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의 유유자적(悠悠自適)

등반사진/전라도의 산

무주 백운산(1,010m) : 2018. 7. 24 한마음산악회

딜라일라 2018. 7. 25. 08:10

 

덕유산 국립공원 북쪽 끝단에 위치한 숨겨진 코스 백운산과 깃대봉을 연계한 산행을 다녀왔다

사람의 발길이 뜸하다보니 길이 묵어 험하였는데다가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산행 자체가 큰 모험이었다

오늘은 경북 영천과 경기도 여주의 낮 최고 기온이 40.3도를 기록하였다고 하는 날이다

 

 

 

 

 

 

산행에 앞서 인근의 나제통문 관광을 한다

그 옛날 약 45년 전인 1970년도 초반에

일행 두 명과 함께 셋이서 이곳을 지나 무주구천동을 따라 올랐던 추억이 있다

 

 

 

나제통문(羅濟通門)은

무주군 설천면 석모산 인근에 기암절벽을 뚫어 만든 통문으로 높이 3m, 길이 10m의 인공동굴로

이 지역은 신라와 백제의 국경 관문으로, 과거 동쪽은 신라 땅이었고 서쪽은 백제 땅이었다

나제통문이란 이름은 이러한 연유로 유래되었고, 신라와 백제 양국에게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점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 문을 일제강점기에 일제가 수탈을 위해 김천과 거창을 잇는 신작로를 내면서 뚫은 것이라는 말이 있다

 

 

11:40   무주군 설천면 신두마을 출발

나제통문 관광을 마치고 바로 이웃인 이곳으로 차를 타고 와서 산행을 시작하는데

적지않은 인원들이 산행을 포기하고 날머리 수성대 물가에서 놀기로 한단다

 

 

산행초입에서부터 숲속에 들어서기까지 약30여분간 땡볕구간을 가는 동안

염천의 햇살은 사정없이 그대로 내려 꽂기 시작한다

 

 

 

저 앞에 백운산 일대가 보이는데 키 큰 나무가 없어 땡볕에 그대로 노출이 된다

여기에서 여자총무를 비롯한 여자들과 남자 한 두명을 포함한 7~8명이 발길을 돌린다

 

 

 

12:28   삼거리 갈림길

왼쪽으로 탈출로가 있는 삼거리 갈림길까지 겨우 걸어와서는 같이 있던 일행 4명은

여기에서 점심을 먹은 후 갈림길로 탈출해서 택시를 타고 날머리인 수성대까지 가기로 합의를 보았다

그런데, 점심을 거의 다 먹자니 후미 일행이 몇몇 올라 오는데 그 속에 80을 넘긴 노 산객이 함께 오는게 아닌가

그 노 산객에게서 용기를 얻은 나와 또 한 명은 계속 산을 오르기로 하였지만, 남은 두 사람은 결국 하산을 하고 말았다

그렇게해서 오늘의 고행이 시작되었다

 

 

 

 

왼쪽으로 멀리 보이는 산이 덕유산 향적봉이다

 

 

13:27   일봉

처음으로 터지는 멋진 전망대가 있다

 

 

1봉 전망대에서 보이는 풍광

 

 

산죽과 미역줄나무 덩굴이 길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을 가로막고 있는 구간이 많아

그 길을 헤치고 나가는데 애를 많이 먹는다

 

 

 

13:44   백운산(白雲山) 정상 / 산행시간 : 2시간 4분

 

 

정상석은 커다란 자연 암벽에 글씨를 써 놓았다

 

 

 

정상 아래 헬기장

 

 

백운산 정상에서 '반딧불이공원'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의 암봉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14:40   깃대봉 정상 / 산행시간 : 3시간

백운산 정상에서 헬기장을 지나 안부에 내려선 뒤

가파른 오르막 암릉길을 유격훈련 하듯 기어 오르면 970m 암봉이 나오고

몇번 더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면 깃대봉 정상이 나온다

깃대봉 정상에는 그 흔한 나무에 걸린 시그널 조차도 없이 황량하기만 하다

 

 

깃대봉에서도 조금 시야가 트이는데 앞쪽으로 청량산 방향이 보이고

 

 

왼쪽으로도 덕유산 쪽 조망이 터진다

 

 

15:18   청량산 앞 삼각점봉 도착 / 산행시간 : 3시간 38분

깃대봉에서 살짝 내려섰다가 다시 제법 가파른 오르막을 치고 오르면 청량산 전위봉(삼각점봉)이다

청량산 정상까지는 거리는 얼마되지 않지만, 아무런 시그널이 없어 묵은 길 속에서 가는 길을 찾지못해 몇몇이 헤메고 있다

우리 동행조 4명은 잠시 지켜보다가 그대로 하산을 하기로 한다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있고 신발안까지 질척거리는데다가 더위에 지쳐 만사가 다 귀찮다

빨리 하산을 해서 수성대의 시원한 계곡물 속으로 '풍덩'하고만 싶을 뿐이다

 

 

 

15:41   청량산 아래의 암봉

멋진 암봉인데 산능선에 있지않고 하산길 한쪽에 있어 치우쳐 있어 그 위용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암봉이 너무 가까이 있어 전체 모습을 카메라에 다 담지도 못한다

 

 

 

 

 

16:54   566.6m 삼각점

온몸이 땀에 흠뻑 젖어있는 그 위에 두번이나 미끄러져 흙탕칠을 한 탓에 몰골이 말이 아니다

한시빨리 하산을 해서 시원한 물에서 씻고 싶지만 미끄럽고 긴 하산길은 좀체 그 끝을 보이지를 않더니만

드디어 마지막 삼각점이 나타난다 

 

 

17:03   수성대 입구 하산완료 / 산행시간 : 5시간 23분 소요

기다리고 있던 총무가 우리들의 몰골을 보고 빨리 배낭부터 벗어놓고 계곡에 가서 씻고 오란다

 

 

물을 보자마자 옷을 입은 그대로 물속으로 뛰어 든다

계속되는 무더위에 수성대 계곡의 물 조차 냉기를 잃고 미지근하기만 하지만 그래도 감지덕지다

 

 

나중에 알고보니 목욕을 했던 장소가 학소대였다

 

 

 

계곡을 따라 오르면서 구천동 33경 중 12경인 수성대의 모든 비경을 감상하고 싶지만 오늘은 그림의 떡이다

와룡담은 학소대 조금 아래에 있는 것 같았지만 이 마저도 무시하고 그대로 돌아 온다

 

 

버스로 돌아오니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 하산식 준비를 해놓고 시원한 맥주와 막걸리가 기다리고 있다

차디찬 맥주 몇잔을 연거푸 들이키고 나니 조금 살 만 했다

오늘의 산행기는 사진 몇장이 안된다

산길의 전망도 별 없어 찍을 거리도 없었고, 젖은 카메라를 꺼내 사진 찍는 것도 귀찮았던 탓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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