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40년이 더 된 오래 전 총각 때 서울에서 근무하던 시절에 친구와 강화도에 놀러가서 올라 본 마니산을 다시 찾았다
마니산(摩尼山)은 단군 시조의 전설이 간직 된 산으로
조선 초기에 발간된 여러 문헌에는 머리산, 우두머리산이란 뜻의 마리산(摩利山) 또는 두악(頭嶽)으로 쓰여 있었고
대한민국에서 기(氣)가 가장 센 산으로 알려져 있다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는 참성단이 있고, 지금도 개천절에 제를 올리고 전국체전의 성화를 이곳에서 채화한다
산악회의 당초 산행안내에는 정수사를 거져 정상으로 올라가는 코스로 잡혀있었는데
어찌된일인지 막상 현장에 와서는 그 코스를 생략하고 조금 단축된 코스로 바로 오른다
이것이 벚꽃산악회 같은 영리산악회의 고질적인 단점이다
12:12 함허동천 입구 출발
부산에서 6시30분에 출발한 버스는 장장 5시간30분을 운행하여 12시가 너머 목적지에 도착을 한다
오늘 짧은 3시간의 산행을 위해 왕복 11시간을 도로 위 버스 안에서 보내는 셈이다
함허동천(涵虛洞天)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극성스러운 사람들은 텐트를 치고 캠핑을 하고 있다
조선 전기의 승려 기화(己和)가 마니산(摩尼山:469.4m) 정수사(精水寺)를 중수하고
이곳에서 수도했다고 해서 그의 당호(堂號)인 함허를 따서 함허동천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계곡의 너럭바위에는 기화가 썼다는 '涵虛洞天' 네 글자가 남아 있는데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에 잠겨 있는 곳'이라는 뜻이다
12:31 와폭
와폭은 꽁꽁 얼어붙어 커다란 빙벽을 형성하고 있다
12:37 정수사(精水寺) 갈림길
왼쪽으로 정수사로 가는 안내가 있는데 산행대장을 비롯한 산악회원들 모두는 그냥 오른쪽으로 바로 진행을 해버린다
어찌할까 하고 혼자 망설이다가 나 혼자서라도 정수사를 보고 가기로 하고 왼쪽으로 꺾는다
12:46 능선 위 정수사 갈림길 / 소요시간 : 34분
사람들의 출입이 많지 않는지 묵길이 되다시피한 계곡길을 힘들게 올라오니 이 이정표가 기다리고 있다
처음에는 올라가는 길 도중에 정수사가 나오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정수사까지는 여기에서 다시 400m를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한다
그리 먼 거리는 아니지만 모두들 지름길로 가 버리고 딸랑 나 혼자만 여기 남아있는데
행여나 산악회의 산행종료 시간을 넘어버려 모두에게 민폐를 끼치는게 아닌가 걱정도 되고해서
정수사는 포기를 하고 오른쪽 능선길로 진행을 한다
(나중에 알아보니 정수사는 매표소에서부터 왼쪽으로 꺾어야 했었다)
정수사를 간다고 돌아 온 길이 헛수고는 아니었다
정수사 갈림길에서부터 마니산 정상 아래까지는 제법 긴 암릉구간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바로 올라간 우리 산악회원들은 그 진수를 맛보지 못했으나
나 혼자만 오롯이 암릉산행의 묘미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공룡 뿔 같은 바위, 거대한 구축함 같은 암릉지대, 고래 등처럼 매끈한 통바위,
조각가의 정원 같은 기암지대 등을 번갈아가며 오르내린다
긴 암릉 구간
암릉을 기어 올라가던 중 잠깐 휴식을 취하면서 뒤돌아 본 지나온 암릉 길
진행 방향 저 앞으로 이제사 다른 길로 직등한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암릉 위의 멋진 소나무
다시 한번 더 되돌아 본 지나온 암릉구간
이제 합류지점 위에 있는 사람들도 바로 코 앞에 보이고
13:14 곧 합류지점에 도착을 한다
왼쪽으로 인천시가지가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는 신공항이 있는 영종도(永宗島)가 보인다
점심을 다 먹고나니 산 위에서 사람들로부터 구걸을 하는 고양이 한 마리가 보이는데
아침에 차 안에서 아침밥으로 나눠준 김밥을 먹고 남은 것이 있었는데 차에 두고 온 것이 후회가 된다
영하의 이 추운 날씨에 배는 얼마나 고플까 싶어 주위 사람들에게 먹을것 남아있으면 좀 줘라고 하니
누군가가 초콜렛 과자를 던져주는데 그것도 먹을것이라고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점심 먹고 이제 저 앞에 보이는 정상과 참성단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정상으로 가는 도중 마치 사람이 일부러 쌓아올린 것 같은 암릉위로 길이 나 있다
바위 암벽에 새긴 참성단 중수비
13:58 마니산(摩尼山) 정상 / 산행시간 : 1시간 46분
넓직한 정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식사를 하고 있다
마니산 정상목과 뒤에 보이는 참성단
14:06 참성단(塹星壇)
사적 제136호인 참성단은 민족 제1의 성적(聖蹟)으로 마니산 제천단(摩尼山 祭天壇)이라고도 한다
참성단 소사나무
참성단에서 건너다 건너다 보이는 마니산 정상 모습
참성단 지킴이가 저 멀리 북쪽으로 보이는 희미한 저 곳이 개성의 송악산이라고 가리키는데
사진상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참성단에서 이제 본격적인 하산이 시작되는데 우리는 단군로를 따라 하산을 한다
하산 도중 뒤돌아 본 참성단
14:59 매점 앞 합류지점
단군로와 계단로가 합류되는 지점이다
마니산 국민관광단지를 지나
15:17 주차장에 도착 / 산행을 종료한다 (총산행시간 : 3시간 5뷴)
당초 산악회에서 준 산행시간이 4시간이었으니
정수사를 갔다 왔더라도 시간은 충분했을 것을 생각하니 슬며시 부아가 난다
다른 회원들도 대부분 3시 30분이 채 안되어서 도착을 하면서 4시간이라더니 왜 이리 짧으냐고 한마디씩 한다
돌아오는 길 천안의 어느 식당에서 청국장 찌개로 저녁식사를 한다
부산으로 가는 시간이 아직도 많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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