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의 유유자적(悠悠自適)

등반사진/강원도의 산

곰배령 : 2023. 5. 6. 마운틴산악회

딜라일라 2023. 5. 7. 18:08

 

 

2002년 10월 18일 산림청이 100대 명산을 선정할 때는 점봉산 입산이 자유로웠으나

이후 점봉산이 2026년까지 자연휴식년제에 묶이면서 출입이 통제되었다

그러다가 2009년 7월 15일부터 진동-강선리-곰배령 구간만  생태체험장으로 개방이 되었지만

일부 개념없는 산꾼들은 국공의 감시를 피하여 새벽녘에 점봉산을 몰래 오르기도 한다

 

곰배령에서라도 눈 앞의 점봉산을 바라보고 오기 위해 이번에 일정을 잡았다

작년에 솔바람산악회에서 북설악 화암사-신선대를 경유해서 곰배령으로 가는 산행상품이 있었으나

인원미달로 두 번이나 취소되는 바람에 시간만 허비하다가

이번에 마운틴산악회에서 신선대 대신 자작나무숲을 경유하여 가는 코스가 있어

꿩 대신 닭이라고,  신선대를 경유하겠다는 고집을 버리고 신청을 하게 되었다

 

 

첫 날 저녁과 둘째 날 아침식사를 한 아침가리계곡 입구의 식당  '진동 산채집'

 

 

인제 아침가리골과 적가리골은 여름철 계곡 트래킹으로 유명한 곳이다

1박을 할 펜션도 이곳 인근에 있어 아침가리계곡 입구에 발을 디딘것 만으로도 괜시리 설레인다

 

 

아침 메뉴인 황태 해장국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어제 밤 늦게부터 세찬 비바람이 강풍과 함께 몰아치는데

발목스패츠와 우산으로 무장을 하고 카메라를 단단히 메고 출발을 한다

오늘같은 날씨에 야생화는 언감생심이라 준비한 마크로렌즈는 버스에 고히 모셔두었다

 

 

곰배령은 유전자원보호구역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1일 탐방인원을 45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예약은 인터넷으로 하거나, 해당지역 펜션 민박을 통한 마을대행으로 하는데

입장할 때 신분증을 보여주면서 인테넷예약인지 민박인지를 말한 뒤 플라스틱 입산허가증을 받는다

간혹 민박집 이름을 물어보기도 하기때문에 펜션 이름을 잘 기억하라고 산악회 총무가 주의를 준다

 

 

8:42   점봉산 생태관리센터 출발

하루에 세 번 오전 9시, 10시, 11시에 각 150명씩 입장을 시킨다

 

 

남녘에는 벌써 지고 없는 진달래가 여기에는 아직 생생한 모습으로 탐방객을 맞이하고 있다

 

 

9:08   강선마을 입구

 

 

강선마을로 접어들자 길 아래 계곡 쪽에 펜션같은 건물들이 보인다

 

 

저곳은 TV의 어느 프로에서 보았던 것 같은 눈에 익은 건물인데.....

 

 

강선마을 상가를 지나고

 

 

9:15   중간초소

다리 건너 중간초소에서 입산허가증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제부터 신작로 같이 넓고 평탄한 길은 끝나고 산길이 시작된다

 

 

줄기차게 내리는 비에 이미 신발을 다 젖었고 카메라 간수하기에 바쁘다

천상의 화원이라는 곰배령도 이렇게 세찬 비가 내리는 날에는 공염불인데다가

다양한 야생화를 볼려면 여름이 더 좋다고 한다

피어있는 꽃도 꽃잎을 닫고 있어 흔한 야생화는 그냥 패스하고

중부이북지방에서만 볼 수 있는 개체들만 대충 카메라에 담는다

 

 

고도를 높일수록 더 세차게 몰아치는 강풍으로 우산은 쓰나마나이고

신발과 바지는 흠뻑 젖었고 얇은 바람막이로 무장한 윗도리도 이미 한계치에 도달하였다

움직이지 않으면 저체온증에 낭패를 당할지도 몰라 쉬지않고 부지런히 움직일 수 밖에.....

 

 

드디어 곰이 배를 하늘로 보고 누워있는 모습이라는 곰배령 넓은 마루턱에 올랐으나

미친듯 불어대는 강풍은 악명높은 겨울철 소백산 비로봉의 칼날 강풍은 저리가라다

이미 기대를 저버린대로 작은점봉산은 물론 주변이 온통 화이트아웃이다

카메라 때문에 우산을 접을 수도 없어

모자와 카메라를 우산 속에 깊이 집어넣고 온 사력을 다해 우산을 사수한다

 

 

우산 속에 집어넣은 고개를 들지도 못하고 바닥만 보고 기다시피 인증샷을 찍기 위해 전진한다

 

 

10:04   곰배령(1,164m) / 소요시간 : 1시간 22분

드디어 곰배령 표지석에 왔지만 주변에 인증샷을 부탁할 사람이 없다

추위를 피하기 위해 바쁘게 올라오면서 추월을 많이한 탓에 오늘 곰배령은 내가 첫 방문객이었고 

인증샷을 위해 잠깐이라도 기다릴 계제가 아니다

점봉산은 2026년 통제가 풀리는 그때를 기약하면서 또 뛰다시피 산을 내려간다

하산하는 길도 2015년에 새로 개설하였다는 산속 길로 내려갈 예정이었으나

포기를 하고 오던 길을 그대로 되짚어 내려가기로 한다

빗길에 제발 조심하라는 집사람 말을 들어야지^^

 

 

<참고사진>

아쉬운 마음에 곰배령에서 바라보이는 작은점봉산과 점봉산 사진을 빌려서 올린다

작은점봉산은 곰배령에서 바로 코 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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