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의 유유자적(悠悠自適)

등반사진/갈맷길, 해파랑길

해파랑길 22코스 (축산항 - 고래불해변) : 2024. 6. 17.

딜라일라 2024. 6. 18. 23:00

 

해파랑길22코스는 영덕 축산항에서 고래불해수욕장까지다

이 길은 대게누리공원에서 강구항-해맞이공원-축산항을 거쳐 고래불해수욕장까지의

64km 영덕불루로드의 마지막 구간인 C코스 '목은사색의 길'이기도 하다

오늘 영덕의 막바지를 지나면서 영덕과는 이별 준비를 하게 되는 것이다

'목은사색의 길'이라고 이름이 붙은 것은

이 구간 중간에 고려 말의 학자인 목은 이색(牧隱 李穡)의 생가와 기념관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로서 영덕블루로드와는 이별이다

 

 

 

05시 04분 52초

새벽 4시 50분 알람소리에 잠을 깨어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선다

어제 밤 늦게까지 술을 마셨지만 분위기와 공기가 좋은 덕분인지 속은 깨끗하기만 하다

 

 

광활한 동해바다에서 떠오르는 아침해는 그 찬란한 모습을 점점 더 크게 보이더니.....

 

 

05시 08분 54초

5시 7분이 넘어서자 온전한 제 모습을 다 드러내 보인다

 

보라!

장막을 뚫고, 온누리를 밝히는 해오름

장엄하게 용틀임하며, 승천하는 용

서럽도록 눈부신 혁룡(爀龍)의 저 붉은 눈을

- 李時明-

 

 

09시 49분   영양남씨 발상지

축산항 버스정류장 옆에 있는 영양남씨 발상지 안내석에서부터 오늘의 여정을 시작한다

(고래불해변 광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영해 택시를 불러 축산항까지 택시 이용: 택시비 27,240원)

 

 

영양남씨 시조 영의공(英毅公) 유허비

 

 

내려다 보이는 축산항의 죽도

 

 

월영대(月影臺) 빗돌 / 옛날에 정자가 있던 자리인가?

 

 

일광대(日光臺)

 

 

10:00   와우산(臥牛山) 정상 / 해발 66m

이 와우산(臥牛山)의 소가 다리를 쭉 뻗고 옆으로 누워있는 모습을 하였다고 축산(丑山)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와우산을 내려가 대소산으로 간다

 

 

10:36   대소산(大所山) 정상

 

 

대소산 봉수대

봉수대가 있는 대소산을 이 지방 사람들은 봉화산이라고도 부른다

 

 

작은 봉화산

 

 

11:06   망월봉의  망월정

 

 

11:18   사진구름다리

 

 

 

11:56   관어대 갈림길에서 왼쪽 목은기념관 방향으로 간다

갈림길에는 주세붕 시비와 목은 선생 시비가 나란이 세워져 있다

 

 

주세붕 시비

원래 망월봉에 있던 것인데 목은 시비와 함께 여기에 모아 둔 것 같다

조선의 문신 주세붕 선생이 어릴 때 옥에 갇힌 부친의 구명을 탄원하기 위해

망월봉에서 해돋이를 감상하는 관찰사 앞에서 시를 지어 올렸다 한다

 

 

목은 선생 시비

"외가댁은 적막한 바닷가 마을에 있는데 풍경은 예로부터 사람들 입에 올랐었네

동녘 바다 향하여 돋는 해를 보려하니 갑자기 슬퍼 두 눈이 먼저 캄캄해지누나

황량한 마을에서 하룻밤 단란하게 묵으면서 젊은 시절 회포를 자세히 못 논해보았는데

회상컨대 몇 년 사이 선배들은 다 떠났고 아침 까치 지저귀더니 어느덧 또 황혼일세"

 

 

12:15 ~ 12:45   점심 (컵라면)

 

 

괴시리(槐市里) 전통마을 / 괴시 민속마을

우리나라에 민속마을로 지정된 곳이 여덟 군데 있는데 경북에만 다섯 곳이 몰려 있다

여기 이 괴시마을을 비롯하여 경주 양동마을, 안동 하회마을, 영주 무섬마을, 성주 한개마을이다

 

 

괴시리(槐市里) 전통마을은  200년 된 고옥이 30여 동이나 즐비한 영양 남씨 집성촌으로

마을 전면에는 영해평야가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지금처럼 영양 남씨 집성촌으로 이루어지기 이전에는

고려말인 1260년경에 함창 김씨가 맨처음 터를 잡은 이후로

한산 이씨, 수안 김씨, 영해 신씨 등의 성씨가 차례로 정착하였다가 

1630년 인조 8년 무렵에 영양 남씨가 입주한 뒤로는 다른 성씨들이 차츰 다른 곳으로 이주하였고

현재는 영양 남씨 괴시파 문중의 집성촌이 되었다 

함창 김씨 김택의 외손인 목은 이색(1328~1396)이 외가마을인 이 괴시마을에서 태어난 것이다

마을을 아늑하게 품고 있는 산으로 올라가면 목은(木隱) 이색(李穡) 선생의 생가 터와 기념관이 있다

 

 

13:03   목은(木隱)기념관

이색(李穡) 선생은 고려 말 성리학자로 충절이 높았던 포은 정몽주(圃隱 鄭夢周), 야은 길재(冶隱 吉再) 등과 함께

고려 삼은(三隱)이라 불린 인물이다

20세에 아버지를 따라 원나라에서 유학했으며

삼은(三隱)이 모여 원나라에서 들여온 성리학을 연구해 기초를 확립하였고

고려가 망하자 끝까지 지조를 지키고 후진을 육성하였다

 

 

이곳저곳의 돌로 만든 스피커에서는 전통 음악이 잔잔하게 흘러나오고 있어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목은 선생 생가 터

목은 선생은 이곳에서 태어나 일찍이 고향을 떠났으나 평생 고향을 잊지 않았다고 한다

 

 

목은 시비 '관어대 소부(觀魚臺 小賦)

왼쪽 시비는 한문이고 오른쪽 시비는 한글로 번역을 해 두었다

 

 

관어대(觀魚臺)는 영해부(寧海府)에 있는데 동해를 내려다보고 있어

암석의 낭떠러지 밑에 유영하는 고기들을 셀 수가 있으므로 관어대(觀魚臺)라 이름한 것이다 

영해부는 나의 외가가 있는 곳이므로 소부(小賦)를 지어서 중원(中原)에 전해지기를 바라는 바이다

(이하 생략) 

 

 

 

당시 서당으로 사용되었던 건물

 

 

목은기념관

목은이색기념관에는 목은 선생의 자료가 소장돼 있으며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나

매주 월요일은 휴무일인데 하필 오늘이 월요일이다

 

 

목은(木隱) 이색(李穡)  동상

 

 

목은 기념관을 내려와 괴시리 전통마을을 지나 관어대로 향한다

 

 

회화나무의 한자 명칭인 괴목(槐木)이 있는 마을이라는 뜻인 괴시(槐市)마을 이름은

고려 때 목은 이색이 원나라 구양현의 괴시마을과 풍광이 비슷하다하여

원래 이름이었던 호지에서 괴시(槐市)로 바꾸어 지었다고 한다

 

 

저기 저 오뚝한 상대산 정수리에 관어대가 보인다

 

 

13:36   관어대 마을

1509년(중종 4) 안동권씨 어송파(魚松派) 파조(派祖)인 권응상(權應商)이 입향하여 개척한 마을로

대은종택(臺隱宗宅), 영덕 변호택(盈德 變湖宅), 영덕 만송당(盈德 晩松堂) 등의 고가(古家)가 있다

 

 

마을 안 도로를 따라 관어대가 있는 상대산으로 오른다

 

 

 

정상 직전의 전망대에 서면

 

 

강(송천천)과 바다를 끼고 있는 넓디넓고 비옥한 병곡평야(柄谷平野)/영해평야가 펼쳐지며

그 뒤로 칠보산(七寶山)이 보인다

 

 

왼쪽 끄트머리에 보이는 영해(寧海) 시가지

 

 

이제 저 데크 계단만 오르면 관어대에 이른다

 

 

14:01   상대산(上臺山) 정상(184m)의  관어대(觀魚臺)

 

 

관어대를 지키고 서 있는 멋진 노송

 

 

목은 이색이 유년 시절에 자주 올라 시를 읆던 곳이다

 

 

목은 이색이 상대산에 올라 바다를 내려다 보며

바다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들을 보고 관어대(觀魚臺)라 이름지었다

 

 

관어대에서 내려다 보이는 고래불해수욕장과  끄트머리의 후포

 

 

고래불해수욕장은 목은 이색 선생이 바다에서 고래가 하얀 분수를 뿜으며 노는 것을 보고

고래가 노는 불이라고 한데서 유래한다

’불‘이란 영덕 방언으로 모래사장이라는 뜻이다

긴 초승달 모양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4.6km명사20라는 이름으로도 유명하다

백사장 길을 걸어서 왕복해야 제대로 그 묘미를 알 수 있다는 의미로 황금해변20라고도 하고

해변 뒤로 소나무 숲이 병풍처럼 걸쳐 있다 해서 송림20라는 이름으로 표기되어 있기도 하다
고래불해수욕장의 긴 송림은 고려시대 때  만 그루의 솔을 심어 태풍을 막아 병곡평야에 해가 없도록 한 방풍림이다

 

 

관어대에서 한동안 망중한을 보내고 관어대를 내려선다

 

 

14:24   대진해수욕장

 

 

뒤돌아 보이는 상대산 / 관어대는 이 방향에서는 보이지를 않네~

 

 

대진(大津)해수욕장

이문열의 소설 젊은 날의 초상에서 주인공이 바다를 보기위해 도착한 막다른 곳이 대진해수욕장이었다

 “돌아가자, 이제 이 심각한 유희는 끝나도 좋을 때다. 절망은 존재의 끝이 아니라 그 진정한 출발이다

삶에 절망하고 생을 포기하려던 45년 전의 한 젊은이는

여행이 끝나는 이 대진 해변에서 긴 방황을 끝내며 비로소 인생의 숭고함과 아름다움을 깨달았은 것이다

 

 

봉송정(奉松亭)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 말까지 있다가 없어진 것을 최근에 고래불해변을 널리 알리기 위해 다시 건립하였다

예전에는 정자 주위의 울창한 송림에 학이 서식하고

푸른 동해의 갈매기가 어울려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경치를 이루었다고 한다

 

 

15:06   고래불해수욕장으로 진입

 

 

고래불해수욕장

 

 

15:29   고래불광장 도착 / 총소요시간 : 17.3km,   5시간 40분

고래의 대형 조형물과 음악분수가 있는 병곡의 고래불광장에서 해파랑길 22코스가 끝나고

부경리 대게누리공원에서 시작한 64km의 영덕블루로드도 끝이 난다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