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의 유유자적(悠悠自適)

등반사진/서울,경기도의 산

가평 유명산(862m)-용문산(1,157m) : 2020. 8. 22 벚꽃산악회

딜라일라 2020. 8. 23. 16:11

용문산(龍門山)은 경기도에서 화악산(1,468m), 명지산(1,267m), 국망봉(1,168m) 다음으로 

네 번째로 높은 산으로 험난한 바위산이다

용문산 정상은 1966년 공군관제센타가 들어서면서  출입이 금지되었으나

2007년 11월 개방되었지만 지금도 군 부대 쪽으로는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유명산과 용문산 모두 등고도가 들쑥날쑥함이 없는 유순한 편이고

유명산에서부터 배너미고개까지는 행글라이더 탑승장을 오가는 임도길이 계속된다

 

부산에서 새벽 6시에 출발한 버스는 고개길을 한참 올라 10시 20분경 해발 550m인 선어치에 닿는다

 

10:22   선어치 출발 / 산행 시작

 

산길은 음식점 뒷편으로 열려 있다

 

오늘 중부지방에는 오전에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비가 왔는지 땅이 축축하다

 

10:41   첫 이정표

 

10:59   소구니산 도착 / 산행시간 : 37분 경과

'소구니'란 작은 언덕배기 사이에 아늑하게 자리잡은 마을을 말하는데

'작은 산과 작은 언덕배기'라는 뜻이겠다

 

이 소구니산과 유명산은 지난 2011년 8월 강원도 원주에 있을 때 혼자서 올랐던 산인데

그때는 차량관계로 용문산까지는 종주를 하지 못했는데 오늘 그 숙제를 하는 셈이다

 

< 참고사진 : 2011. 8. 15 소구니산 정상 사진 >

 

11:21   유명산 밑 삼거리

유명산으로 갔다가 여기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

 

 

11:25   유명산(有名山) 정상 / 산행시간 : 1시간 3분

본래의 이름은 이 일대에서 말을 길렀다고 해서 마유산(馬遊山)이었는데

웃지못할 사연으로 산 이름이 지금의 유명산으로 바뀌었단다

 

 

 

유명산은 능선이 부드럽고 완만하여 산 자체보다는 자연휴양림과 유명계곡으로 더 유명하다

계곡길이 5km의 유명계곡(입구지계곡)은 유명농계(有名弄溪)라 하여 가평8경 중의 하나다

 

9년전에 왔을 때도 8월이고  비 온 뒤의 날씨라 흐리고 비안개가 자욱해서

주변 경치 감상을 하지 못했는데 오늘도 마찬가지다

 

< 참고사진 : 2011년 8월 15일의 유명산 정상 사진 >

 

 

11:36   삼거리

삼거리로 다시 돌아와서 왼쪽으로 용문산을 향해 걸음을 계속한다

 

유명산 정상에서 배너미고개까지는 편안한 임도 내리막길이 약 1.6km 계속되어

종주산행에서의 피로도를 이 구간에서 조금이나마 덜게 된다

 

행글라이더 탑승장

 

이렇게 안개가 자욱한 날씨에도 행글라이더 탑승이 가능한지

아이들을 포함한 한무리의 사람들이 탑승 준비를 하고 있고

배너미고개까지 가는 동안 탑승장으로 오가는 차량들로 임도는 분주했다

 

 

자욱한 안개 뒤로 저기 산아래 마을과  홍천강인듯한 강줄기가 보이지만 

 

망원으로 당겨 보아도 희미한 윤곽만 보일 뿐이다

 

한강기맥을 알리는 이정표

한강기맥은 오대산 두로봉에서 분기하여 계방산, 덕고산, 용문산, 청계산을 거쳐 두물머리(양수리)에서 끝을 맺는 

162.6km의 산줄기인데, 한강기맥에서 오대산 다음으로 큰 산이 용문산이다

 

12:24   배너미고개

여기까지 편안한 임도길과 이별하고 이제부터 용문산을 향해 산길로 접어들어야 한다

 

 

 

배너미고개에서 용문산으로 오르는 산길 입구

 

배너미고개에서 산행을 조금 진행하다가 나오는 적당한 장소에서 점심을 먹는다

 

 

13:10   설매재휴양림 갈림길

 

13:37   군부대 정문 앞

 

 

군부대로 올라가는 길을 막는 차단기는 없고,  오른쪽에 돌아가는 길이 안내되어 있다

 

 

13:53   장군봉 갈림길

이때쯤부터 기어코 소나기가 아닌 그야말로 폭우가 천둥번개를 동반하여 퍼붓기 시작을 한다

카메라를 꺼내 사진찍기도 힘들고 번개 때문에 등산스틱에도 잔뜩 신경이 쓰인다

 

14:23   용문산 정상 밑 갈림길

정상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 여기에서 용문사로 하산을 해야 한다

 

갈림길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무시무시한 경사도를 자랑하는 227계단길

 

정상으로 가는 길은 이렇게 군부대에서  철조망의 출입문으로 통제를 하고 있었다

 

 

정상 아래의 조그만 정자

비 속의 정자는 짙은 비안개로 주변은 아무것도 보이지를 않는다

 

14:31   드디어 용문산 정상에 선다 / 산행시간 : 4시간 9분

이로서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 98번 째를 등정하게 된다

 

 

폭우 속에서도 인증샷은 어떻게든 찍는다

 

유명산에서 용문산으로 이어지는 이제까지의 능선길은 부드럽고 완만하였지만

이제 용문사로 하산하는 길은 경사도 급하고 돌투성이의 암석길이라 무척 위험하고 힘이 든다

우리는 오늘 계곡길로 내려가지만  능선길도 경사가 심한 것은 마찬가지라고 하는데

산행안내기에 보면 이 용문산을 어느 코스라도 오르내리는 것은 초보자에게는 무리이고

산행능력 중급 이상자의 코스로 소개되어 있다

 

 

15:08   상원사 갈림길

 

15:20   계곡 합류

천둥번개는 그쳤지만 아직도 실비는 내리고 있다

 

15:31   마당바위

 

용문사 은행나무가 먼저 산꾼들을 맞이해 준다

 

16:13   용문사 / 산행시간 : 5시간 51분

비는 어느새 그치고 하늘이 조금씩 개이기 시작한다

 

용문사는 신라 선덕왕2년(913년)에 대경화상이 창건한 고찰이지만

1907년의 정미의병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사찰의 대부분이 전소된 이후 재건되어

그 옛날의 흔적들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용문사 석탑과 은행나무

 

 

둘레 15.2m, 높이 42m인  천연기념물 제30호인 용문사 은행나무는 

동양최대의 은행나무이고 수령 약1,100년~1,300년이나 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다

이 나무는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 그의 세자인 마의태자와

또, 신라의 고승인 의상대사 등과 얽힌 전설이 있는 나무로서

조선 세종 때는 정3품의 벼슬인 당상직첩을 하사 받아 

속리산의 정2품송(천연기념물 제103호)과 함께 유명세를 받고 있는 나무다

(참고 : 영동 천태산 영국사의 은행나무는 수령 약1,200년 된 천연기념물 제223호이다)

 

 

16:40   용문사 일주문

 

 

1907년 7월 1일 일제에 의해 대한재국 군대가 강제 해산을 당한 이후

고종황제가 헤이그에 밀사를 파견하여 일제의 조선침략 부당성을 세게 각국에 호소하고

고종황제마저 강제 퇴위를 당하자 

조선 각지에서 의병의 무력항쟁이 붕기한 정미의병(丁未義兵)이 발발한다

당시 양평에서 분기한 의병들은 용문사, 상원사, 사나사를 중심으로 강력한 투쟁을 전개했는데

위기의식을 느낀 일제는 8월 24일 항쟁의 근거지 중 한 곳인 용문사를 습격하여 불을 질렀다

일본군에 비해 열악한 조건의 의병들은 용문사에서 퇴각하여

상원사와 사나사로 피한 후 맞서 싸웠지만 역부족으로 패하고 만다

일본군은 용문사에 이어 상원사와 사나사까지 소각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위정척사(衛正斥邪)

조선말기에 유학자들이 개화에 반대하면서 내세운 말로서

정학(正學)과 정도(正道)를 지키고 사학(邪學)과 이단(異端)을 물리치자는 뜻

 

애군우국(愛君憂國)

백성을 사랑하고 나라를 근심한다

 

16:50   용문사 주차장 도착 / 산행 종료 (총산행시간 : 6시간 28분)

한여름 무더위 속의 산행이었지만 우중산행을 한 덕분에 그나마 견딜만 했다

몰골은 비록 물에 빠진 생쥐꼴이지만~

 

하산식은 단지 주차장 옆  산채비빔밥으로 마무리를 한다

 

오늘의 산행 인원은 고작 18명 뿐인데

코로나와 긴 장마로 몇 번의 연기 끝에 산악회에서도 미안한지

적자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결단을 내려 산행이 성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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