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의 유유자적(悠悠自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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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동 비석문화마을 : 2021. 1. 30

딜라일라 2021. 1. 31. 14:27

 

오늘은 며칠 전 천마산과 옥녀봉 둘레길을 트래킹하면서 지났던 감천문화마을 인근에 있으나

시간과 일정상 그냥 통과하였던 비석문화마을을 답사한다

 

비석마을과 이웃한 감천문화마을이 1953년 11월 부산역 대화재로 인하여

보수동과 동광동 일대에 집단거주하던 태극도 교도들의 강제이주에 의해 인공적으로 이루어진 반면

(그래서, 옛날에는 감천문화마을을 태극도마을이라고 불렀다)

비석마을은 해방과 한국전쟁에 의해 자연적으로 형성된 삶의 몸부림의 흔적이다

 

토성역 8번 출구를 나와 걸어서 올라간다

버스를 이용할려면 사하구 1-1번이나 서구 2번 마을버스를 타면된다

 

비석마을로 가는 도중의 저 국수집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

 

곳곳에 걸려있는 비석문화마을 안내판을 따라 오른다

계속되는 오르막길지만 경사가 그닥 심하지는 않아 쉬엄쉬엄 오르면 걸을만하다

 

부산항의 전망이 내려다 보이는 비석문화마을 쉼터

 

옛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교복입은 남녀 학생들의 모형이 설치되어 있다

 

쉼터에서 조금 오르면 산상교회가 나오고 

비석마을 답사는 지금부터 시작된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1443년(세종25년)에 부산포를 개항한 후

1678년에 용두산과 복병산 일대에 초량 왜관이 형성되고

1892년에 복병산 조차(租借)에 관한 협정으로 일본인 공동묘지로 이용되었으나,

1905년 북항을 매축하면서 필요한 토석을 복병산에서 채굴하기 위해

공동묘지를 아미산으로 이전하면서 대신동에 있던 화장장도 아미산으로 옮기게 되었다

 

광복 후 귀환 동포들이 부산을 찾은 데 이어 한국전쟁으로 많은 피난민들이 부산으로 몰려들었다

처음에는 생계를 위해 주로 시내 주변에 자리를 잡고 터전을 마련하였으나

정부의 철거 정책 등으로 갈 곳을 잃자  다시 가까운 아미동으로 옮겼다

당시 아미동에는 광복으로 서둘러 돌아간 일본인들이 미처 수습해 가지 못한 묘지들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묘지든 무엇이든 우선은 살고 봐야 하였던 사람들은 묘지 위에다 천막을 치고는 집으로 만들었다

일제 강점기 죽음의 공간이었던 아미동 산19번지는 그렇게 산 사람의 공간으로 바뀌었던 것이다

 

비석마을의 상징인 묘지위의 집

일본사람들의 묘지는 석축을 쌓고 그 위에 무덤을 쓰는데 이 집은 그 묘지 석축 위에 그대로 집을 지었다

지금은 사람이 살지는 않는데 붕괴될 위험이 있어 안전을 위해 주변을 유리로 둘러싸 보호하고 있다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이 같은 한 공간 위에서 공존을 했으니 이를 어떻게 표현을 해야하나?

문득 원효의 '오도(悟道)/해골물 깨달음'이 떠오른다

원효스님은 모든 것이 사람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하지만, 이것은 생존을 위한 원초적인 몸부림이었을 뿐 .....

 

집 주위에는 무덤의 비석과 상석들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답사는 이 집 왼쪽의 골목길로 들어서면서 시작이 된다

 

골목 안에 있는 행복마을 안심카페

 

 

카페의 석축에도 비석 여러 개가 사용되었다

 

지금도 주민들이 살고있는 동네라 발소리마져 죽여가며 조심스럽게 이 골목 저 골목을 눈치 살피며 다닌다

 

비석과 상석들은 주로 석축이나 계단석으로 많이 사용된 흔적이 보이고

필요에 따라 가스통 받침대나 디딤돌 등 그 용도가 다양하다

 

하늘전망대

 

 

전망대에서는 부산의 바다 쪽 조망이 트이는데

이 비석마을의 역사와 연관이 있는 용두산과 복병산도 저기 보인다

복병산에 있던 일본인들의 공동묘지가 이 아미산으로 이전을하여 있었고,

1954년 12월의 용두산공원 피란민촌의 대화재로 인해 시내 곳곳에 닥지닥지 모여있던 피란민 판자촌들이

화재의 위험성을 차단하려는 정부 정책에 의해 쫓겨나면서 자연스럽게 산으로 몰리게 된 것이다

 

산복도로변에는 피란살이의 애환을 담은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고

 

비석마을의 사진과

 

서구의 이곳저곳 옛 풍경들이 전시되어 있다

 

 

버스정류장 뒤 아미농악발원지에는

 

옛 전통놀이를 재현한 수준눞은 타일 조각 작품들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아미농악발원지 위에는 어린이놀이터가 있는데

 

그 놀이터 계단석에도 커다란 비석이 하나 박혀 있다

 

감천고개 쪽에서 내려다 본 비석문화마을 입구

 

이제 감천문화마을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감천고개 위 아미성당과 감정초등학교를 연결하는 육교 위에서 본 비석마을

 

아미성당에서 내려다 보이는 비석마을을 끝으로 오늘의 비석문화마을 답사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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