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절영해안산책로 출발
엊그제 3코스 2구간은 나혼자 걸었는데, 오늘은 일요일이라 봄나들이 겸 함께한 친구들이 3명이나 된다
출발 때 부터 바다를 끼고 가는데 역광으로 빛나는 윤슬이 아름답게 눈부시다
남항대교와 송도의 마천루
저 고층아파트는 송도 난개발의 현장인데 송도의 엘시티(LCT)라는 별명이 있다
한동안 해안산책로를 따라 가다가
흰여울문화마을로 올라선다
책에서 본 누군가는 이렇게 말하더라
해운대 바다가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20대 연인같은 모습이라면
영도의 바다는 속내도 다 보여주는 느긋한 닳은 중년의 부부같다고 .....
'여울'이란 강이나 바다의 바닥이 얕거나 좁아서 물살이 빠르고 세차게 흐르는 곳을 말하는데
흰여울길은 그렇게 여행자와 바다와는 관계를 하얀 빛으로 눈부시게 그려준다고 누군가는 말했다
사진을 보내주면 나무판 위에 특수 프린트로 똑 같이 프린팅해 주는 어느 공방
가격은 1만원부터 5만원까지 다양하다
25cm x 20cm 크기가 5만원이라 괜찮은 가격이다.... 게다가 사진 속 사람의 인원수에도 상관없다니 .......
나도 다음에 우리집 가족사진을 이 집에서 프린팅해야겠다
흰여울문화마을 한 가운데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아름답게 정원을 꾸민 전망좋은 집
영화 '변호인'의 촬영지이기도 한 흰여울문화마을
이제 흰여울문화마을을 벗어나 바닷가로 내려간다
흰여울 해안터널
2018년 12월에 개통한 길이 70m의 암벽 터널이다
젊은이들 사이에
다대포로 해가 지는 해거름 때 이 터널 안에서 낙조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는 핫플레이스라고 한다
해녀촌
누군가가 애절한 염원으로 공들여 쌓은 돌탑이 작품이 되었다
입이 넷이나 되는데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가 있나
따스한 봄볕 아래 자리를 잡고 개똥쑥을 따른다
커피 한 잔 마시며 쉴수 있는 아담한 해안가 카페(휴게소)도 있다
편안한 길만 따르는 평범함에서 벗어나 보고자 잠시 길을 벗어나 암벽 릿지도 경험해 본다
릿지길 좋아하는 신형화 탓에 개고생하는 이 사람들 좀 보소~
드디어 저기 중리선착장이 보인다
12:13 중리선착장
마을이 의외로 한적하고 조용하다
한때 이름을 날렸던 중리횟집을 위시한 횟집들은 하나도 보이지를 않고
난바닥에 퍼질러 놓고 해물을 팔던 해녀들의 모습도 어디에도 찾을 수가 없다
방파제 입구에, 옛 중리해녀촌을 새로 신축한 해녀문화전시관 안으로 옮겼다는 안내판이 있어 가보는데
해녀문화전시관만 덩그러니 외롭게 서 있고
그 앞의 해녀수산물판매장은 텅텅 비어있고 개미 새끼 한 마리도 보이지를 않는다
해안도로 정비라는 이름 아래 또 하나의 소중한(?) 문화가 사라지고 말았다
태종대 연결 해안관광도로 건설공사로 인해 갈맷길도 여기에서 중단이 되고
아파트 단지 내 시가지로 우회하여야 한다
봉래산 아래 함지그린아파트 단지와
부산남고를 비롯한 체육고등학교, 영도여고 등 학교 건물들이 보인다
공사로 중단된 감지해변길 대신 도로를 따라 우회를 한다
제주복국 / 오래토록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름난 맛집이다
롯데캐슬 아파트에서 오른쪽으로 간다
저기 보이는 해양대학교는 나중에 태종대를 둘런 뒤에 가게되어 있다
13:35 태종대
구명사(求名寺)
구명사의 창건비화에는 나중에 나오는 자살바위와 관련이 있다
절 표지석의 글씨와 천불전, 산신각의 현판은 모두 일붕(一鵬) 서경보(徐京保) 스님의 필치다
옛 자살바위 자리에 들어서 있는 태종대 전망대
옛날에는 이런 일주도로가 없어 자살바위로 갈려면 산속 오솔길을 숨어가듯이 가야했는데
고1 때 친구 2명과 자살바위 구경하러 왔다가 안양원 포도주 1병에 모두 취해버렸던 에피소드가 있다
전망대에서 아래를 내려다 본 아찔한 광경
1970년대 어느해에는 한 해에 30명이나 뛰어 내렸다는 사연 많은 곳이다
주전자섬
모자(母子)상
당시 부산시장이던 박영수 부산시장이 조각가인 홍익대 전뢰진 교수에게 의뢰하여
이 모자상을 세우자 자살률이 훨씬 줄어들었다고 한다
이제 영도등대를 보러 신선바위 쪽으로 내려간다
등대로 내려가는 도중의 한 곳에 부산의 해양사와 관련이 있는 인사들의 흉상이 전시되어 있다
소창(小滄) 신성모(申性模)
독립운동가이며 정치인으로
이승만 대통령 시절 내무부장관, 국방장관을 역임하고 국무총리 서리까지 지냈다
보성전문학교를 마친 후 중국 난징해양대학과 영국 런던항해대학을 졸업하고
1등 항해사 자격을 취득한 후 영국상선의 선장으로 일했다는 경력으로 여기에 함께 있는 것이다
해당(海堂) 이시형(李時亨) / 한국해양대학교의 설립자이다
영도등대 / 1906년 건립
신선바위(신선대)
신라의 태종 무열왕이 이곳의 절경에 도취하여 쉬어갔다고 하여 태종대(太宗臺)라 불린다
태종대는 해운대, 몰운대와 더불어 부산의 3대(三臺) 중 하나이다
신선바위 진입로 사면에 낙석과 붕괴 위험이 있어 지금은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등대 아래 절벽위에 있는 배 형상의 카페
카페 아래 저 밑에 생선회를 비롯한 해물들을 판매하는 해녀들의 모습이 보인다
태종대 유람선이 관광객들을 태우고 분주히 오고가고 있다
1978년에 첫 취항을 했다고 하니 벌써 40년이 넘었다
태종사로 가는 길목에 있는 영도유격부대 유적지
15:02 태종사(太宗寺)
석가세존진신사리탑을 모신 보궁과 범종각
위에 있는 범종각의 종은 아래에서 긴 줄을 잡아당겨 종을 치는 것 같다
태종사 부처님 진신사리탑
한국에서는 643년 신라의 승려 자장(慈藏)율사가 당나라에서 귀국할 때 가져온
부처의 사리와 정골(頂骨)을 나누어 봉안한 5대 적멸보궁이 있다
경남 양산 통도사(通度寺), 강원도 오대산 상원사(上院寺) 중대암, 설악산 봉정암(鳳頂庵),
태백산 정암사(淨巖寺), 사자산 법흥사(法興寺) 적멸보궁이 이에 해당된다
홍매(紅梅)
매년 6~7월에 열리는 태종사 수국축제는 최근 2년간 코로나로 열리지 못했는데
올해는 열릴 수 있으려나?
태종대를 빠져나와 아미르공원까지는 왔던 길을 그대로 되돌아가는 것이라 버스를 타고 가기로 한다
15:40 아미르공원
왼쪽의 국립해양박물관과 오른쪽의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사이의 산책로를 따른다
국립해양박물관 앞의 절영마 동상
봉래산 기슭의 경사지 일대에는 맹수들의 접근이 어려워 삼국시대부터 목장의 최적입지로서
명마를 키워낸 국마장(國馬場)이 있었다
영도의 엣 이름 절영도(絶影島)라는 지명도 이 국마장에서 기른 말이 하도 빠르게 달려
그림자가 따라가지 못해 땅에 비치지 않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달리는 말의 모습이 너무나도 역동적이어서 작가 이름을 검색해보니
작가 김선구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을 수료한 1959년생으로 주로 말 작품을 많이 하는 유명 조각가였다
배의 형상을 한 국립해양박물관
'아미르'란 동삼동의 옛 이름인 구룡동(駒龍洞)에서 유래한 망아지(駒)의 '아'와
용(龍)의 순 우리말인 '미르'의 합성어라고 한다
친수호안데크로 가니 가까운 곳의 해양대학교가 보인다
해양대학교가 있는 조도(鳥島)를 영도사람들은 '아치섬'이라고 부른다
저 섬에서 보는 떠오르는 아침해가 제일 아름답다고 하여 아침섬(朝島)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해양대학교 왼쪽으로 멀리 오륙도가 보인다
그러나,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방파제에 가리어 온전한 모습은 볼 수가 없다
줌으로 살짝 당겨본 오륙도
그런데, 굴섬의 모습이 무언가를 닮은 것 같다 ........
줌으로 최대한 당겨보니 마치 한 마리의 숫사자가 한가로이 웅크리고 앉은 모습이다
시선을 오륙도에서 왼쪽으로 돌리면
이기대의 오륙도SK뷰 아파트 단지와 장자산, 신선대가 보이고
금련산, 황령산과 함께
부산항 너머로 부산의 진산들이 모두 모습을 드러내 보인다
16:10 트래킹 종료 / 총소요시간 5시간 55분, 걸은시간 4시간 50분, 휴식시간 1시간 5분
해단식 장소는 영도의 유명한 맛집으로 빙장회가 특미인 '멍텅구리'다
빙장회
빙장회란 횟감을 잡자마자 바로 냉동을 시킨 생선회를 말한다
지난 2021년 3월 신형화, 홍만석과 함께 영도의 장군산을 타고 이 집에 왔을 때
집이 인근인 고한익이 기별을 받고 달려와서 푸짐한 한 턱을 내어 잘 얻어먹고 온 적이 있었다
신세를 갚자고 전화를 할려니 코로나도 있지만 휴일 저녁의 안식을 방해할 것 같아 참는다~
3만원 짜리 문어 숙회가 진짜 푸짐하다 / 빙장회에 숙회까지 배 터지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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