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의 유유자적(悠悠自適)

등반사진/부산,경남의 산

하동 성제봉(형제봉)-신선대 : 2015. 6. 7 부산산들산악회

딜라일라 2017. 12. 26. 16:16


지리산의 남쪽 자락에 있는 성제봉은 그동안 지나치기만 했지만  

며칠 전 모 친구가 다녀온 사진을 보니 산 정상의 구름다리가 일품이었고
무엇보다도 악양면 평사리의 최참판댁 古家를 다녀오고 싶은 욕심에 따라 나섰다 
성제봉은 형제봉이라는 의미로, 경상도에서 '형'을 '성'이라 부른다

지리산 주능선 세석에서 남쪽으로 뻗어 내린 지능선이

삼신봉과 내삼신봉을 지나 내원재와 원강재를 거치면서 성제봉을 이루었고

 섬진강변 하동군 평사리 외둔마을 초입에서 멈춘다



10:30   악양면 매계리 앞 1003번도로에서 하차를 하여 등산 채비를 한다

이 길은 입구의 외둔마을에서 여기까지 들어온 만큼 더 올라가면 등촌리에서 끝이 난다


10:35   산행 시작

오늘 우리의 산행경로는 저기 보이는 산 오른쪽에서 가운데 보이는 신선대 구름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하산하는 코스다

우리가 타고 온 대형버스는 이 길을 오르지 못하기 때문에 더운 날 그늘없는 땡볓에 걸어서 갈 수 밖에 없다


신선대의 암봉 사이로 구름다리가 희미하게 보이는데 사진상으로는 식별이 잘 안되고 있다


10:50   청학사 갈림길

도로는 여기에서 좌우로 갈라진다

 

11:05   청학사 입구

여기까지 무려 30분간을 땀흘리며 걸어 왔는데 산대장만 따라가다보니 청학사는 그냥 지나치고 만다
청학사는 왜 들러지 않느냐고 물으니 시간이 촉박해서 생략했다고 하며 가고 싶으면 갔다 오라고 하지만
혼자 도로 내려가는게 무색하여 청학사 관람은 포기하고 말았다
여기에서 왼쪽으로 가면 승용차 7~8대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그 바로 위가 청학사다
 

지난 5월 10일 다녀온 친구의 사진을 빌려와 청학사 관람을 대신한다  ▲▼


11:10   청학사 바로 뒤에 있는 등산들머리에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12:00   능선전망대

청학사에서 여기까지 50분간은 그야말로 완만한 길 하나 없는 오르막길로

변변한 전망처도 하나 없는 숲속 길의 연속으로 그렇지 않아도 더운 날 사람을 더욱 지치게 만든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이는 평사리 너른 들판은

섬진강 쪽을 제외한 삼면이 산으로 둘러쌓인 평지로서 아늑하고 기름진 땅으로 보이며

그 옛날 최참판이 이 산위에 서서 내려다 보이는 자기 땅을 바라다 보는 심정이 어떠했을까 하는 상념에 잠겨 본다

 

저 위에 봉우리가 하나 가까이 다가와 있다. 

나중에 트랭글에 나온 사진을 보니 지도에도 없는 수리봉이었다


12:10   수리봉(840m) / 형제봉 정상은 아직도 1.7km나 남아 있다

 

수리봉에서 일단 저 앞 안부로 내려서서 다시 저 능선을 계속 타고 정상으로 향해야 한다

여기까지도 다리 힘이 풀리는데 다시 저 능선을 타고 올라야 하다니

나중에 정상에서 일행 중 누군가가 중산리에서 지리산 천왕봉을 오르는 것보다 더 힘들었다고 하더라

 

12:45   통천문

 

이 통천문은 사람 한 사람이 충분히 빠져 나갈 수 있었지만

나중 하산길의 또 다른 통천문은 배낭을 벗어야만 겨우 통과할 수 있는 좁은 공간이었다

 

통천문을 빠져 나오니 이제 정상은 800m 밖에 남지 않았다

통천문 이름대로 하늘이 그만큼 가까워져 있었다


산 능선에 서면 시원한 바람이 산들산들 불어오며 땀을 식혀 주는데

행글라이더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도 이 바람은 좋은 놀이공간을 만들어 주는지 행글라이더가 여럿 떠 있다


13:10   삼각점봉 도착 / 이제 정상까지는 제법 평탄한 길이 이어지게 된다

 

삼각점봉의 이정표 / 행글라이더 활공장이 여기에서 갈라진다

 

암봉으로 이루어진 형제봉 제2봉 쪽 바위벼랑 모습

 


13:15   형제봉(제2봉) 도착

 

제2봉이 제1봉인 성제봉(1,115m) 보다 2m가 더 높다

 


뒤돌아 본 능선 암봉들

 

성제봉 이정표 / 정상이 좁다보니 바로 아래에 이정표를 설치해 둔 것 같다

 

성제봉 정상

 

13:25   성제봉 정상 도착 / 아직 점심도 먹지 않았는데도 산행시간이  2시간 50분이나 걸렸다

 

성제봉은 형제봉이라는 의미로 경상도에서 '형'을 '성'이라 부르는데서 성제봉이라 불리고 있지만

정상 표지석에는 성스러운 임금이라는 의미의 '聖帝峰'으로 표기되어 있다

 

가야 할 신선대가 아직도 멀고 시간은 1시 30분이나 되었다

그늘을 찾아  빵 2개와 바나나 우유로 주린 배를 채우고, 이제는 큰 오르막은 없겠지 느긋한 심정으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이번 주에는 크고 작은 술판을 3번이나 가져서 그런지 다리 근육도 잔뜩 긴장을 하고 있어 불안스럽기도 한 상태다

 

14:05   헬기장



헬기장 바로 가까이 있는 철쭉제단

성제봉 정상에서 신선대로 이어지는 능선 1만5천여평에 철쭉군락지가 형성되어 있어

이 일대는 철쭉으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이다


이제 진행방향 저 아래로 신선대와 구름다리가 모습을 보이고 있다



14:20   강선암 갈림길 / 오늘의 B코스가 이 길로 올라오게 되어 있다

이 갈림길에서 철다리와의 중간지점에 오른쪽에 시원한 샘터가 있는데 눈여겨 보아둘 지점이다


강선암 갈림길 근처에서 본 '죽대'

처음엔 꽃이 위에 달린 희한한 둥글레를 보았다고 했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둥글레가 아니고 죽대라고 한다

죽대는 둥글레와 같이 백합과에 속하는 다년생초로서

둥글레와 달리 꽃이 위에서도 보이고 이놈처럼 아예 위에 달린것도 있는 모양이다

그렇지만, 둥글레와 구분이 잘 안된다


나중에 성제봉 정상에서 북쪽으로 조릿대군락지와  둥글레군락지가 표시된 산행개념도(월간 산)를 보았다

그러고보면 이 죽대가 여기에서 내 눈에 뛴 것도 우연이 아니다

 

구름다리 직전의 철다리



뒤돌아다 본 성제봉 정상

 봄이면 저 일대가 철쭉으로 온통 빨갛게 물이 든다고 한다


한층 더 가까이 보이는 구름다리와 신선대 전경

구름다리로 접근하는 가파르고 긴 철계단이 더 무시무시하게 보인다



구름다리로 오르는 철계단이 제법 길고 가파르다

 

저 멀리 지리산 방향을 조망한 모습
 


14:30   구름다리

지난 1999년 건립한 이 구름다리의 길이는 50m라고 한다

 

구름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의 모습을 찍기 위해 잠시 기다리니 저 아래로 산행객 몇몇이 구름다리로 접근하고 있다




구름다리와 성제봉 정상


구름다리 아래 급한 경사길을 내려서면 곧

바로 신선대의 대문 역활을 하고 있는 큰 바위가 양옆으로 서 있다


하산하면서 올려다 본 신선대 전경

 신선대는 하산하면서 올려다 보아야 그 멋을 더 느낄 수 있는것 같다

 

15:05   지도상의 암봉


15:20   보문사 갈림길 안부

하산하면서 왼쪽 대축마을 방향으로 내려서면 보문사로 내려가게 되고

직진을 해야 봉수대를 지나 최참판댁으로 가게 되는데 일행 몇몇은 왼쪽 방향이 맞다고 그길로 내려갔다


15:50   봉수대

봉수대의 흔적은 없이 돌무더기들만 흩어져 있다

 


16:00   통천문바위


배낭을 맨채로는 통과하기가 쉽지 않아 배낭을 벗어 들고 옆으로 서서 통과해야 한다


통천문을 빠져 나온 뒤 반대편에서 본 통천문 모습


통천문 바로 아래는 오늘의 마지막 조망처가 있다


발 바로 아래에 평사리 넓은 들판과 최참판댁이 있는 마을이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 보인다

16:15   안부(최참판댁 갈림길)

우리는 왼쪽으로 꺾어 최참판댁을 관람하고 하산을 하게 되는데

직진방향 고소산성과 한산사를 거쳐 평사리 외둔마을로 하산하는 길은 1.8km나 남았다

고소산성은 신라 김춘추가 백제 공격을 위해 축조한 성이다



최참판댁 입구에 있는 평사리 장터주막을 지나면


최참판댁  토지 세트장이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다





입장료를 내고 올라가는 최참판댁 세트장 옆으로는 다양한 농산물과 기념품을 파는 상가가 형성되어 있다

매실 수확기라 굵고 실한 매실을 많이 팔고 있었다

 

소형주차장과 아래에 있는 대형주차장을 지나 조금 더 내려가니

 



16:10   산행 종료 / 총 산행시간 : 6시간 10분
한산사 가는 갈림길 근처에 우리가 타고 온 버스가 있고 인근 팔각정 그늘에서 수제비에 하산주로 뒤풀이를 하고 있었다
땀으로 범벅이 된 옷을 갈아 입고 나도 그 자리에 끼어 시원한 막걸리 한 잔으로 피로를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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