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랑산과 소룡산은 마고할미의 설화가 있는 산이다
바랑은 '배낭'이 변한 말로 스님들이 지고 다니는 볼록한 주머니인데
바랑산은 원래 마고할미의 주머니였다고 하고
인근 소룡산의 새이덤은 마고할미가 바랑에 넣고 가다가 흘린 돌무더기이며
옆에 있는 월여산은 마고할미의 딸이고, 보록산은 아들이라고 한다
특히, 소룡산은 지리산 천왕봉과의 사이에 높은 봉우리가 없어
왕산과 필봉산 뒤로 두 봉우리를 압도하는 높이로 우뚝 솟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신촌마을 버스정류장
9:53 산행 시작
출발 220m 초입에 나오는 오른쪽을 가리키는 바랑산 이정표는 무시하고 왼쪽으로 간다
오른쪽은 옛길인데 왼쪽보다 길이 더 좋지 않다고 한다
신촌소류지를 지나면
10:14 시멘트 포장도로는 산길로 변하며 본격적인 산행에 돌입하게 되는데
20여 분간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다소 지루하게 올라왔다
그런데, 산길 초입에서부터 선두가 길을 잘못 들었다
가시덤불이 우거져 있더라도 그대로 직진을 해야 했는데 왼쪽으로 튼 것이 잘못되어
급경사 오르막을 힘들게 길을 만들며 15분 여 오르니 드디어 반반한 소로가 나오며 길은 평탄해진다
10:44 길은 다시 예동마을로 가는 임도와 만난다
예동마을(거창군 신원면 중유리) / 해발 600m가 넘는 고지의 산간 마을이다
마을 뒤의 산이 보록산인데 마고할미의 아들이라는 설화가 있다
10:47 절재
절재를 지나면서 오른쪽 산길을 따라 진행을 하는데 조금 뒤에 문제가 발생한다
이 길이 예전에는 바랑산 기슭에 다다를 때까지 주변에서 가장 높은 하늘길로 조망을 즐기며 갔다는 길이었는데
바랑산
최근에 설치가 된듯한 태양광발전소가 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철조망을 따라 가다가다가 관목 덤불에 길이 막혀 어쩔수 없이 담을 넘어가는 만행을 저지르고 만다
아까의 그 절재에서 포장도로를 따라 마을 앞으로 빙 돌아갔다면 더 나았을건데 .......
다행히 나오는 문은 잠겨있지를 않아 다행이었다 ~
11:03 바랑산 기슭에서 다시 산길로 진입을 하는데, 마을 앞을 빙 돌아오는 길과 여기에서 만난다
11:32 바랑산 정상 / 산행시간 : 1시간 39분
바랑산 정상에서 점심을 먹고 일어서는데
우람한 황매산이 저기 그 위용을 과시하고 있고
그 왼쪽에는 멀리 마고할미의 딸이라는 월여산이 삐죽 모습을 드러내 보인다
줌인한 황매산(黃梅山)
그리고, 멀리 월여산(月如山)
저 월여산은 아직 미답지로 남아 있다... 언젠가는 숙제를 풀어야 할 터~
바랑산에서 소룡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큰재까지 급경사 내리막길을 한참이나 내려서야 한다
중간에 오른쪽으로 천지사.왕촌으로 빠지는 탈출로도 있고
독촉주차장으로 내려서는 갈림길도 있는데, 독촉주차장까지는 불과 600m 거리이고
독촉주차장으로 내려서는 길은 이후에 큰재를 지나서도 또 나온다
12:14 큰재 / 바랑산과 소룡산의 중간 지점이다
바랑산에서 큰재까지 계속된 내리막길에 대한 역보상으로 이제 힘들고 긴 급경사 오르막 계단길을 만난다
소룡산 정상을 코 앞에 둔 막바지 구간이라 마지막 피치로 쉬엄쉬엄 오른다
계단길에서 잠시 숨을 돌리며 뒤돌아 보니 지나온 바랑산이 보이고
그 오른쪽 뒤편에는 풍력발전기가 돌고 있는 감악산(紺岳山)이 보인다
저 감악산도 아직 미답지인데
거창의 이름난 산들을 나름대로 빠짐없이 오른다고 했건만 아직도 올라야 할 산이 많이 남아있다
감악산의 풍력발전기
마고할미가 바랑에 넣고 가다가 흘린 돌무더기라는 '새이덤'
소룡산 정상 서쪽의 새이덤은 거창 신원면을 바라보는 아찔한 높이의 수직 암봉이다
신원면에서 바라보면 상여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그러고보니 거창 신원면은 한국 현대사의 아픔이 밴 곳으로
한국 전쟁 때인 1951년 2월 초순, 일부 국군에 의해 지역주민 663명이 집단적으로 희생 당한 마을이다
국군은 적들이 주둔할 근거가 되는 마을이나 양식의 씨를 말려 들판을 깨끗이 한다는
이른바 ‘견벽청야’ 작전을 양민들을 대상으로 감행한 것이다
신원에는 희생된 그들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조성한 추모공원이 있다
새이덤으로 가기위해 계단길을 잠시 벗어나 낙엽을 헤치고 가니 비탈지고 좁은 경사지에 무덤이 있다
위험스럽지만 신원면이 잘 내려다 보이는 이곳에 묘를 쓴 것을 보면 양민학살사건과 사연이 있는 이의 무덤인지.....
후손들의 정성은 대단하지만 벌초나 묘사는 제대로 했을까?
12:39 새이덤 정상
새이덤에서 내려다 보이는 신원면의 마을들은 이젠 과거의 쓰라린 아픔을 잊은듯 평온하기만 하다
새이덤에서 돌아와 소룡산 정상을 가는데 또 다른 무덤이 있다.... 세상에~ 이 높은 곳에 .....
12:51 소룡산 정상 / 산행시간 : 2시간 58분
소룡산(巢龍山)이란 용의 보금자리라는 뜻이다
정상의 소룡정
소룡산 정상에서의 조망을 즐겨본다
월여산 쪽 전경과 .......
황매산
황매산 끝 자락의 감암산(甘闇山)
그리고, 웅석봉(熊石峰)에
필봉산(筆峰山), 왕산(王山)을 거느리고 있는 천왕봉(天王峰)에서
반야봉(般若峰)에 이르는 지리의 주능선이 깨끗하게 조망이 된다
기우제를 지냈다는 무제봉을 지나
조그만 조망터에 서니
직선거리 정면에 천왕봉이 지척으로 보인다
소룡산은 광양의 백운산과 비슷한 거리지만 정반대 방향에서 천왕봉을 바라볼 수 있는 봉우리다
줌인한 천왕봉
13:13 강굴
임진왜란 때 진양에서 온 강(姜)씨가 부모님을 모시고 피해있던 석굴이다
석굴안은 사람이 서 있을 정도로 굴이 높고 넓다
동굴 밖 석벽에 강씨가 굴을 떠나면서 새겨놓고 갔다는 글자 '진양강씨세수(晉陽姜氏世守)"
진귀암 갈림길
13:24 망바위 전망대
홍굴 갈림길
굴 입구가 무너져 출입구를 알아볼 수 없다지만 가까운 거리라 갔다가 오기로 한다
홍굴로 가는 길은 비탈진 산사면의 푸석한 길 위에 낙엽이 수북하여 미끄럽고 위험스런 길이고
굴 입구가 무너져 볼만한 것도 없어 괜한 수고를 할 필요가 없겠다
홍(洪)굴
굴 입구가 무너져내려 가까이 접근을 하기가 어렵다
13:52 소룡산 입구 쉼터
쉼터 광장 아래에는 꽤 넓직한 주차장도 조성되어 있다
이제 도로를 따라 오휴마을로 하산을 한다
마을 뒤로 서당곡소류지 제방이 보이고
커다란 당산나무가 있는 오휴마을에 닿는다
14:08 오휴마을 주차장 도착 / 총산행시간 : 4시간 15분
오휴(烏休)마을은 임진왜란 때 피란가던 중 흰 까마귀가 막대기를 물고 가는 곳을 보고 뒤따라가니
홍굴 앞 바위에 쉬므로 그 아래에 자리를 잡아 산 것이 마을을 이루었다고 오휴(烏休)라고 했단다
이처럼, 400여년 전 왜적을 피해 숨어든 사람들이 아직도 살고 있는 오휴마을은 고즈녁했고 당산나무는 우람했다
추운 날 하산식으로 제공되는 뜨끈한 떡국으로 추위를 녹인다
오미크론 대유행이 심각하다..... 이제부터는 집사람과의 약속대로 당분간 산악회 산행을 자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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