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의 유유자적(悠悠自適)

등반사진/경상북도의 산

경주 무릉산(471.6m) : 2022. 8. 11. 한마음산악회

딜라일라 2022. 8. 12. 06:35

당초 산행 계획은 무릉산과 금욕산-금곡산 까지 타고

금곡사로 하산을 해서 원광법사 부도탑을 보고 오는 것이었지만

이정표도 없는 산길이 워낙 묵어 있어 독고개로 가는 도중에 알바를 하는 바람에 헛염불이 되었다

산악회 총 인원 35명 가운데 B조를 제외한 약 25명 중 전 코스를 제대로 섭렵한 인원은 고작 3명 뿐이었다

 못다한 금욕산과 금곡산은 다음 기회의 숙제로 남겨 둔다

 

 

10:25   산행시작

경주시 안강읍 두류리 두류공단 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하는데

두류공단은 페기물을 처리하는 공단인지 이상야릇한 냄새가 한동안 코를 괴롭게 한다

 

공단이 조성되면서 옛 산길 들머리가 훼손되었다면서 산대장은 여기에서 왼쪽으로 바로 치고 오르기로 하는데

과연 여기가 옛 산길 들머리가 맞는지 처음부터 급경사 산비탈 푸석길을 개척산행 하면서 무작정 높은 곳을 보고 오른다

일부는 하곡지 저수지로 돌아가서 오르기도 했다는데 그곳에서도 산길은 찾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10:44   첫봉우리

그렇게 20여 분간 개고생을 해 가면서 오르니 조그만 봉우리에 오래된 무덤 2기가 있다

 

10:50   곧 이어 만나는 두번 째 봉우리

 

석물과 커다란 비석이 서 있는 안동 권씨 묘역이다

 

11:07   세번 째 봉우리에도 무덤이 자리하고 있고

 

11:28    세번 째 봉우리에서 20여 분을 더 진행하여 430m봉 (화산)에 닿는다

산행시간 : 1시간 3분

 

봉우리에는 산악회 시그널과 함께 서래야 박건석 님의 코팅지가 걸려있는데 .....

 

코팅지에는 이곳 430m봉을 화산곡봉이라고 했다

산 아래 화산곡지(花山谷池)의 어원으로

이 봉우리를 화산곡봉 또는 화산(花山)으로 부르지만 지도상의 공식 산이름은 아니다

올해 79세가 되는 충남 서천 출신의 서래야 박건석 님은 이 산을 8,612번 째로 오른 산봉우리인 모양이고

'서래야'는 그의 고향인 서천 쌀을 상징하는 브랜드 명칭이다

 

11:34   임도

임도에서 직진을 해도 되고, 임도를 따라가도 되는데 나중에 무릉산 아래에서 만나게 된다

함께 한 3명 중 한 사람은 임도로 가고 나와 또 한 사람은 직진하여 올랐는데

굳이 힘들게 오를 필요없이 임도를 따라가는 것이 체력 안배에 도움이 되겠다

 

임도에서 직진하여 오르면 산 정상에 높은 통신탑이 세워져 있다

그러고보니 직진하는 길은 이 통신탑을 건설하기 위해 닦은 길인듯 하다

 

 

11:57   드디어 오른  무릉산(武陵山)  정상 / 산행시간 : 1시간 32분

무릉산 정상에서는 키가 큰 나무가 없어 조망이 트이면서

동쪽으로 포항과 동해가 보이고 남동쪽으로는 토함산경주 시가지, 남산이 한눈에 들어오면서

멀리로는 영남알프스의 고헌산과 가지산도 보인다고 하지만 오늘은 오락가락하는 비 때문에 조망은 글렀다

 

무릉산 정상의 산불감시초소를 뒤로 하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아까부터 내리는 비는 가랑비라 그냥 맞고 가기에 딱 좋다.....  목에 메고있는 카메라만 조금 신경이 쓰일 뿐 .....

정상에서 3명을 만나 선두조 몇 명을 제외한 우리 일행은 이제 6명이 된다

 

진행 도중 보았던  숲속에 버려진(?) 삼각점

 

무릉산에서 하산을 시작하여  도중에 점심을 먹고 계속 진행을 잘 하였는데

덕고개가 가까운 지점에서 결국 알바를 하고 말았다

오룩스 지도를 가지고 있는 일행이 두 명인데도 두 사람 모두 서툴다

직진하여 내려갈려니 길이 보이지를 않아 조금전 지나왔던 갈림길로 되돌아 가서

다른 길로 내려가다가 다시 올라오다가 하기를 두어번......그래도 확신되는 길이 보이지를 않아 '헤어질 결심'을 한다

나와 세 명은 젊은 오룩스를 따라 계속 아래로 내려가서 덕고개로 오르기로 하였으나

다른 한 명은 나이 드신 오룩스를 따라 다시 오르막길로 오른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더니 나이 드신 오룩스를 따라 올라가는것이 고생을 덜 하였을 것인데.....

 

14:08   임도

가시덤불에 걸려 넘어지고 긁히고, 미끄러지며.....  우여곡절 끝에 내려선 곳은 검단리 사방 쪽 임도였다

덕고개를 향하여 임도를 따라 올라가는데 임도 끝에서 산길이 보이지를 않는다

이리저리 아무리 찾아보아도 산길은 없어 다시 내려가 아까 보았던 농장으로 가서 길을 묻기로 하고....

 

14:32   임도삼거리

농장주인이 가르킨 임도갈림길에서 덕고개 쪽으로 오르기로 하는데

처음에는 반듯한 길이 시작되더니  나중에는 그 길도 없어지고 만다

조그만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데 쓰러진 나무들이 계곡을 가로막고 있어 빠져나가기가 힘든다

할 수 없이 산행 초입에 무릉산을 향해 개척산행을 하듯이 60도가 넘는 급경사 산허리를 바로 치고 오른다

 

15:01   겨우 능선에 올라 기진맥진한 몸을 잠시 쉬게 한다

 

15:07   드디어 도착한 덕고개

무릉산에서 이곳까지 1시간도 되지않을 거리를  3시간이나 걸렸다

4시까지가 하산 완료 시간이라 내려가기도 바빠서 금욕산과 금곡산은 포기를 할 수 밖에 없다

 

15:21   금곡사 삼거리

시간이 늦었지만 원광법사 부도탑을 보러 약 760m 거리의 금곡사로 간다

 

급히 서둘다보니 금곡사를 미처 카메라에 담지를 못했다

천상 다른 일행들의 사진을 빌린다

 

금곡사(金谷寺)

금곡사는 신라 진평왕 때 대승불교 세속오계를 제정한 학승 원광법사(圓光法師)가

13세에 출가하여 승려가 된 이후 30세인 585년경에 창건하고 수도한 사찰이다

원광법사는 글을 쓰는 문장도 뛰어나서 진평왕의 명에 따라 고구려를 치기 위해

수나라 군사를 청하는 글 '걸사표(乞師表)'를 보낸 기록이 전해진다

 

원광법사 부도탑 (圓光法師 浮屠塔) /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97호

원광법사의 사리가 모셔진 부도탑은 둥근 모양의 다른 부도탑과는 달리 석탑 형태를 하고 있다

부도탑은 1층 몸돌과 3층 지붕돌만 남아 있었던 것을 3층 석탑으로 복원한 것인데

우리나라 최초의 부도로 알려져 있다

 

 

탑신의 1층 몸돌 4면에는 문 모양의 무늬가 새겨져 있으며 그 안을 파내어 불상을 새겨 넣었다

 

금곡사에서 삼거리로 돌아와 저수지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는 버스까지 약3.5km를 가야한다

초반의 숲길을 벗어나면 나머지 길은 땡볕에 무방비로 노출이 되는데 오늘은 비가 와서 다행스럽다

 

화산곡지(花山谷池)

중부지방은 폭우로 물난리가 났는데 남부지방은 가뭄으로 저수지의 물도 바닥에 깔려 있다

며칠 전 청송 얼음골에 갔을 때 그 유명한 옥계계곡의 물도 가뭄으로 수량이 줄어들어

수온도 미지근하면서 이끼까지 끼어 있을 정도로 남부지방의 가뭄은 예사롭지가 않다

 

화산곡지 너머로 보이는 금곡산(金谷山)과 금욕산(禁慾山)을 아쉬운 마음으로 작별을 한다

산 이름 그대로 욕심을 버려야지~

 

16:18   버스 / 총산행시간 : 5시간 53분

하산을 해서 들어보니 모두들 제대로 된 길을 찾지못해 고생고생을 하다가 탈출을 하였다하고

알바 도중 '헤어질 결심'을 하였던 두 사람도 덕고개까지는 어찌어찌하여 갔지만 결국 덕고개에서 바로 하산을 했단다

오늘, 전구간 완주를 한 사람은 겨우 3명에 불과하였고 산대장도 완주를 하였다지만 1시간이나 늦게 하산을 한다

국제신문에 안내된 산행지라 별 생각없이 반바지를 입고 온 탓에 양다리는 알바를 하면서 가시에 긁혀 상처 투성이다 

마누라님의 잔소리에 신경이 쓰인다

하지만, 내리는 비로 인해 하산식은 차 안에서 하는데  새콤달콤한 가오리무침이 산행의 피로를 싹 가시게 한다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