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을 망설이다가 오전 11시경 부터 비가 그친다는 일기예보를 믿고 따라 나섰는데
기상청의 그 일기예보는 정말 정확했다
상주로 향하는 내내 비가 내리더니 김천을 지나면서 비는 잦아들기 시작하였고
산행들머리인 마공리에 도착을 하자 비는 완전히 그쳤다
기양산(岐陽山)은 백두대간상의 국수봉에서 한줄기가 뻗어 내려와 여남재(상주-김천)에서 잠시 멈춘 후
백운산을 거치면서 다시 솟구친 산으로
상주지역 사람들에게는 조양산(朝陽山)으로 더 잘 알려진 산이다
산세가 부드러우면서 아기자기 하고 백두대간 상주구간을 조망할 수 있어서 좋은 곳이다
경북 상주시 청리면 마공리 마을회관
11:08 산행 시작
산행 초입의 주변에는 온통 아름드리 감나무에 가을 햇살에 잘 익은 탐스러운 감들이 달려 있다
비가 그치자 산자락의 골안개도 서서히 걷히며 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감나무
이곳 마공리는 유난히 감나무가 많고
모과
모과에 사과 농사까지 다양한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비가 그친 뒤의 가을날의 산행은 쾌적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습도가 높아 시원한 가을바람이 끊임없이 불어대는 속에서도 땀이나기 시작한다
11:30 산지산 정상
삼각점 외에는 아무런 구조물이 없다
이제부터는 다소 편안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도라지모싯대
모싯대인 것 같은데 꽃이 피어있는 모습이 좀 달라서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니 '도라지모싯대'라고 한다
모싯대는 꽃차례가 엉성한 원추꽃차례로 줄기 윗부분에서 복수의 꽃대가 나오고
도라지 모싯대는 총상꽃차례로 하나의 꽃대에 꽃이 줄지어 핀다고 한다
<참고사진> 지난 9월 28일 영양 부용봉 산행 때 만났던 모싯대
진행 방향 왼쪽으로 저기 마공성과 용방산이 보이고
산길은 농장을 조성하기 위해 나무를 벌목한 듯한 절개지 옆으로 이어진다
농장을 조성하기 위해 벌목한 절개지의 규모가 꽤나 크다
12:04 신암산
정상석은 없고 자연석에 누군가가 매직으로 신암산이라고 써 놓았다
기양산 정상이 가까워지자 유순하던 능선길은 점점 가팔라지기 시작하고
크고작은 바위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수다사(水多寺) 갈림길
구미 쪽에서 기양산을 오를때는 수다사에서 시작하여 저 길로 오르게 된다
기양산 서봉을 넘고
12:57 이내 기양산(岐陽山) 정상에 발을 내딛는다 / 산행시간 : 1시간 27분
기양지맥이 구미와 상주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보니
구미에서는 연악산(淵岳山)으로 부르고 있고
그러다보니, 기양산에는 정상석이 두 개인데
상주 사람들에게는 조양산(朝陽山)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정상 인증샷은 그래도 공식 명칭인 기양산(岐陽山) 정상석에서 찍는다
정상에서 간단한 점심을 먹고, 하산은 이정표의 오른쪽 마을회관 방향으로 내려서야 하는데
이정표도 보지않고 무심코 직진하여 내려가다가 길이 이상해서 다시 돌아와 보니 알바를 하고 있었다~
이 이정표를 보지 못했으니 .......
13:22 수선산(修善山) 갈림길
기양산 정상에서 곧 가팔라지는 급경사 내리막 길을 지나 안부에서 잠시 오르면 수선산 갈림길이다
뒤에 오시던 권형님은 혼자서 수선산까지 갔다가 돌아왔다고 한다
80중반인 그 연세에 정말 대단하신 체력이다
진작 알았다면 나도 따라 붙을걸..... 수선산은 가보지 못했는데..... 쩝~
바위지대는 계속이 되고
커다란 암벽 옆을 돌아서 가면
커다란 바위 암봉으로 형성된 용방산 정상이 나온다
13:38 용방산 정상
마공리 마을로 바로 빠지는 갈림길
14:07 마공성(馬孔城) 정상
신라시대 진흥왕 때 축성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테뫼식 산성인 마공성은 지금은 흔적을 찾기가 힘들고
여기까지 오는 동안 산성의 흔적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보지를 못했다
테뫼식 산성이란 산 정상부를 중심으로 성벽을 두른 규모가 작은 산성을 말한다
마공성에서 뒤돌아 보는 오늘 우리가 걸어온 능선
산능선 오른쪽 아래 비탈면에 반짝거리는 흰색의 물체가 보여 망원으로 당겨 보았더니
사과 농장인듯 햇빛을 반사시키기 위해 나무 아래 깔아둔 은박지인 것 같다
저 거대한 산골짜기를 사과나무로 뒤덮고 있다니 그 규모가 가늠이 안된다
아까 산지산에서 신암산으로 갈 때의 그 절개지도 저렇게 대규모 과실 농장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였던건가?
마공성(馬孔城)에서 내려서는 길은 제법 비탈진 내리막으로 조심스러웠는데
어느정도 고도를 낮추자 길은 완만하게 이어지며 산책하듯 걷게 된다
마을회관까지는 이제 700m밖에 남지 않았다
저 멀리 맞은편의 서산을 바라보는 전망좋고 풍광좋은 곳의 명당 자리를 차지한 봉분
14:43 마을 안길 도착
이 동네는 감이 지천에 널려 있다
인심좋은 어느 어르신은 이렇게 담 위에 소담하게 감을 쌓아두고
지나가는 우리들에게 먹으라고 아낌없이 내어준다
홍시 두 개를 먹었더니 배가 불러 나머지는 주머니에 곱게 넣고 왔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감은 얼마든지 가져가도 좋다는 말에
얼씨구나 하고 여자분들은 한 보따리 씩 가득 주워 담는다~
마을 입구의 송덕비들을 지나
오전에 출발했던 마공리 마을회관으로 원점회귀하여 산행을 마감하는데
날씨는 언제 비가 내렸느냐는 듯 파란 가을하늘을 보이고 있다
14:55 산행 종료 / 총산행시간 : 3시간 47분
마을회관 수돗가에서 씻고 습도가 높은 탓에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된 옷을 갈아입으니 날아갈 것만 같다
2달 보름간의 약 복용이 어제 끝났다
두부와 도토리묵과 함께 오랜만에 마시는 막걸리 맛이 이다지도 좋을수가^^
산행대장 말맞다나 금년 5월 배알도에서 시산제를 정성드려 지낸 탓인지
올해는 여태껏 우중산행은 용케도 피했다
마을에서 마주 보이는 서산
시골사람 답지않게 상술좋은 아주머니가 파는 이동트럭에 사람들이 너도나도 몰려든다
알타리배추에 호박, 대추, 가지 등등 아주 싸게 판다고 아우성이다
싸다는데 놓치면 후회될까봐 나도 애호박 5개를 5천원 주고 산다
된장국도 좋고 호박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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