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갑산(梧甲山)은 경기도 여주시의 가장 남쪽인 점동면과
충청북도 음성군 감곡면, 충주시 앙성면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산으로
오늘의 주 등산로는 경기도와 충청북도를 구분짓는 도계능선(道界陵線)을 따라 걷는다
오갑산(梧甲山)이라는 이름은 삼국시대에는 이 산을 오압산(梧壓山)이라 불렀었는데
고구려와 신라가 한수지역 농토 확보를 위해 잦은 싸움을 하면서
이 산 정상에 진영(陣營)을 치고 군대를 주둔시키면서부터
군사들의 갑옷을 뜻하는 갑(甲)자를 사용해 ‘오갑산梧甲山’이라는 이름이 생겼다는 설이 전해진다
또는 조선조 때 산자락 곳곳에 오동나무가 많아서 생긴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
주능선은 오르내림이 많이 없는 완만한 흙산이라 거리에 비해 산행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는다
11:46 여주시 점동면 관한1리 주차장 출발
국수봉을 비롯한 오갑산의 주능선이 길게 드러누워있는데 한 눈에 보아도 산세는 완만하다
산 너머는 충주시 앙성면이다
청노들계곡은 어제 내린 비로 계곡물이 시원한 소리를 내며 철철 흘러내리고 있다
12:14 임도를 건너 사면길을 계속 치고 오른다
12:28 오사고개 / 산행시간 : 42분
능선 위의 오사고개에서부터는 완만하고 유순한 길이 이어지고
12:39 잠시 비탈진 오르막을 오르면 첫 번째 헬기장이 나오고
12:48 이내 두 번째 헬기장인 완장봉(完長峰) 정상에 닿는다 / 산행시간 : 1시간 2분
완장봉에서는 동북방향으로만 조망이 펼쳐지는데
남한강 건너 원주시 귀래면의 미륵산과 더 멀리로는 백운산과 구학산, 십자봉도 시야에 들어온다지만
어디가 어딘지는 확실하게 구분은 못하겠다
그렇지만, 원주의 저 산들은 모두 십여년 전 이태성과 함께 원주에 있을 때 자주 올랐던 산들이다
완장봉에서부터는 도계능선(道界陵線)을 따라 걷는다
12:56 세 번째 헬기장을 지나고
꺾여 쓰러진 커다란 나무가 개선문처럼 아치를 이루고 있는 아래를 통과하여
13:00 국수봉에 도착을 한다 / 산행시간 : 1시간 14분
그런데, 엉뚱하게도 오갑산 정상석이 정상인 이진봉(609.4m)보다 더 낮은 이 국수봉(594/585m)에 있다
우습게도 오갑산에는 정상석이 무려 3개나 있다
충주시 앙성면 기관단체협의회에서 세운 이 정상석을 비롯하여 이진봉에도 두 개가 더 있는데
그것들은 여주시 점동면 청안산악회에서 세운 것과 충청북도 음성군에서 세운 것들이다
오갑산이 도(道)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보니
경기도 여주시와 충청북도 충주시, 음성군에서 각각 경쟁적으로 세운 결과로 정상석이 3개나 된 것이다
이런 현상은 행정구역 경계를 이루고 있는 여러 산들에서 종종 볼 수 있다
펑퍼짐한 안부인 진터(陳址)
고구려와 신라가 진영(陳營)을 쳤던 장소였는가? 진영을 칠 만큼 그렇게 넓지도 않은데.....
삼지송(三枝松)
13:15 삼형제바위 갈림길
100m 거리인 오갑산 정상을 먼저 갔다가 돌아와서 삼형제바위 쪽으로 가야 한다
13:17 오갑산 정상 이진봉(夷陣峰) / 산행시간 : 1시간 31분
명나라 장수 이여송이 진을 친 곳을 오랑캐 이(夷)자를 써서 ‘이진터(夷陣址)’라고 불렀는데
산 이름도 여기에서 연유된 것으로 보인다
또, 아주 먼 옛날 오갑산이 남쪽에 있는 원통산과 크게 싸움이 붙었을 때
오갑산이 원통산을 이겼다는 뜻에서 ‘이긴봉’으로 불리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이진봉으로 불렸다고 하기도 한다
경기도 여주시 점동면 청안산악회에서 세운 두 번째 정상석
정상석에는 임진봉이라고 적혀 있는데
오갑산에는 임진왜란이 일어난 해인 임진년(壬辰年)에 왜군을 막기 위해
산 전체가 적을 막는 진지(陣地) 역할을 했었다는 설에서 임진봉(壬辰峰)으로도 불린다고 한다
이진봉 정상에서 50m 정도 더 가면 .....
음성군에서 세운 세 번째 정상석이 삼각점과 함께 나온다
13:40 삼형제바위
삼형제바위라기에 내심 기대를 했는데 누구말마따나 그냥 '삼형제돌'이다~
전망바위
전망바위에 서면 발아래로 조망이 호쾌하게 펼쳐진다
저기 보이는 충주의 국망산과 보련산은 2019년 7월에 올랐던 산인데
옛날 임오군란 때 명성황후가 피난을 와서 있는 동안
한양소식이 궁금해서 매일 산마루에 올라가 한양을 바라보았다는 산이 국망산(國望山)이고
보련산(寶蓮山)은 하남고개를 사이에 두고 국망산과 마주보고 있다
저 원통산은 오갑산과 관련된 설화가 있는 산이다
오갑산 정상이 이진봉인데, 아주 먼 옛날 오갑산이 남쪽에 있는 원통산과 크게 싸움이 붙었을 때
오갑산이 원통산을 이겼다는 뜻에서 ‘이긴봉’으로 불리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이진봉으로 불렸다고 하고
이때 원통산은 오갑산과의 싸움에서 억울하게 졌기 때문에 원통산(怨慟山)으로 부르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진행방향의 옥녀봉
뒤돌아 본 이진봉
13:49 서천고개
여기에서 오늘의 들머리인 어우재미술관 쪽으로 바로 하산을 할 수 있다
14:00 옥녀봉(삼태봉) / 산행시간 : 2시간 14분
이진봉에서 옥녀봉까지 구간은 산길이 잡풀로 덮혀 있고 다소 험하던 길이
옥녀봉에서 부터는 널널한 낭만의 길로 변한다
처서가 지난 이후의 날씨는 완연히 변화되어 가을 냄새가 솔솔 묻어 나온다
14:25 개금골 삼거리
직진은 도계능선(道界陵線)을 따라 밀고개 방향이고, 하산길은 오른쪽 점동면 관한리 방향으로 간다
14:35 임도
기댈곶교회를 지나고
14:48 어우실 마을 앞 갈림길에서 도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간다
14:57 출발지인 관한1리 주차장으로 원점 회귀 / 총산행시간 : 3시간 11분
산악회 귀대시각까지 시간여유가 많아 저기 보이는 정각사를 답사하기로 하고
돌아오는 도중에 몸을 씻기위해 갈아입을 옷을 챙겨들고 나선다
정각사
입구에 민가 같은 조그만 요사채에 법당은 달랑 저 대웅전 하나 뿐인데
정면 세칸, 팔작지붕의 대웅전을 장식하고 있는 두 개의 용머리 장식이 보인다
짧은 나의 소견으로는, 법당의 기둥과 대들보를 떠받치는 공포(栱包)의 한 종류인 익공(翼栱)인 것 같기도 한데
보통의 익공은 새 날개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이것은 특이하게도 용의 머리 모양을 하고 있다
순천 선암사의 대웅전도 이와 비슷한 용머리 장식을 하고 있다
어제 내린 비로 불어난 계곡물에서 알탕을 즐긴 뒤 맛난 하산식을 맛본다
새콤달콤한 가오리 무침에
비빔국수까지 더하니 천하일미다
약 복용으로 두 달간의 금주기간이 끝나고 마시는 막걸리 맛이 이리도 좋을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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