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따라 강남 간다고... 한동안 일손을 놓게 된 친구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3박4일 동안의 일정으로 전라도 유명산 등반에 따라 나서게 되었다
그동안 일하느라 시간이 없어 가보지 못했던 전국의 유명 산들을 섭렵해 보겠다는 친구의 욕심에
이번이 그 프로젝트의 1차 여정으로 전라남도 진도와 해남 일대의 산 3개를 올랐지만
사실 나는 이 산들을 이미 예전에 다 답습을 했던 산들이었지만... 어쩌나 친구가 이리도 목을 메고 있는데~
울돌목
어제 부산 출발 후 하동 악양의 다른 친구 시골집에서 1박을 하고
아침 일찍 악양을 출발하여 진도 동석산을 향해 가는 길목의 진도대교 밑 울돌목을 잠깐 들런다
물길이 암초에 부딪혀 튕겨 나오는 소리가 매우 커서 바다가 우는 것 같다고 하여 울돌목이다
이순신 장군은 이 울돌목의 해류를 이용하여 13척의 배로 133척의 왜적을 무찌른 명량대첩은
세계 해전사에 길이 남을 기록이 되었다
동석산(銅石山)은 2백미터급 산에 불과하지만 여느 산과 달리 암벽미와 암릉미가 탁월한 산으로
서남쪽의 조도에서 보면 어머니가 아이를 안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하여
산 이름의 한자를 동석산(童石山)으로도 쓴다
이 동석산은 2013년 3월에 전일출과 함께 산악회를 따라 올랐었다
10:12 진도군 지산면 심동리 하심동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하심동마을에서 올려다 보이는 동석산
저기 보이는 종성교회 옆으로 산길이 시작된다
예전에는 종성교회 옆으로 오르는 등산로는 암벽으로 첫 발걸음을 딛는 시작지점이 너무도 위험하여
당시 산악회에서도 종성교회 코스를 만류하고 천종사에서 올라가도록 권고를 했지만
나와 전일출은 위험을 무릅쓰고 올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지금은 데크와 철사다리로 안전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발 밑으로 내려다 보이는 하심동마을(아랫심동)
해발 고도로만 보면 아주 낮은 산이지만 다도해국립공원를 내려다보는 거대한 바위봉우리로 이뤄진 동석산은
수려함만 놓고 보면 세상에서 두 번째 가라고 하면 서러워 할 산이다
오른쪽에 보이는 암봉이 미륵좌상 암굴이 있는 동석바위(일명, 중업바위)로
천종사에서 오르면 저 암봉 옆으로 오르게 된다
진행방향으로 보이는 동석산 정상부 / 앞에 보이는 봉우리 그 뒷봉이 정상이다
동석바위(중업바위)로 향해 내려가는데 저 밑으로 천종사가 보인다
동석바위(중업바위) 상단부 암벽 속의 미륵좌상이 있었다는 바위굴
동석산 정상을 향하여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기는데
동석산은 암봉과 암릉을 오르내리면서 원없이 골산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산이다
뒤돌아 본 지나온 암릉길
칼날능선(칼바위) 구간
저 구간은 너무 날카롭고 위험하기 때문에 왼쪽으로 우회를 해야만 한다
칼날능선(칼바위)을 우회하러 내려가는 길에는 철계단 공사가 한창이다
이런 안전시설이 있어 산행은 편리해 졌지만 암릉을 오르내리는 스릴과 재미는 없어졌다
뒤돌아 본 칼날능선 구간
11:35 동석산 정상 / 산행시간 : 1시간 23분
정상에서 북쪽 진행방향으로 보이는 전경
삼각점봉과 석적막산 뒤로는 흙산인 작은애기봉과 큰애기봉들이 보인다
지나온 암릉길 / 암릉과 암봉이 연이어 끝이 없다
12:17 삼각점봉
12:29 석적막산 정상 / 별다른 특징이 없는 봉우리다
북쪽의 작은애기봉과 큰애기봉
삼각점봉에서부터는 바위구간은 끝나고 평범한 능선산행이 시작되는데
처음으로 흙을 밟아 보는것 같다
12:45 가학재
왼쪽은 가학리, 오른쪽은 가치리로 하산을 하는데, 작은애기봉 방향으로 직진한다
13:11 세방낙조 갈림길
100m 거리의 큰애기봉으로 가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13:16 큰애기봉
작은애기봉과는 달리 큰애기봉은 데크 전망대로 조성이 되어 조망이 뛰어나다
발 아래에는 하산지점인 세방낙조휴게소가 보이고
바다에 알알이 떠 있는 섬 들 사이로 유별난 모습의 섬이 눈에 들어 오는데
이 섬은 손가락섬이라고 부르는 주지도이고
이 섬은 발가락섬이라고 하는 양덕도이다
15:06 하산 시작
세방낙조휴게소에서 출발지점인 하심동마을로 가는 군내버스가 16시 40분에 있다하니
시간이 널널하게 남았다
악양에서 사가지고 온 악양막걸리 두 병과 함께 1시간 넘게 점심시간으로 보내고
30분간 낮잠까지 늘어지게 자고 난 뒤에야 하산을 위해 일어선다
가파른 계단길과 동백숲길을 지나와 만나는 임도에서는
임도를 가로질러 세방낙조전망대 쪽으로 직진한다
곧 팔각정 전망대를 지나고
해미랑 펜션을 지나
15:38 세방낙조휴게소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친다
총소요시간 : 5시간 36분 (점심: 1시간20분, 낮잠 30분 포함)
1시간을 더 기다린 뒤에야 군내버스를 타고 차를 회수하러 출발지로 돌아간다
팽목항
하심동마을에서 차를 회수하여 인근의 팽목항으로 가서 잠시 추모의 시간을 가진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팽목항에서 돌아오는 길목에서 보이는 동석산 전경
팽목에서의 추모를 마치고 세방낙조휴게소로 다시 돌아와
국내 최고라는 낙조 전망처 앞에 섰는데 잔뜩 낀 구름이 일몰의 장관을 가리고 있다
세방낙조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아침에 눈여겨 두었던 진도대교 아래 울돌목으로 다시 돌아와 자리를 잡는다
오늘은 이곳에서 비박을 할 작정인데 이 또한 친구의 오랜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라고~
이곳으로 오는 길목, 진도 읍내의 시장에서 사 온 농어회가 입을 즐겁게 한다
어제는 악양에서 삼겹살로 배를 채웠으니 오늘은 싱싱한 생선회다
농어 한마리로 소주 4병, 맥주 2캔을 비웠으니 가성비가 아주 좋다
우리가 자리를 잡은 울돌목 주말장터는 매주 금.토.일에만 열리니 오늘 여기는 우리 밖에 없다
진도 출신 송가인은 진도 안에서는 가히 영웅이다
송가인이 살던 동네를 지나올 때는 온통 송가인 이름과 사진으로 도배가 되다시피 하고 있었다
이제 잠자리를 준비한다
바닥의 데크는 땅의 습기를 차단하고, 천정의 썬루프는 서리를 막아주고 있으니
하룻밤 비박지로는 안성맞춤이다
문득 오래전 지리산 첫 종주 때 세석에서의 비박이 생각난다
내일 일정은 미황사를 품고 있는 해남의 달마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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