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 산에 기대고, 산은 강을 받쳐 준다
산과 강은 그렇게 한몸이 되어 굽이굽이 휘돌아 가며 물길을 내고
그 물길은 용틀임하듯 유장하고 비단 펼친 듯 아름답다
낙동강 유역 최고의 비경,
그야말로 모래 한 삽만 뜨면 섬이 되어버릴 것 같은 아슬아슬한 육지 속의 섬마을 회룡포를 찾았다
회룡포를 감싸고 있는 산은 해발 250m 남짓한 비룡산(飛龍山)이고
회룡포를 휘감아 흐르는 물굽이는 봉화에서 강폭을 넓혀온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이다.
회룡포(回龍浦)는 내성천이 '용이 비상하는 것처럼 물이 휘감아 돌아간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비룡산을 다시 350도 되돌아서 흘러나가는 '육지 속의 섬마을'이다.
10:23 강문화전시관 주차장 출발
삼강주막(三江酒幕)
경상북도의 민속문화재 제134호로 지정되어 있다
영주에서 회룡포를 돌아 나온 내성천과 문경에서 발원한 금천
그리고, 태백에서 안동을 돌아오는 낙동강 등 세 강이 만나는 지점에 있어 이름이 붙었다
2006년까지 운영되었던 낙동강의 마지막 주막이다
카페
삼강나루 보부상 동상
낙동강 뱃길의 종점인 이곳 삼강나루는
낙동강을 따라 부산에서 올라온 소금배와 농산물의 집하장이자 한양과 영남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였다
때문에 삼강나루는 늘 사람들로 북적거렸고 그들에게 요기를 해주거나 숙식처를 제공하는 주막이 번창하였다
이곳을 가장 많이 드나들었던 사람들 중 하나인 보부상들은
뱃길을 이용하여 삼강나루 장터에서 각종 생활용품들을 사고 팔았다
캠핑촌
강문화전시관
삼강마을을 벗어나 이제 저기 보이는 비룡교를 건너 회룡포로 들어가야 한다
비룡교 / 다리 위에는 전망대도 마련되어 있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 보는 낙동강
비룡교를 건너자마자 왼쪽으로 삼강앞봉(범등)으로 간다
10:56 삼강앞봉(범등)
11:08 임도를 만나 가로지르고
용포대 갈림길
11:23 비룡산 봉수대
고려 의종 3년(1149년)에 처음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후 소실된 것을
근대에 들어 예천군에서 복원하였다
11:27 회룡대(回龍臺)
회룡대에서 내려다 보이는 회룡포(回龍浦)
산과 들을 어루만지듯 적시며 흐르는 내성천과 강물이 들어온 만큼 물러서서 흐름을 응원하는 산과 들
그리고, 널따란 백사장 위에 살포시 앉은 마을….
누군가는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회룡포를
하늘이 지은 옷처럼 한 땀 꿰맨 데 없는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했다
장안사 용왕각과 아미타대불
장안사는 원래 아미타도량이었지만, 1980년대 석가모니불을 본존불로 하는 대웅전을 불사했기 때문에
지금의 아미타대불이 절 밖으로 모셔져 있다고 한다
용바위
비룡산 8부 능선에 위치한 장안사(長安寺)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후 국태민안을 염원하며 전국 세 곳의 명산에 장안사를 세웠으니
그 하나가 비룡산이며 나머지 둘은 금강산과 부산 기장 불광산의 장안사다
삼성각에 있다는 오래된 탱화를 보러 갔으나 문이 잠겨져 있다
장안사를 나와 하산 도중 내려다 보이는 제1뿅뿅다리
12:04 제1뿅뿅다리 쉼터
회룡포는 오래전 방영되었던 유명 드라마 '가을동화'의 촬영지였다
뿅뿅다리는 가을동화에서 준서와 은서가 어린 시절 놀던 곳으로 유명하였다
제1뿅뿅다리를 건넌다
여름철에 강물이 다리 바로 아래까지 차면
철판사이로 난 구멍으로 강물이 '뽕~'하며 솟아 오른다고 뿅뿅다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지나온 회룡대가 저기 보이고
다리를 건너 회룡포마을로 들어선다
회룡포마을 바깥으로 난 둘레길을 따라 마을을 한 바퀴 빙 돈 후에
마을 가운데를 가로질러서 가기로 한다
마을을 빙 돌아 감싸 흐르고 있는 내성천
마을 너머 산 능선에 자리하고 있는 회룡대(回龍臺)
이 길은 회룡포 올레길이라고 한다
호수공원
호수공원을 지나 마을 안길로 들어선다
회룡포 황토민박집
13:06 제2뿅뿅다리를 건넌다
험한 땅이 나오면 멈추면 되고 강물을 만나면 배를 띄우지
여기에 머문들 무어 나쁘며 저기로 간들 무얼 바랄꼬
커다란 천지 가운데 내 인생 즐겁고 한가롭다네
- 고려의 대시인 이규보(李奎報·1168~1241) -
나무와 같이 서면 나무가 되고 돌과 같이 앉으면 돌이 되고
흐르는 냇물에 흘러서 자국은 있는데 타는 노을에 가고 없다
김광섭(金珖燮·1905∼1977)
13:23 사림봉 산행시작
제2뿅뿅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제방을 따라 가다가
오른쪽으로 제방을 벗어나 산 아래 덤불 사이로 난 희미한 길을 찾아 바로 산으로 치고 오른다
산 허리를 바로 치고 오르는 길은 길도 거의 없다시피 한데다가
급경사 비탈길이라 코를 땅에 박다시피하고 오른다
능선갈림길
20여분 진땀 흘리며 오른 능선갈림길에서 등로는 오른쪽 내리막이다
원목 계단길을 따라 거의 바닥까지 다 내려갔다가
다시 데크 계단길을 한참을 오른다
비룡산은 평균 해발이 200m도 채 안되지만
봉우리를 갈아탈 때마다 등로는 낙동강 바닥까지 완전히 떨어졌다가 올라가기 때문에
체감 높이는 웬만한 봉우리에 견줘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암팡지다
사림봉 직전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이는 회룡포
14:00 사림봉 정상
적석봉은 안부로 살짝 내려섰다가 다시 조금 오르면 .....
14:09 적석봉 정상이다
14:20 의자봉 정상
강 아래에서 보면 의자를 빼닮아 명명되었다고 하지만 정작 산 위에는 의자가 없다
의자 대신 벤치가 있을 뿐..... 가만, 벤치도 우리 말로 '장의자'이니 의자가 있는 셈인가?
비룡교를 다시 건넌다
삼강교
마을 가운데 멋진 한옥이 있어 다가가보니 가정집은 아니다
문이 열려있어 들어가 보니 .......
'ㅁ'형 건물 가운데에는 넓은 마당이 있고
건물 한 채는 막걸리 홍보관으로 사용을 하고 있지만 다른 건물들의 용도는 알 수 없이 비어 있다
이제 다시 삼강주막 마을로 돌아 왔다
다리 아래로 낙동강과 내성천이 합류하는 것이 보이지만 금천은 여기서는 잘 보이지를 않고
안동댐이 생기면서 강물의 수량이 예전보다 많이 줄어 들었다고 한다
삼강주막을 지키고 서 있는 수령 450년 된 회화나무
일꾼의 품삯을 결정하는 시험도구로 사용되었다는 돌
14:53 삼강주막(三江酒幕) 도착 / 산행 종료
1900년경에 지은 주막은 규모는 작지만 그 기능에 충실한 집약적 평면구성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어
건축역사 자료로서 희소가치가 있고 옛 시대상을 읽을 수 있어
2005년 11월 20일 경상북도의 민속문화재 제134호로 지정되었다
2006년 마지막 주모였던 유옥련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방치되었으나
2007년 예천군에서 1억 5천만 원의 비용을 들여 옛 모습대로 복원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삼강주막에 와서 막걸리 맛을 보지 않을 수가 없다
막걸리 한 주전자에 부추전, 두부&도토리묵 셋트인 '주모2'를 주문한다
삼강주막 앞 원두막에 술상을 벌린다
오늘 이 순간을 그동안 얼마나 기다렸던가 ^^*^^
"제방 생긴 뒤로 큰물 진다고 캐도 걱정은 안돼 좋다만, 난 제방 해 놓으니 더 파이라
제방 없을 적에는 주막 마루에 앉아 강을 보면 세 강과 세 산이 합쳐지는 기 훤히 내다보이고 해서 참 볼 만했어
시방 제방이 앞을 떡 막아섰으니 어찌나 답답한지"
마지막 주모였던 유옥련 할머니가 생전에 한 말이 시야에서 사라진 것은 단순히 풍경뿐일까?
강과 산의 만남, 산수와 사람의 만남, 나아가 사람과 사람의 만남까지 사라졌거나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막걸리 맛도 깔끔하고 상큼한 것이 참 좋다~
마을 안 기와건물에 막걸리 홍보관이 있더니 이 동네 막걸리가 이렇게도 맛있는 것도 다 이유가 있었네
막걸리 맛에 취해 눈을 돌려보니 삼강교 너머로 멀리 기나긴 산줄기들이 눈에 들어 온다
옛부터 이곳을 삼강(三江)·삼산(三山)'이라고 하였다니
안동에서 흘러오는 낙동강과 봉화군 선달·옥석산에서 발원하는 내성천,
충북 죽원산에서 시작하는 금천이 이곳에서 한데 몸을 섞었고
더불어 강을 따라 뻗어와 삼산(三山)을 형성한
문경 주흘산과 안동 학가산, 대구 팔공산 자락이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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