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날 아침 일찍 혼자 일어나 숙소 인근에 위치한 명월오름을 답사한다
지리를 모르니 믿는 것은 카맵 하나뿐 ~
도중에 명월 팽나무 마을길을 지나게 되는데
명월대라는 명승지가 있는 오래된 마을답게 아름드리 팽나무 고목들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명월대(明月臺)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제7호로, 조선 후기 이 지방 유학자들과 시인들이 어울려 풍류를 즐기던 곳이다
옛날에는 맑고 고운 시냇물이 흘러 주변의 울창한 팽나무들과 함께 명월대의 운치를 돋우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물도 흐르지 않고 옛 석교와 석대는 원형대로 남아 옛 영화의 흔적만 간직하고 있다
팽나무 군락지를 지나 조금 더 가면 저기 나즈막한 명월오름이 보이는데
오름 주변은 양계장들이 모여있는 축사단지로 조성이 되어 있었다
명월오름 정상은 울타리로 둘러처져 있어 그대로 발길을 돌린다
명월대
아이들 출발 준비하는 동안 집사람과 함께 바닷가 구경을 나갔는데
집사람 컨디션이 좋지않아 일찍 돌아와야 했고
약국에 들러 약을 사는 등 한동안 부산을 떨었다
한림읍 협재리 협재해변 / 물 색깔이 연하고 곱다
한여름이 아닌 6월의 아침나절인데도 물에 뛰어든 젊은이들이 보이네
우리집 장난꾸러기 외손주 김아섭
협재해변 앞의 비양도
둘째 날의 점심은 구좌읍 세화리의 해산물 전문식당을 찾았는데
이 식당의 메인메뉴인 전복구이가 특히 맛이 일품이었고
갈치조림도 칼칼하고 간이 딱 맞아 어제 먹었던 갈치통구이의 심심했던 입맛을 되찾아 주는듯 했다
그리고, 전복돌솥밥
애기들을 위해서는 별도로 심심하게 구운 생선구이로 ~
성산포항에서 페리에 차를 싣고 이제 우도로 건너간다
우도에 들어가면 이동수단으로 순환버스가 있고
스쿠터나 전기자전거, 작은 전기자동차 등을 대여하는 곳도 있지만
우리는 인원이 8명이라 차를 가지고 들어가는 것이 더 편리하고 경제적일 것이다
달리는 배 위에서 신나하는 녀석들...... 어른들도 덩달아 즐겁다~
성산포항에서 보이는 성산일출봉
우도(牛島)
줌으로 당겨 본 우도 / 섬의 형상이 소가 누워있는 모습이라 牛島라고 한단다
성산일출봉
모터 보트가 여객선 옆을 스치듯 지나가고, 보트 위의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그렇게 15분을 달려 우도에 도착을 하고 .....
홍조단괴? 무슨말이지? 제주도 방언인가?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산호해수욕장의 독특한 모래를 일컫는 것이었다
우도에서 조망되는 성산일출봉 모습
홍조단괴(紅藻團塊) 해빈(海濱) / 서빈백사(西濱白沙) 산호해수욕장
홍조단괴는 해조류(海藻類) 중의 하나인 홍조류가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쳐 작은 모래위에 붙어 성장하면서 둥글게 형성된 것을 말하는데
일반 흰모래와는 형태와 굵기가 많이 다르고 이 때문에 해변의 물빛깔도 연한 에메랄드 색을 띈다
우도 홍조단괴해빈은 2004년 4월 9일 천연기념물 제438호로 지정되었다
홍조단괴 / 팥알이나 콩알 정도의 크기들이다
이날 아섭이는 바지를 홀랑 젖어버려 옷을 갈아입을 수 밖에 없었다
다음 찾은 곳은 우도에 가면 필수 탐방코스로 유명한 수제 땅콩아이스크림 맛보기란다
수제 땅콩아이스크림 하나씩 의무적으로 맛보기 ~!
우도 검멀레 해변
검멀레 해변은 산호해변에서 정 반대인 섬 동남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검멀레는 '검은 모래'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 이름답게 해변의 모래 색깔이 검다
검멀레 해변의 동안경굴 / 고래가 살았다는 동굴이란다
우도 여행으로 출출해진 배를 채우러 들런 조그만 식당
해녀들이 직접 잡은 해물로 요리를 한다는데 아들 내외가 적극 추천하는 집이다
소라 숙회와 조개죽으로 간단히 시장기를 때우고
이제 성산일출봉을 오르기 위해 다시 일어선다
소라숙회 / 소라회와는 또다른 이색적인 맛이다
조개죽
우리 며느리가 제일 맛있어하는 음식인데 아침 식사 대용으로 상식을 해도 되겠다
소라숙회와 조개죽으로 원기도 회복했겠다~ 이제 바라고 원하던 성산일출봉 등반을 위해 룰루랄라 간다
그간 제주도에 여러번 왔었어도 저 성산일출봉을 올라가보지는 못했다
( 사진촬영 포인트에서 바라보이는 성산일출봉 )
성산일출봉에서 처음으로 찍어보는 기념비적인 사진 한 장 !
30여분이면 오른다고 하니 아들 부부도 함께 올라가기로 하는데 ......
그런데, 이게 무슨일인가? 매표소가 문을 닫았다
알고보니, 코로나19 방역대책으로 하루 유료입장을 1,200명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오후 5시가 넘은 늦은 시각이다보니 이미 마감이 되어 아쉽게도 일출봉을 오르지 못하고 만다
이럴수가 .... 그렇게도 벼루고 벼루던 성산일출봉 산행이었는데 ... 쩝 ~
하는수 없이 무료코스를 따라 둘러보기로 한다
성산일출봉을 오르지 못한 덕분에 시간이 남아 예정에는 없었던 인근의 섭지코지로 향하는데
섭지코지는 나도 그간 두 번이나 왔었고 다른 가족들도 몇 번 답사를 했기에 당초에는 생략을 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섭지코지를 다시 한 번 더 올라보았기에 가족들의 새로운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
선돌바위
말타기 체험을 하는데 겁도없이 집사람이 선뜻 나선다
외할머니는 아섭이와, 외숙모는 로아와 함께 말 위에 오른다
우리 아섭이는 백마를 탄 왕자가 되었네 ~
관중들을 향한 인사도 잊지않고 .....
이제 저 끝의 등대를 향해 간다
선돌바위
금계국과 등대 / 구도를 아주 잘 잡았다
( photo by 조해림 )
아빠 등에 업혀오는 아섭이와는 달리
씩씩하게 혼자 걸어서 올라가는 용감무쌍한 로아
도중에 힘이들면 잠시 쉬었다가
기어코 정상까지 올라온 장한 우리 김로아
울타리 위에 겨우 걸터앉은 모양이 영 불안불안한 노여사
오늘의 저녁 회식은 서귀포시 표선면의 이 흑돼지구이 식당에서 가지는데
오늘 저녁은 아들 내외까지 합세한 진한 뒤풀이가 기다리고 있다
식당 세팅을 하는 동안 잠시 주변을 둘러보는데
차 위에 텐트를 친 차박 광경을 목격하고 호기심에 다가가 보고
드디어 우리들의 회식연이 시작된다
이 식당을 포함하여 3박4일 동안 찾는 모든 음식점들은 딸과 아들 부부가 경험하고 맛을 보았던
유명 맛집으로 소문이 난 핫플들 중에서 고르고 고른 집들이라고 하니
나와 집사람은 그저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제주산 흑돼지고기에 제주산 한라산소주다
이왕이면 맥주까지 제주맥주로 할려고 했는데 어제 맛을 보니 좀 싱거운 느낌이 들고
아직 숙소에도 마시다 남은 맥주들이 있다
흑돼지 참숯구이
역시 돼지고기는 흑돼지이고 게다가 제주산 흑돼지 아니겠는가
늦은 밤 돌아 온 숙소 '새왓댁' 민박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에 있는 민박집이다
숙소에는 인근 남원읍 신흥리에 살고있는 고향친구 김상재가 기다리고 있었다
친구는 약1년 전 포항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제주에 와서 살고 있다
전보다 더 건강해진 모습이라 제주살이가 좋긴 좋나보다~
친구는 떠나고, 젊은 사람들끼리는 남은 여흥을 풀지만
나는 내일 아침의 한라산 등반을 위해 몸을 사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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