강구항

 

 

완만한 능선길은 이름하여 '블루로드 산림욕장'이다

이른 아침 상쾌한 공기를 들이키며 살랑살랑 부는 강바람을 맞으며 걷는 기분은 힐링 그 자체다

 

 

정자 팻말에 숲속도서관이라 붙어 있고 운동기구들이 있으며

휴일 아침 운동하는 부지런한 마을 주민들이 몇몇 보인다

 

 

8:30   봉화산 정상(150.3m)

주변을 둘러보아도 아무런 표식은 없다

 

 

 

9:21   금진구름다리

영덕읍 금호리와 강구면 금진리를 잇는 도로 위에 블루로드 산행길을 위해 놓은 다리다

 

 

9:43   민봉 쉼터

 

 

화림지맥은 명동산 남동쪽으로 1.3km지점 850봉에서 남동쪽으로 분기하여

영덕의 화림산을 지나 강구항 오십천 합수점에서 맥을 다하는 산줄기를 말한다

 

 

드디어 저기 고불봉이 보이는데

고불봉이 가까워지자 강구 쪽의 산능선과는 달리 짧지만 경사가 있는 오르내림이 몇 번 나오고

햇볕에 노출되는 구간도 있다 

 

 

고불봉은 밥그릇을 거꾸로 엎어놓은 듯하여 시루봉이라 이름해도 되겠다

 

 

 

10:50   고불봉(高佛峰) 정상

 

 

윤선도 시비와 고불봉 정자

높지 않은 봉우리라는 뜻의 고불봉(高不峰) 외에 높이 솟아 있는 불상이라는 의미의 고불봉(高佛峰)으로도 불린다

 강원도에 관동팔경이 있듯이 영덕에도 영덕팔경이 있는데 불봉조운(佛峰朝雲)이 그 중 하나로

 동해의 해가 떠오르기 직전 새벽 구름에 싸여 있는 고불봉을 부처의 모습에 빗댄 표현이다

 

 

영덕 화림산의 일맥이 천천히 달려 내려와 무둔산 자락에서 숨을 고르며

영덕의 정기를 받아 동으로 다시 달려 봉우리를 만드니 이것이 곧 고불봉이다

동해에서 떠오른 보름달이 두둥실 봉우리에 걸치면

봉우리도 둥글고, 달도 둥글다 하여 망월봉(望月峰)이라고도 불린다

 

 

영덕읍에서는 승덕사나 신세계아파트 쪽에서 주로 오르는데

정상에서 만난 영덕 주민에게 물어보니 상당히 가파른 오르막을 치고 올라야 한단다

 

 

고산 윤선도 '고불봉' 시비

고불봉은 경치가 아름다워 영덕에 유배 온 고산 윤선도 선생이 고불봉 밑에 유배소를 정하고

'고불봉'이란 시를 남기기도 했다

                               峰名高不人皆怪(봉명고불인개괴) 고불이란 봉우리 이름이 이상하다 하지만

                               峰在諸峰最特然(봉재제봉최특연) 여러 봉우리 중 최고로 뛰어난 봉우리네

                               何用孤高比雲月(하용고고비운월) 어디에 쓰이려고 구름 달 사이로 높이 솟았나

                               用時猶得獨擎天(용시유득독경천) 때가 되면 홀로 하늘 받들 기둥이 될 것이네

 

 

영덕 블루로드 A코스를 '빛과 바람의 길'이라 칭하는데

그것은 태양의 빛과  풍력발전기의 원동력인 영덕 바람을 일컫는 용어다

 

 

고불봉에서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아담한 영덕읍이 한눈에 들어온다

영덕읍을 가로지르는 오십천(五十川)도 선명하게 보이는데

오십천(五十川)의 길이는 40km로

영덕군 지품면과 청송군과의 경계에 있는 대둔산(905m)과 먹구등(846m) 등지에서 발원하여

함벽경대·영덕수원지를 지나 강구항에서 동해에 이른다

이 오십천은 강원도 삼척의 같은 이름 오십천(五十川)과는 다르다

 

 

11:21   영덕자원관리센터 앞 도로

 

 

11:43   넓은 공터의 그늘에서  점심을 먹는다

헬기장은 아닌것 같고 아마 여기도 곧 풍력발전기가 설치될 장소가 아닐까

 

 

12:43   1시간 동안의 점심을 끝내고 풍력발전단지로 진입

 

 

영덕풍력발전단지 :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영덕의 유명 관광지인 해맞이공원 위쪽 언덕에 조성되어 있다

1997년 동네 아이들이 뱀을 잡겠다고 땅구멍에 불을 놓은 것이 화근이 되어

산불이 크게 났던 자리에 조성되어 2005년 4월에 첫 가동이 되었고

면적은 166,117이며 풍력발전기 24기가 생산해 내는 발전량은 연간 96,680MWh

2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인데, 이는 영덕군민 전체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풍력발전시설을 계속 증설하면서 새로운 길을 내었고

옛길에 걸려있던 해파랑길이나 블루로드 시그널을 훼손하는 바람에 두세 번 길을 잘못드는 알바를 하였다

아직도 풍력발전시설은 계속 증설중에 있어 공사가 모두 끝나면

둘레길 이정표 정비를 시급히 하여야겠다

해파랑길 20코스나 영덕블루로드 A코스에서 이 풍력발전단지 구간이 

햇살이 따가워지는 6월부터 8~9월까지는 고행길이 되겠다

산길에 익숙하지 않은 트레커들은 이 산길 대신 해안가 우회코스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되겠다

 

 

풍력발전단지 내 산림생태공원

 

 

13:54   출렁다리 갈림길

 

 

14:05   이윽고  저기 정크&트릭아트 전시관이 보인다

 

 

조각공원

 

 

별반산 봉수대

봉수는 고려 말에 축조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남쪽에 있는 도리산 봉수에서 신호를 받아 북쪽에 있는 대소산 봉수로 연결했던 연변봉수이다

현재 봉수가 있던 별반산 일대는 풍력발전소 단지를 비롯해 영덕조각공원, 정크&트릭아트전시관

신재생에너지전시관 등이 들어서 있고, 단지 내에서 별반산 봉수를 상징하는 삿갓 모양의 연대를 볼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 전시관

 

 

신재생에너지전시관 옆에는 영덕출신 신득청(1332~1392) 선생의 역대전리가(歷代轉理歌)시비가 있고

역대전리가(歷代轉理歌)는 

중국의 역대 제왕들과 중요한 인물들이 나라를 흥하게 하거나 망하게 한 일들을 엮은 시다

 

 

 그 옆에는 영덕에 유배를 와서 1년 남짓 유배생활을 한 고산 윤선도 선생의 시비도 있다

영덕을 가사문학의 본향이라 하는 것은

우리나라 가사의 효시가 된 두 거장 신득청(1332~1392)선생과

영덕이 낳은 고려 최고의 고승이자 예언가이고 왕사였던 나옹선사(1320~1376)에 이어

강구 삼사해상공원에 시비가 있는 하산 김한홍(1877~1943)선생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곳 영덕 출신들이기 때문이다

(기행작가 이효준 제3 기행수필집 99, 104, 105쪽 참조)

 

 

윤선도 시비

 

 

'영덕월월이청청'은 

동해안 일대에 분포하고 있는 대표적인 여성놀이로 

주로 정월대보름, 이월보름, 팔월한가위 등 보름 명절에 젊은 부인들과 처녀들에 의해 시행되었다

 

 

 

14:42   창포말(菖蒲末) 등대

19846월에 영덕읍 창포리 끝단인 창포말(菖蒲末)’에 세워진 등대로

42km 떨어진 바다에 6초에 한 번씩 불빛을 비추며 동해안을 항해하는 선박들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창포말등대는 처음에는 보통 등대와 같이 원통형의 흰색 콘크리트 등대였으나

2006년 해양수산부가 실시한 ‘조형등대 현상공모전’에서

통영 도남항의 연필등대, 부산 송도해수욕장의 고래입표와 함께 당선되어

독특한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영덕의 상징인 대게의 집게발이 24m 높이의 등탑을 감싸고 올라가

태양을 상징하는 붉은색 등롱(燈籠)을 잡으려는 모습으로 디자인된 창포말등대는

현재 영덕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발전했다

 

 

창포말등대 전망대에 올라서면 넓게 펼쳐진 쪽빛 동해바다와 함께

오랜 세월이 만들어낸 기암괴석들이 즐비한 아름다운 해안선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등대와 이어진 영덕 해맞이공원의 산책로를 따라 푸른대게의 길(해파랑길 제21구간)’에 들어서면

푸른 해송과 형형색색의 야생화가 뿜어내는 향기를 맡으며

해안절벽을 때리는 동해바다 파도소리를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여기가 해파랑길 21코스와 영덕블루로드 B코스 시작점으로

왼쪽 오보해수욕장 방향으로 가면 된다

(이정표의 블루로드 B코스 시점 표기가 잘못 되어 있다)

 

 

15:02   영덕해맞이공원

 

 

오늘은 19km에  6시간 42분 걸렸다

풍력발전단지에서의 알바가 없었다면 시간은 좀 더 단축되었을 터~

 

 

해맞이공원에서 내려다 보이는 동해의 망망대해

 

 

부산 좌동시장에서의 뒷풀이

1박2일 동안 차량봉사를 주로 한 후배동생 덕분에 편하게 트레킹을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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