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5:55 노고단 산장을 출발하며 둘째날 노고단에서 세석까지 20km 대장정이 시작된다
쾌청한 날씨는 아니지만 비가 올 걱정은 안된다
임걸령
임걸령 샘터의 물맛은 변함없이 좋다
노루목
반야봉은 생략하기로 한다
삼도봉
월요일의 지리능선은 한가롭기만 하다
25살의 아들과 함께하는 父子와 벽소령까지 앞서거니 뒷서거니 했는데
일어서 막 출발할려는 뒷자락을 잡고 단체사진을 부탁하였다
투구꽃
처음엔 "지리바꽃"인줄 알았는데 검색을 해 보니 잎이 조금 다르다
화개재
지난번 종주시 고생을 했던 토끼봉을 앞두고 잠시 숨고르기를 한다
오늘은 반야봉을 생략했으니 무난히 오를수 있겠거니 다들 한마디씩 한다
지난번 종주때 반야봉을 가지않은 박시영이가 먼저와서 편하게 누워 음악을 듣고있던 토끼봉
지리산은 어느새 붉은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을 한다
약 열흘 후이면 절정에 달할것 같다
10:30 연하천 도착 (4시간 35분 소요) / 노고단에서 약 10km 거리다
우리보다 3일전에 종주를 했던 울산의 최천우 친구는 첫날을 이 연하천에서 자고
둘째날은 장터목에서 1박을 했다고 하는데 그 일정이 무난할 것 같다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마음이니
행여 견딜만하다면 제발 오지마시라"
안치환의 노래가 생각이 난다
연하천에서 라면과 누룽지로 점심 끼니를 때우는데
이제껏 오락가락하던 빗방울이 제법 내리기 시작을 한다
다리가 아픈데도 비 때문에 야외의 평상에서 편하게 식사를 하지도 못하고
조리실에서 선채로 밥을 먹는데 라면 맛이 일품이다
연하천에서 세석까지 또 10km거리를 가야 하는데
비는 내리다가 그치기를 계속 반복을 하지만 다행히도 굵은 빗방울은 아니다
형제봉
그 옛날 수도하던 형제가 연하천 요정의 유혹을 이겨내려고 등을 맞대고 서 있다가
돌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는 봉우리다
종주길 양옆으로 계속하여 끝없이 군락을 이루고있는 "지리고들빼기"
국화과의 한국특산종으로 지리산에서만 자생을 하고 있는 귀한 야생화이다
비슷한 모양의 "까치고들빼기"가 있는데 그것도 깊은산 숲속에서만 자란다는데
며칠전 부산 금정산의 고당봉 인근에서 만났다
능선에서의 조망은 온통 구름으로 덮혀있어 굳이 카메라에 담을만한 풍광을 보이지 않는다
기대하고 이 무거운 놈을 목에걸고 왔는데 아쉽기만 하다
13:30 벽소령 도착
먼저 등정했던 최천우 친구 말대로 무알콜 음료는 이제 팔지를 않는다
식수대도 140m나 되는 거리의 산아래에 있어 밥을 해 먹기도 힘들것 같다
물을 떠러갔던 문병삼이가 포기하고 그냥 돌아올 정도다
이 벽소령에서의 숙박은 가능한 한 고려하지 않는것이 좋겠다
이제 세석까지는 6.3km가 남았다
힘을 내자고 서로를 부추기며 내 자신에게도 채근을 해 본다
선비샘 도착
물을 떠는 박시영이가 절을 하고 있다
이곳에 오면 누구나 예의바른 선비가 된다
그동안 개인소유였던 치밭목대피소를
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서 인수를 하여 대대적인 공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칠선봉 / 이제 세석까지은 영신봉만 넘으면 된다
칠선봉까지는 그나마 견딜만하던 빗줄기가
세석 도착 약1.5km를 앞둔 영신봉 구간에서부터 장대비가 되어 퍼붓기 시작을 한다
어차피 다 젖은 몸 옷은 나중에 갈이입을 요량으로 비옷도 걸치지 않고 그대로 발걸음을 옮긴다
17:20 굵은 장대비를 뚫고 도착한 세석산장
(벽소령에서 3시간 50분, 노고단에서 11시간 25분 소요)
오늘하루 20km나 되는 구간을 11시간30분이나 걸려 완주를 하였지만 내일이 걱정이다
내일 일은 나중에 술 먹으면서 의논하기로 하고 옷부터 갈아 입는다
저녁식사 내내 비는 그치지 않고 계속 퍼 붓고 있다
5명이 중지를 모은 결과 내린 비로 인해 천왕봉에서 중봉-써리봉 구간의 흙길이 미끄러워
무척 위험할 것 같으니 아쉽지만 내일 거림으로 바로 하산을 하기로 했다
나도 노고단에서의 첫날 밤 꿈자리가 좋지않아 산행 내내 조심을 했었던 터라 별 이의없이 동의를 했다
내년부터는 종주 대신 매년 1회씩 크로스 산행(뱀사골-1박-피아골 등)을 하기로 힜고
특히 우리나이가 만70세가 되는 해인 2022년 가을에는 3박4일 일정으로
부부동반 종주를 하기로 산상결의를 하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자 몸을 아끼고 건강을 챙겨
6년후에 우리 5명은 한사람도 빠짐없이 참여하기로 하였다
내일 걱정이 없으니 술도 막 들어간다
문병삼이가 옆자리에 가서 술을 조금 동냥해 왔지만 어림반푼이다
모자라는 술은 내일 거림으로 하산을 해서 채우기로 한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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