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의 유유자적(悠悠自適)

등반사진/부산,경남의 산

함안 서북산-대부산-봉화산 : 2020.11.10 신형화와 둘이

딜라일라 2020. 11. 10. 22:17

낙낙정맥 종주 때 종주길에서 벗어나 있어 바라보기만 했던 봉화산을 오른다

봉화산만을 타기엔 너무 짧아 서북산에서 시작을 하는데

마음같아서는 여항산까지 함께 아울러 오르고 싶었지만 

한여름이면 몰라도 해 짧은 겨울에는 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아 접는다

 

9:57   산행 시작

함안군 여항면 주동리 정지병 약수터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도로변에 있는 약수인데도 시원하고 부드러운 물맛이 좋다

 

약수터에서 북쪽으로 오던 길을 100m 정도 되돌아가면 왼쪽으로 임도 입구가 나온다

  

두 채의 전원주택을 지나 계속 임도를 따르면 너덜지대도 나오고

 

10:14   첫 번째 이정표도 만난다

 

여항면 주서리 대촌마을 뒤로 여항산이 보인다

 

당겨 본 여항산

 

10:22   두 번째 이정표를 만나고

여기에서 임도를 벗어나 왼쪽 산 사면 오솔길을 따라 오른다

 

10:32   10여 분 가파른 오르막을 치고 오르면 고갯마루 사거리에 닫는다

 

계속 직진해서 내리막을 내려가면 상별내와 법륜사 방면으로 가지만

오른쪽 여항산 방면 지능선을 계속 오른다

 

11:15   주능선 삼거리 706봉 도착 / 고갯마루 사거리에서 40여 분 소요

 

낙남정맥에 합류하는 주능선은 여기에서 여항산과 서북산으로 갈라지는데

서북산과 여항산까지의 거리가 거의 같다

 

진행해야 할 서북산이 남쪽으로 보이고

 

동쪽으로는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봉화산이 길게 드라누워 있다

 

서북산 방향 낙남정맥의 등줄기

 

11:36   별천 갈림길

지난 2012년 10월 나 혼자서 별천마을 입구에서 출발하여 보갑사와 약수터산장을 거쳐 이 삼거리로 올라와서는

서북산과 여항산을 타고 주서리 좌촌마을로 하산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의 스텐 이정표는 지금의 덱 이정표로 바뀌었지만 

이정표에 기생하고 있는 약수터산장의 얌체짓(?)은 옛날 그대로이네~ 

 

11:50   서북산 정상 도착 / 산행시간 : 1시간 53분

정상에는 서북산 전적비가 있는데, 마침 39사단의 군인 4명이 전적비 주변을 청소하고 있었는데

오늘 산에서 만난 유일한 사람들이다

 

전적비 뒷면

 

1950년 8월 낙동강 방어 전투가 한창일 때 서북산에는 미 제25사단 제5연대가 주둔하고 있었다

미군과 인민군은 19번이나 고지를 빼앗고 뺏기는 격전을 치렀는데

결국 5연대는 마산을 거쳐 부산으로 가려던 인민군 6사단을 격퇴하였다

이 과정에서 5연대 예하 중대장 로버트 티몬스 대위와 장병 100여 명이 산화하였고

그 넋을 기리기 위해 로버트 티몬스 대위의 아들인 주한 미8군 사령관이었던 리챠드 티몬스 중장과

육군 제39사단장과 장병들이 1995년 11월에 이 전적비를 건립하였다

그래서 오늘처럼 39사단에서는 매년 11월이면 이 전적비를 관리하고 있는 모양이다

 

구름 한 점 없는 날씨에 기온도 오늘따라 포근하기만 하다

이렇게 좋은 날  벗과 함께 여유로운 산행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행복이다

군인들은 준비해 온 김밥으로 점심을 먹었단다

우리도 느긋한 마음으로 점심상을 펼친다

   

점심을 마치고 한결 포만해진 기분으로 주위를 둘러보니

미처 보지 못했던 작은 꽃송이들이 이제사 눈에 들어온다

쑥부쟁이인데 산이 높아서인지 제대로 자라지 못한 키 작은 꼬마 쑥부쟁이다

꽃은 보기만 해도 예쁘지만 그 이름을 불러주면 더 예쁘게 다가온다

 

12:33   40여 분간의 점심을 마치고 남은 일정을 위해 일어서는데

 

발 아래로 펼쳐지는 진동만의 푸른 바다가 오늘따라 더 정겹게 보인다

 

12:53   버드내, 미천 갈림길 도착

서북산 정상에서 가파른 내리막길을 쏟아질 듯 미끄러져 내려오면 좁은 재를 만난다

여기에서도 봉우리 5개를 더 넘어서야 봉화산이다

 

13:10   임도 갈림길

452봉을 지나 임도가 두 갈래로 갈리는 지점에서는 왼쪽 오르막 임도를 따른다

 

13:31   603봉 도착

그런데, 이정표의 봉화산까지의 남은 거리 표시가 이상하다

아까 지나온 미천갈림길에서는 봉화산까지의 거리가 2.6km였는데

거기에서 무려 38분이나 걸린 이곳에서는 2.1km 남았다고 되어 있는 것이다

아무리 오르막이라 해도 38분 동안 500m 밖에 못 걸었다는 말인가

둘 중 하나는 표기가 잘못된 것이 분명하다

 

13:45   대부산 정상 / 산행시간 : 3시간 48분

 

대부산 정상석이 깔끔한 대리석으로 바뀌었네

 

<참고사진>  2009년 9월의 대부산 정상의  판자 표지판

 

13:56   한치 갈림길(636봉)

여기에서 낙남정맥은 오른쪽 한치 방면으로 방향을 바꾸고

 

봉화산 가는 길은 낙남정맥에서 벗어나 직진한다

 

이제 저 앞에 봉화산이 보이더니

 

산 정수리에 돌로 쌓은 봉수대가 시야에 들어온다

 

봉화산 파산봉수대

파산은 봉화산의 다른 명칭으로 조선 전기에 축조되어 조선 후기까지 국가 기간 연락망 역활을 했는데

진해의 가을포 봉수를 받아 의령의 가막산 봉수에 연결했다고 한다

 

원래 이 산에는 5기의 봉수대가 있었는데 지금은 2기의 흔적이 발굴되었고

그 중 1기만 지금의 모습으로 다시 쌓았다고 한다

 

14:12   봉화산 정상 / 산행시간 : 4시간 15분

 

봉화산 정상에서 마주 보이는 서북산

 

그리고, 진동만 쪽 전경

 

그리고, 낙남정맥의 광려산 모습

얼마전 9월 20일에는 저 광려산 위에서 이곳 봉화산을 마주보고 서 있었다

 

봉화산 정상에서 느긋하게 긴 휴식을 가진 뒤 마지막 하산을 시작하는데......

 

14:28   하산 시작

여기에서 부산일보에서 안내하는 길을 찾기가 무지 어려웠다

8년 전인 2012년 12월의 부산일보 산&산 안내에는

"하산길은 봉수대를 조금 지나 왼쪽으로 꺾어 내리막 산사면을 따라 잡는다.

이 지점에서 청암방면으로가는 등산로를 벗어난다. 이 구간은 개척하다시피 해야 한다.

가파른 사면을 따라 10분 정도 내려가면 간벌 작업을 위해 인부들이 지나다닌 길을 발견할 수 있다.

산행 안내 리본을 촘촘히 붙여뒀으니 잘 보고 길을 찾는다"라고 되어 있지만

오래되고 위험할 것 같은 그 길 찾기는 포기하고 청암 방향 이정표를 따라 내려가기로 한다

 

산 아래로는 봉성저수지와 좌촌마을이 보이고

 

나무계단의 가파른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가면

 

안전을 위해 중간중간 최근에 설치한 듯한 새 밧줄도 걸려있다

 

계속 청암 방향 이정표를 따른다

나중에 검색을 해보니 청암은 봉성저수지 아래 여항면사무소 인근의 마을 지명이었다

 

14:46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14:57   임도 만남 / 산행시간 : 5시간

 

여기에서 트랭글의 지도를 따라 청암방면을 무시하고 길을 따라 계속 직진한다

 

 

얼룩얼룩 단풍이 진 임도를 따라 가다가 산책을 나온 이 동네 주민 부부와 만난다

꼬불꼬불한 임도를 벗어나 정지병 약수터로 바로 가는 지름길을 물으니

조금 가다가 나오는 대나무 숲 사이로 희미한 길이 보일테니 그 길로 가 보라고 한다

 

대나무 숲 사이 희미한 길을 헤치고 한동안 나가니 드디어 마을 안길로 내려선다

 

15:26   감현동 마을회관을 지나고

 

이윽고 저기 출발지인 정지병 약수터가 보이고

 

봉화산 쪽을 한 번 뒤돌아 보고

(부산일보 안내대로 하산을 한다면 저 능선을 바로 치고 내려와야 하는 것일까?)

 

오전에 차를 주차해둔 정지병 약수터에서 산행을 마감한다

 

15:35   산행 종료 / 총산행시간 : 5시간 38분

 

 

 

산행을 마친 후 가을 단풍이 좋다는 함안의 자랑 입곡군립공원으로 가 보았다

 

생각보다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저수지를 끼고 있어 풍광이 좋고

 

전국의 유명 단풍 관광지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나름 소박한 맛이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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