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의 유유자적(悠悠自適)

등반사진/갈맷길, 해파랑길

갈맷길 4코스-1구간(남항대교-송도-암남공원-감천항) : 2022. 4. 1.

딜라일라 2022. 4. 1. 21:56

 

3월 중순에 무단히 허리를 삐꺽 했는데 엉덩이 근육이 땡기듯 아픈 증세가 계속되었다

코로나 자가격리가 끝나자마자 동네 한의원에서 며칠 침술치료를 받아도 호전이 없어

정형외과 검진을 받아보니 퇴행성 척추관 협착증이란다

무릎관절은 아직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고질병인 이놈의 허리가 문제다

5일동안 주사맞고 물리치료를 하니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 많이 걷지 말라는 의사의 충고를 무시하고 길을 나선다

 

 

12:36   절영해안산책로를 출발하여

 

 

길이 1,250m의 남항대교를 걷는다

 

 

내항 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천마산에서부터 수정산까지 긴 산줄기가 눈에 들어온다

 

 

천마산

 

 

시약산과 구덕산

 

 

용두산공원에서부터 보수산(중앙공원)-구봉산-수정산-엄광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갈매기가 날아가는 형상의 자갈치시장 모습이 아름답다

 

 

왼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동섬과 암남공원을 연결한 용궁구름다리가 보인다

 

 

송도해상케이블카 하부승강장

 

 

거북섬으로 간다

 

 

이 거북섬의 원래 이름이 송도(松島)였는데 지금은 이 일대를 통털어 송도라고 부른다

 

 

어부와 인용(人龍)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

 

 

인어(人漁)가 아닌 인용(人龍)이다

 

 

 

구름산책로

 

 

송림공원과 송도의 엘시티(LCT)인 고층아파트 / 송도 난개발의 현장이다

 

 

송도해수욕장의 다이빙대

송도해수욕장은 1913년에 개장한 우리나라 최초의 공설해수욕장이었고

1927년에 지금의 저 자리에 목조 다이빙대가 세워져 전국적인 사랑을 받았었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에 부산의 해수욕장중에서도 유일하게 다이빙대가 있는 곳이라

나도 단지 다이빙을 즐기기 위해 송도를 가끔씩 찾았었다

약5m 정도 높이의 출렁이는 상단 다이빙대에서 뛰어 내리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송도 다이빙대는 태풍에 자주 유실되어 오래동안 사라져있다가

2013년 송도해수욕장 개장 100주년을 기념하여 다이빙대를 새롭게 복원하였다

 

 

<참고사진> 옛날의 송도해수욕장 다이빙대

사진상에, 지금 막 다이빙대를 뛰어내린 저 사람의 포즈로 보아서는 아마도 '배치기'를 하였을 공산이 매우 크다

배치기를 하면 얼마나 배가 따끔거리고 아픈지 ~~~

 

 

송도해수욕장

송도는 지금의 거북섬에 소나무가 많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일본은 부산항의 북항에 이어 남항 매축을 계획하고, 당시 일본인 전용 해수욕장이었던 남빈(자갈치) 해수욕장을

이곳 송도로 옮기고 1913년 전국 최초로 공설 해수욕장을 개설하였다

영도다리가 개통되던 1930년대에는

전국에서 송도해수욕장을 찾았던 여름철 피서 인파가 당시 부산 인구를 넘을 정도였다고 한다

 

 

1964년 해수욕장의 거북섬과 연결하는 구름다리가 생기고

거북섬에서 해수욕장을 가로지르는 케이블카가 설치되면서

송도해수욕장은 부산의 동래온천과 함께 전국에서 찾아오는 최고의 신혼여행지였다

그때 유명했던 송도명물이 뱃놀이였는데, 신혼사진을 찍어주는 뱃사공이 있는 배도 있었고

새신랑이 노를 저을 수 있는 작은 신혼배, 지금의 포장마차처럼 비닐로 천장을 씌운 포장유선(包裝遊船)도 있었다

 나도 젊은 시절, 친구들과 함께 뱃사공이 있는 포장유선을 타고 배 위에서 선상 술자리를 가진 적이 있었다

송도케이블카는 1988년 10월 운행이 중단되었다가 2002년 4월 철거가 되었는데

29년만인 2017년 6월에 새로 개통이 되어 송림공원과 암남공원 사이 1.62km를 왕복 운행하고 있다

 

 

현인 동상과 노래비는 영도대교에도 있더니 송도에도 있네

 

 

<참고사진> 고등학교 졸업앨범에 수록된 1970년 당시의 거북섬 야경

 

 

 

해안산책로 임시폐쇄 안내문

작년 1월에도 폐쇄되어 있더니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긴 계단길을 힘들게 오르면 차도가 나온다

이 송도공원은 횟집과 중국관, 그리고 소갈비식당이 있었는데

소갈비가 이름난 맛집이라 재직시절 VIP고객 접대 때 자주 애용을 했던 곳이다

지금은 소갈비식당 대신 레스토랑이 들어섰나보다

 

 

송도해수욕장에서 모지포까지의 산허리를 감도는 S자 오솔길은 지금은 넓은 포장도로로 바뀌었지만

예전에는 연인들의 은밀한 데이트 장소로 사랑받던 곳이었다

모지포(毛知浦)는 숭어의 일본어인 '모찌'에서 온 말인데 암남동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이다

이 모지포를 옛날에는 혈청소(血淸所)라 불렀는데

일제시대 때 전염병 등 질병을 막기 위한 동물백신을 연구, 제조하는 시설인

혈청소(우역혈청제조소/牛疫血淸制造所)가 있었기 때문이었고

해방 후에는 국립동물검역소로 사용하다가 2018년 12월에 강서구 지사동에 신축된 검역계류장으로 이전을 하였다

 

 

해운대의 엘시티(LCT)처럼 송도 난개발의 온상이 된 고층아파트 단지

 

 

남항대교와 영도 봉래산

 

 

태종대 쪽 전경

 

 

동섬과 연결된 용궁구름다리

 

 

뉴질랜드 한국전 참전 기념석

이 조그만 바위는 1950년 12월 31일 뉴질랜드 주력부대를 수송하며 부산에 도착했던

뉴질랜드 군함을 기념하기 위해 뉴질랜드로부터 전달받았다고 한다

 

 

도로를 뒤덮은 벚꽃의 향연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길이 127m의 용궁구름다리는 휘몰아치는 강풍으로 오늘은 문을 닫았다

 

 

저기 두도(頭島)가 보이고

 

 

구름다리

 

 

포구나무 쉼터

이 주변에는 야생화가 언제나 피어있어 자주 찾는 곳인데

오늘도 예외없이 실망을 시키지 않는다

 

 

왜제비꽃

 

 

남산제비꽃

 

 

현호색

 

 

14:30   두도(頭島) 전망대

 

 

새들의 땅 두도(頭島/대가리섬)

연결하는 다리 공사는 중단된채 예전 그대로이다

 

 

멀리 보이는 저 오른쪽 큰 섬은 나무섬이고  작은 섬들은 형제섬이다

 

 

구평동 끄트머리 두송반도와 몰운대 앞바다의 쥐섬

 

 

두송반도와 몰운대는 갈맷길 다음 코스다

 

 

국가지질공원인 송도 반도

7천만 년 이상의 엄청난 역사를 가진 퇴적층을 그대로 볼 수 있어 그야말로 지층박물관이다

중생대 백악기 말 공룡시대의 퇴적암도 있고, 붉은 용암인 화성암이 마치 꿈틀대는 용처럼 길게 연결되어 있다

 

 

복수초(福壽草) 군락지

10여년 전 동기 김병환이 발견하고 서구청에 신고한 뒤 직접 현장을 안내까지 한 노력 끝에

복수초 보호구역으로 관리를 하고 있는 곳이다

매년 2~3월이면 봄의 전령사인 복수초를 찾아 나서곤 했는데 오늘은 많이 늦었다...  남아 있으려나.....

 

 

먼저 옥녀꽃대가 입구에서 반기더니 

 

 

온통 커버린 무성한 잎 사이에서 딱 한 송이가 홀로 버티며 외롭게 기다리고 있다... 어찌나 반가운지~

 

 

<참고사진> 2014년 2월 1일의 암남공원 복수초

 

 

조각공원의 조각작품들도 예전에는 여럿 보이더니 오늘은 딱 2개만 눈에 띈다 

 

 

언제 보아도 예쁜 풍차 모양의 멋진 화장실

 

 

암남공원을 내려와 감천항으로 가는 길 저 앞 모지포 마을 뒤로 진정산이 보이고

오른쪽 담 너머가 옛날의 혈청소(우역혈청제조소/牛疫血淸制造所)가 있던 곳이다

 

 

담 너머로 찍은 국립동물검역소(옛 혈청소) 흔적

국립동물검역소 안에는 그때 혈청연구로 죽은 많은 동물들의 축혼비가 세워져 있다고 한다

"일살다생(一殺多生) 나무아미타불"

 

 

암남공원 후문을 나와

 

 

갈맷길은 모지포(毛知浦) 마을 입구의 가온 카페 뒤로 돌아간다

모지포 앞바다는 숭어가 다니는 길목이어서

숭어 어장이 형성될 때면 많은 모찌(일본어로 숭어 새끼)가 잡히는 마을이라하여 모찌포라 불렀고

지금도 숭어철이 되면 암남공원 일대는 숭어잡이와 숭어 낚시꾼들이 모여든다고 한다

 

 

장군산-진정산을 오른 후 모지포로 내려올 때 이용하는 골목길

 

 

이 길은 장군산에서 내려와 진정산의 예비군훈련소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내려와지는 길인 것 같다

 

 

왼쪽 언덕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냉장창고와 공장들이 있는 곳은 대부분 매립지다

내가 감천에 살았던 1980년대 중반에는 저런 공장들은 물론 매립지도 없었다

 

 

감천만 맞은편 구평동 쪽 모습

 

 

저기 보이는 저 조선소는 강남조선인가?  옛날에 자주 드나들었던 곳인데.....

 

 

저기 저 산은 동매산인데 2019년 11월에 답사를 했던 산이다

신평역에서 출발하여 동매산에 오른 뒤 배고개로 내려와 다시 산을 올라

사하구 예비군훈련장과 해동고등학교를 거쳐 감천고개로 내려온 뒤

천마산 옥녀봉을 거쳐 감천문화마을에서 여정을 마치는 코스였다

그때, 한 달 전인 10월 태풍 '미탁'으로 산사태가 나면서 예비군훈련장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산 아래 마을을 덮쳐

주민 4명이 매몰되어 사망한 사고현장을 목격하고 지나가기도 했었다

 

 

목련과 벚꽃의 환상적인 어울림

 

 

여기에서 윗길을 벗어나 아랫길로 가게된다

 

 

한동안 동네 골목길을 지나고

 

 

수령 160년된 느티나무 보호수가 있는 곳에서 아래 도로로 내려선다

 

 

수령 440년인 팽나무 보호수와 수령 220년의 느티나무 노거수가 있고

 

 

 

제당이 있는

 

 

감천초등학교 앞의 감천동 팽나무공원을 지난다

 

 

감천사거리

 

 

감천화력발전소는 1964년 8월에 완공하여 전기를 생산해 오다가 

예전의 벙커C유와 무연탄 대신 지금은 천연가스를 사용하여 친환경적으로 발전을 하고 있다

운영주체도 한국전력에서 한국남부발전 부산천연가스발전본부로 바뀌었다

 

 

감천 나누리 파크

옛 감천화력발전소를 가동하는 한국남부발전에서 지역주민 편의를 위해 조성한 시설이다

 

 

천마산 옥녀봉 아래의 감천중학교(왼쪽)와 부일전자디자인고등학교, 부일외국어고등학교 건물이 보인다

 

 

부산천연가스발전소(옛 감천화력발전소) 담벼락을 따라 계속 걸어가면

 

 

드디어 감천항 중앙부두가 나오고, 횡단보도를 건넌다

 

 

감천항 중앙부두

 

 

16:30   갈맷길 4코스 1구간을 마감한다

 

 

트래킹을 마치고 옛날에 살던 동네를 찾았다

바다약국은 옛날에 있던 자리에서 감천사거리 방향으로 조금 이동을 하였고

 

 

옛 안나원이 있던 곳은 교회와 주거시설로 바뀌었다

 

 

삼성여고는 그자리 그대로 있고

 

 

삼성여고와 삼성중학교

 

 

둘째인 아들을 낳았던 1985년경에 살았던 삼성아파트도 아직 그대로이다

 

 

인근에 있는 옛 처가댁도 그대로 그자리를 지키고 있네~

참 세월이 많이도 흘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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