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의 유유자적(悠悠自適)

등반사진/갈맷길, 해파랑길

해파랑길 18코스 (칠포해변-월포해변-화진해변) : 2024. 4. 1.

딜라일라 2024. 4. 2. 14:52

 

10:30   칠포해수욕장(七浦 海水浴場)

포항터미널에서 5000번 버스를 타고 흥해환승센터에 내렸으나

칠포까지 타고 갈 지선버스는 방금 막 떠나가버리고 한참을 기다려야 하기에

택시를 타고 칠포해수욕장까지 이동을 하였다 (택시비 12,750원)

 

 

경북 포항시 흥해읍 칠포리에 있는 칠포해수욕장은

곡강천(曲江川)이 동해와 만나는 하구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는데

 곤륜산(昆崙山) 기슭의 송림이 백사장을 둘러싸고  주위에 캠프장이 있다

 

 

바람에 의한 모래 유실을 막기위한 방풍시설

 

 

내일 모레가 청명, 한식인데 아직 겨울의 껍질을 벗지 못하고

두터운 옷을 그대로 걸치고 왔더니 온 몸이 후끈거리며 땀이 난다

오늘 귀가를 하면 산행 옷차림도 봄옷으로 바꾸는 부지런을 떨어야겠다

 

 

악어 주둥이를 닮은 바위.....  뚫어진 구멍은 악어의 눈이다~

 

 

칠포해변

 

 

생뚱맞은 커다란 바위 하나가 백사장 한 쪽을 차지하고 서 있는데

그 위에는 소나무 한 그루가 자리를 잡고 있다

 

 

해골바위

 

 

11:14   해오름전망대 / 뱃머리 모양의 아름다운 전망대다

 

 

오도리(烏島里)

 

 

11:35   오도리 간이해수욕장

 

 

오도주상절리 ( 烏島 柱狀節理)

섬 전체가 육각 혹은 오각형 형태의 수직 주상절리와 에서 45° 각도로 겹쳐져 발달된 수평 주상절리 등

방향성이 다른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주상절리 기둥이 빼곡하게 이루어졌다고 하지만

해안에서 100떨어져 있어 방파제나 바닷가에서는 온전한 형태를 보기 어렵다

 

 

12:05   바다전망대

 

 

미역을 말리는 아주머니한테서 산 천원어치 생미역이 오늘의 특별식이다

 

 

생미역 쌈에 도다리회, 훈제 소고기와 돼지고기에 김밥, 야채샐러드까지

오늘 점심 메뉴는 과히 남부럽지 않다

 

 

13:17   바다전망대 출발

 

 

이제 포항시 북구 청하면(淸河面)으로 접어든다

청하면 필하리는 정치인 故 이기택(李基澤)이 태어난 곳이다

 

 

청진항 윤치과

2021년 tvN에서 방영한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에서 치과의사인 여자주인공이 일하던 곳이다

실제 레스토랑에 칫과 간판을 달고 셋트를 꾸몄었는데

촬영 이후에도 칫과 간판은 그대로 달고 레스토랑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을 보니

드라마 방영이 레스토랑의 홍보를 톡톡히 하고 있는 모양이다^^

 

 

청진2리항

 

 

연인바위

왼쪽 남자의 얼굴 모습에는 지긋히 감은 눈과 코, 두툼한 입술에 코구멍까지 다 있다

 

 

 

이가리(二加里)는 옛날 도 씨와 김 씨 두 가문이 길을 사이에 두고 각각 집성촌을 이루었는데

번성하면서 합하여 한 마을이 되었다 하여 붙여진 지명이라 한다

 

 

거북 모양의 바위

 

 

14:14   이가리 닻 전망대

 

 

푸른 해송과 아름다운 이가리 간이해수욕장 인근에  선박을 정착시키는 닻을 형상화한 해상전망대로

 높이 10m, 길이 102m 규모로 시원스레 펼쳐진 포항의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다

 

 

빨간 지붕의 등대 조형물

 

 

전망대는 직선거리로 251km에 있는 '독도'를 항하고 있어 우리 국민들의 독도 수호 염원까지 담았다

 

 

<참고사진> 하늘에서 보는 닻 전망대 모습

 

 

 

거북바위

 

 

이가리 해안에는 커다란 바위 위에 뿌리를 내리고

고고한 자태를 만들기 위해 비바람을 이겨내며 성장하고 있는 암팡진 소나무들이 여럿 보이는데

 

 

위의 두 소나무들과는 달리 이 소나무는 어느듯 고고한 형태를 갖추고

뿌리를 박고 있는 바위와 한테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두꺼비 바위

 

 

14:28   조경대(釣鯨臺)

이가리 바닷가에 솟아 있는 높은 절벽 바위인 조경대는 원래는 '물이 맑아' 조경대(照鏡臺)였는데

조선 인조 때 청하에 귀양살이 했던 유숙이 이곳에서 놀고 있을 때

마침 바다에서 고래잡이를 하는 모습을 구경하고는

'고래를 낚는다'는 뜻의 조경대(釣鯨臺)라 바꿔 부르게 되었다 한다

 

 

또한, 조경대는 조선시대 진경산수화의 대가인 겸재 정선(謙齋 鄭敾)

청하 현감으로 2년간 머무를 때 자주 와서 그림을 그렸다고 전해지는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다

 

 

 

 조경대를 돌아서면 월포해수욕장이 나온다

 

 

14:30   월포(月浦)해수욕장

2009년 6월  58산우회 내연산 경부합동산행 때 1박을 했던 추억의 장소다

 

 

포스코 월포수련원

 

 

바다 위에 비행선이 떠 있고

군인들이 비행선에서 낙하산으로 낙하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푸른 녹색을 띠고 있는 바닷가 암반

 

 

4월은 바야흐로 자연산 미역을 채취하는 시기다

자연산 미역은 겨울에서 봄으로의 계절 변화와 온수의 이동에 영향을 받아

3월부터 5월까지만 수확이 가능한 제한적인 기간에 채취를 하는데

좋은 날씨와 파도가 중요하며 바다 날씨가 좋을 때 생산량이 증가하고 안전하게 채취할 수 있다

 

 

오늘은 파도는 좀 있지만 날씨가 좋아 

긴 장대로, 또는 허리까지 차오르는 바닷물 속으로 들어가서 미역을 따는 어민들을 자주 보았고

어떤 젊은이들은 잠수복을 입고 다이버하여 미역을 채취하기도 하였다

오늘같이 햇살 짱짱하고 바람도 살랑살랑 부는 날은 건져올린 미역 말리는 데는 최고라

건조대에 미역을 말리기 위한 작업을 하는 아낙네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15:40   조사리(祖師里) 포구

나중에 나오는 설화 속의 주인공인 원각조사(圓覺祖師)가 태어난 곳이라 조사리라는 지명이 붙었다

 

 

천계(天界)의 한울집에 사는 하느님이 인간사회를 굽어보고 있는데 인간들은 날이 갈수록 사악해 진다

보다 못한 하느님이 한울집을 지키는 용의 새끼를 인간의 몸으로 탄생시켜 세상에 내려 보내기로 하였다

조사리에는 정덕(碇德)이라는 부인이 살고있는데 어느날 해와 달의 빛을 거두어 품에 안는 꿈을 꾼 후 임신이 되었고

달이 차서 옥동자를 순산하였는데 그 사람이 바로 원각조사(圓覺祖師) 마흘(摩訖)이다

마흘이 인간세상에 태어나는 순간, 새끼를 잃은 용 부부는 아들을 찾아 천지를 헤맨 끝에 

조사리의 마흘이 자기 아들이라는 것을 알았고 몰래 찾아 가기로 하였다

용 부부가 마흘의 집 근처까지 와서 육지에 올라 가려고 하였으나 큰 바위들이 가로막고 있어

하는 수 없이 바위를 뚫기로 하였으나 바위가 워낙 단단하여 쉽사리 뚫리지 않았다

용 부부가 새끼를 데리러 간 것을 안 하느님은 몹시 언짢아 하였고

이런 하느님의 마음과 마흘을 보낸 이유를 아는 거북이가 급히 하계(下界)하여 

정덕부인에게 아이를 안고 신구산(神龜山)으로 피신하라고 일러 주었다

한편, 용 부부는 천신만고 끝에 바위를 뚫고 마흘을 데리러 갔으나 이미 정덕부인이 몸을 피한 뒤였다

낙심한 용 부부가 하늘로 올라 가려고 바다로 돌아오니 이미 동녘하늘이 밝아오고 있었고

용 부부는 그만 바위로 변해 암용암과 수용암이 되었다

용 부부가 뚫었다는 용치바위에는 파도가 치는 날이면

그 굴속에서 "내 새끼야"하고 울부짖는 암용의 애달픈 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용치바위 안내판 옮김)

 

 

용치바위

바위 표면을 사각형으로 깎아 다듬어 글자를 새겼던 것 같은데 풍화되어 글자는 보이지를 않고

'용치'가 용의 이빨이라는 용치(龍齒)인지 확인이 되지 않는다

 

 

수용암바위

용 부부가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고 암용암과 수용암 바위가 되었고

암용암은 해안도로가 개설될 때 파괴되었고 지금은 수용암만 남아 있는데

바로 여기서 이곳에서 살고 있는 허정옥 할머니를 만나 용암바위에 얽힌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이곳 조사리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고 있는 할머니에 의하면

조금 전 보았던 용치바위는 할머니가 어렸을 적에 할머니의 할아버지가 글자를 새겼으며

용암바위는 해안도로를 개설하고 난 뒤 개설에 참여한 할머니의 외사촌 조카가

원인 모를 병으로 갑자기 급사를 하였다고 한다

 

 

도로가 개설되면서 수용암바위는 용치바위와 떨어져 사면이 도로로 둘러싸이게 되었고

저 카페건물이 있는 곳이 암용암바위가 있었던 자리라고 일러준다

 

 

생생한 옛 이야기를 들려준 허정옥 할머니

 

 

 

원각조사비(圓覺祖師碑)

용암바위 설화 속의 인물인 원각조사 마흘은 고려 우왕 5년(1379년)에 이곳 조사리에서 태어났다

12세 되던 해에 부친상을 입고는 마을 뒤 언덕의 숲속에 들어가 명상에 잠긴 뒤 3년 동안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마을 앞 동해 바다 위로 떠오르는 붉은 태양을 보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장하고 기특하도다  태양의 광명이여'하고 외치면서 깨달음을 얻었다

몇년 뒤 모친마저 세상을 떠나자 부귀영화에 뜻이 없어 부친이 유언으로까지 남겼던 과거의 길을 포기하고

가까운 보경사(寶鏡寺)와 성도암(成道庵)에 가서 스님들과 불법을 토론하고 생의 참다운 의미를 깨닫는 데 진력하였다

그러던 조사는 차차 일기와 농사의 풍흉을 예측하는가 하면, 130년 후에 임진왜란이 난다는 것까지 예언하니 

사람들이 이인(異人) 또는 성인(聖人)이라고 불렀으며 출가수도한 일이 없으면서도 불법에 통달했으므로

그가 임종하자 불자들이 불교의식으로 화장하고 사리를 상태사(常泰寺)에 봉안하였으며

원각조사라는 칭호를 부여하게 되었다 

(이상, 원각조사비 내용 옮김)

 

 

원각조사비를 떠받치고 있는 귀부의 모습

오랜 풍화 속에 닳고 닳아 귀두부분이 심하게 훼손되어 있으며 전체적으로 많이 노후되어 있다

 

 

15:56   조사리 간이해변

 

 

저 멀리 긴 산줄기를 보이고 있는 저 산은 천년고찰 보경사(寶鏡寺)를 품고 있는 내연산(內延山)이겠다

 

 

16:26   방석항(芳石港)

 

 

동해바다와 유채

 

 

16:50   화진(華津)해수욕장 / 포항시 북구 송라면 화진리

냇물이 두 군데에서 흘러내려 담수욕도 할 수 있으며  주변에 경상북도 3경의 하나인 보경사가 가깝다

 

 

17:05   화진해수욕장 버스정류장에서 종료

19.7km에 산행시간 6시간 35분이 걸렸다

 

 

청하 지선버스를 타고 송라(松羅)입구까지 가서 5000번 버스로 환승을 할 계획이었는데

인근의 편의점에서 캔맥주로 목을 축이며 물어보니 2시간에 한 대씩 온다고 한다

편의점 사장이 알려준 강구개인택시(010-3518-1594)에 전화를 하니 

강구택시를 이용하면 택시비가 많이 나오니 장사택시를 이용하라며 고맙게도 번호까지 알려준다

(장사(남정)택시 : 054-732-5755)

 

 

장사(남정)택시를 타고 도착한 장사정류소 (택시비 10,290원)

한 시간마다 있는 완행시외버스를 타고 포항터미널로 가기로 한다

(소요시간 40여 분에 버스비 1인당 4,700원)

 

 

건너편에 보이는 장사해수욕장 입구 조형물

다음번 해파랑길 19코스 때 저 앞을 지나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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