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의 유유자적(悠悠自適)

등반사진/충청도의 산

예산 덕숭산(495m) : 2019.12. 25 벚꽃산악회

딜라일라 2019. 12. 26. 04:25




오늘 참가한 산악회 일행 24명 중 16명이 산행한 용봉산 코스 지도

기암괴석이 즐비한 암릉이 아름다운 용봉산은 지난 2010년 10월에 산행을 한바가 있다







14:50   수덕고개(육괴정)

가야산 상가리주차장에서 택시를 타고 수덕고개에 내리니 시간이 2시 50분이다 (택시요금 1만5천원)

산악회 하산완료 시간인 4시를 맞추려면 빨리 서둘러도 시간이 부족하다

40번 국도가 지나는 수덕고개는 옛날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가는 선비나 인근 장을 찾아다니는 장꾼들이 넘나들던 고개였다

1970년대 초에 지금의 수덕사 주차장이 생기기 전에는 이 고개가 수덕사의 주차장이었는데 지금은 많이 낙후되어 있다

수덕고개의 또다른 이름으로 육괴정(六槐亭)이라고도 부르는데

사진에 보이는 고개마루의 여섯그루 아름드리 느티나무 고목이 있어서인데, 여기에는 원효대사와 관련된 전설이 있다


상가건물 뒷쪽은  홍동산으로 이어지는 금북정맥의 길목이 되지만


덕숭산 방향은 산불예방을 위한 안전펜스가 설치되어 있어

오른쪽으로 철조망 끝까지 200여m 가서 산행을 시작해야 하는데


수덕고개에서 홍동산으로 이어지는 금북정맥길과는 달리

수덕고개에서 덕숭산까지는 정규등산로가 아니기 때문에 일반산객들의 왕래는 별로 없어 보인다


시간이 촉박한 다급한 마음에 잰걸음으로 서둘러 올라왔더니 이제 정상이 코앞인데

같이 한 젊은 동행자는 뒤쳐져 보이지를 않아 불러보니 저 아래에서 먼저 올라가시라고 응답이 온다



15:31   덕숭산(德崇山) 정상 도착 / 산행시간 : 41분

1973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덕숭산은 산림청이 선정한 우리나라 100대 명산중의 하나이지만

실상 산 자체로는 100대 명산 반열에 들 수 있는 처지는 아닌것 같다  

이 지방 현인들이 모여 수양을하다 산에서 죽음을 맞이하였다하여 수덕산(修德山)이라고도 부른다

 

가야산 두 봉우리에도 정상석이 두 개나 있더니 여기에도 정상석이 두 개나 있다



북쪽으로 바로 앞에 가야산이 모습을 보이는데, 앞 봉우리가 원효봉이고 뒤쪽이 정상인 가야봉이다


줌으로 당겨 본 가야봉 모습


땀을 식히며 7~8분 기다리니 동행자가 올라온다

인증샷을 찍고 절 아래 식당에서 만나기로하고 먼저 산을 내려간다


산속에 있는 텃밭인데 인근의 정혜사 스님들이 경작하는 채마밭인듯 하다


15:48   정혜사

스님들의 수행공간으로 외부인 출입을 금한다고 문이 닫혀있다



계단을 내려오면서 올려다 본 정혜사



정혜사 바로 아래에 있는 금선대도 문이 닫혀있어 담 너머로 안을 훔쳐본다


금선대





향운각


수덕사를 중창한 만공(萬空)스님이 건립한 향운각의 석조관음상(미륵불입상)


머리에 이중의 갓을 쓰고 있는것이 특이하다


소림초당




사면석불




계속되는 돌계단을 내려오니 이제 저기 수덕사가 모습을 보인다

수덕사 쪽에서 올라오려면 지루한 돌계단을 힘들여 올라와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산행시작을 수덕고개에서 출발을 한 것이 거리도 짧고 산행하기도 좋아 코스 선택을 잘 한것 같다


16:00   수덕사(修德寺)

덕숭총림 수덕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7교구이 본사이며

청도 운문사와 더불어 대표적인 여승의 수행도량이다




국보 제49호인 수덕사 대웅전


수덕사 대웅전은 영주 부석사의 무량수전(無量壽殿)과 함께 현존하는 한국 최고(最古)의 목조건물이다


보물 제1381호인 수덕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수덕사 금강보탑


수덕사의 여승

일제 강점기 때 시대를 앞서간 신 여성 세 사람(윤심덕, 나혜석, 김일엽) 중의 한 명인

한국 비구니계의 거목으로 추앙받는 일엽(一葉)스님 김일엽(본명: 김원주)은

일본 유학 중 일본 최고 명문가의 아들이며 규슈제국대 학생과 운명적인 사랑을 하였으나

남자 부모들의 반대로 아픈 사랑을 버리고 머리를 깎고 수덕사로 들어온다


인적없는 수덕사에 밤은 깊은데

흐느끼는 여승의 외로운 그림자

속세에 두고 온 님 잊을 길 없어

법당에 촛불켜고 홀로 울적에

아~ 수덕사의 쇠북이 운다


산길 백리 수덕사에 밤은 깊은데

염불하는 여승의 외로운 그림자

속세에 맺은 사랑 잊을 길 없어

법당에 촛불켜고 홀로 울적에

아~ 수덕사의 쇠북이 운다


범종각


법고각

노래가사에 나오는 '쇠북'이 아니다


수덕사의 창건설화가 분분하나, 사기(寺記)에는 1400년 전 백제말 위덕왕 때 숭제법사(崇濟法師)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하며

고려 공민왕 때 나옹(懶翁)이 중수하였고, 1898년 경허(鏡虛)의 제자 만공(萬空)이 중창하였다








코끼리 석등


포대화상






16:13   수덕여관

예산이 고향인 고암(顧菴) 이응노(李應魯) 화백이 1944년 구입하여 부인이 운영하던 곳으로

선생은 이곳에서 작품활동을 하며 1959년 프랑스로 떠나기 전까지 머물렀던 곳으로 유명하다



수덕여관의 현판도 고암 이응노 화백이 쓴 글씨다


여관 옆 우물가 바위에 선생이 남긴 두 점의 암각화 작품 중 하나인

삼라만상의 영고성쇠를 문자적 추상으로 바위에 표현한 암각화


수덕여관 우물




수덕여관은 또 한국 최초의 여류 서양화가인 나혜석 또한 실연(失戀)의 상처를 안고 머물기도 했던 곳이다

일엽 스님의 아들인 동양화가 일당스님이 어린 시절

어머니가 보고싶어 수덕사를 찾아오지만 불자가 된 어머니로부터 모질게 외면을 당하자

그당시 수덕여관에 있던 김일엽의 절친한 친구인 나헤석이 그 아들과 같이 지내며

어머니처럼 자신의 젖가슴도 만져보게 하고 그림도 가르쳤다고 한다

나혜석은 수덕여관에서 5년여간 머물며 승려가 되기를 원했지만 만공스님으로부터 허락을 받지 못했다

  







수덕사 禪미술관


禪미술관은 불교문화와 현대 미술의 거장 고암 이응노 화백의 미술세계를 접목시켜 건립한

우리나라 최초 불교 전문 미술관이다



일주문








부도전



덕숭총림 수덕사

총림(叢林)은 참선수행 전문도량인 선원(禪院), 경전교육기관인 강원(講院), 계율전문교육기관인 율원(律院)과

염불원, 승려의 복지시설인 간병실 (요양원)등의 5원 체제를 모두 갖춘 사찰을 지칭하는 것으로

당초 해인사, 통도사, 송광사, 수덕사의 4대총림에서 백양사, 범어사, 동화사, 쌍계사가 추가로 총림으로 승격하여

현재는 8대 총림이 되었다


수덕사 산문 밖 상가


16:23   하산식이 진행되고 있는 식당 도착 / 산행시간 : 1시간 33분


하산 복귀시간이 20여분이나 지체가 되었지만

용봉산 코스 회원들 4명도 아직 도착을 하지않아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 토속식당의 비빔밥과 된장찌개는 물론 나물 밑반찬과 후식으로 나오는 부침개까지 모두 맛이 좋았다



상가 밖에 진열해 둔 술의 종류가 다양하다



식사를 끝내고 5시에 출발한 버스는 정확히 9시 정각에 동래에 도착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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