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의 유유자적(悠悠自適)

등반사진/부산,경남의 산

남해 귀비산-대부산-하지산-천황산 : 2018.12. 6 한마음산악회

딜라일라 2018. 12. 6. 22:20


오늘 산행의 主山인 귀비산(貴妃山)은  남해읍과 남면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남해의 숨은 조망의 명소라고 지난 2018년 4월에 국제신문 <근교산&그너머>에 소개된 산이다

하지만 오늘은 아침에 비가 온 뒤의 자욱하게 낀 안개때문에 섬산다운 빼어난 조망을 보지를 못해 아쉬웠다




국제신문의 산행지도상에는 산이 5개나 표시되어 있는데 트랭글에서 주는 배지는 2개밖이다

이럴때 산행기록에는 2개만 등재해야 하는지, 아니면 5개 다 올려야 하는지 난감하다~~~


산행종료 후 트랭글 종료하는 것을 깜빡한 바람에 산행시간이 잘못 나타나 있다

오후 3시 45분에 산행을 종료하였으니 실제 산행시간은 4시간 40분이 정확하다



11:05   아난티 골프장 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아난티C.C 클럽하우스


골프장 입구 건너편 편의점 옆으로 산길이 시작된다



버스가 주차된 곳 뒤를 돌아보면 우리가 마지막으로 거쳐 내려올 천황산이 바로 지척이다



귀비산을 거쳐 천황산으로 이어지는 길은 남해군에서 선정한 '한반도 바래길' 구간이다


이곳 흙길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정면의 임도를 버리고 왼쪽으로 90도 꺾어 산길로 오른다



11:17   무덤이 있는 야트막한 봉우리의 기왕산(起王山) 정상



기왕산 정상을 지나자마자 곧  복원된 임진성이 모습을 보인다


11:24   임진성 서문


임진성은 1592년 임진왜란 때 왜군을 막기 위해 쌓은 성이다

동문터와 서문터는 최근 보수공사를 마쳐 복원을 한 곳으로 성터 가운데는 제법 너른 공간으로 조망도 좋았다



임진성에서 바라보이는 저 산은  조금후 올라야 할 명산봉이다



성 가운데서 잠시 조망을 감상하고  동문터를 지나 성을 빠져 나간다



景烈公 鄭地 將軍 事積碑

경렬공(景烈公) 정지(鄭地·1347∼91년)장군은

최영의 홍산대첩, 나세 등의 진포대첩, 이성계의 황산대첩과 함께 고려 말 왜구 토벌전의 4대 대첩 중 하나로 손꼽히는

관음포대첩(觀音浦大捷)을 이끌어 낸 주인공이다

관음포대첩이란 남해군 고현면 관음포 앞바다에서 1383년 5월(고려 우왕 9년)

정지 장군이 47척의 함대로 왜구 함대 120척을 대파한 전투로

관음포대첩은 최무선 장군이 개발한 화약무기를 해전에서 사용한 최초의 전투였으며

육지가 아닌 해상에서 왜구를 격멸한 대표적 전투이다   (펌)





11:32   잔땡이고개 아래 도로를 가로질러 '귀비산코스 종합안내도'가 있는 곳에서 오르막을 따라 간다





제주 고씨 문중 묘를 지나 급경사 오르막 길을 오른 후

희미한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명산봉을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데

짧은 길이지만 그 길이 묵어있어   잠시 왕복하는데  그리 수월하지는 않았다


11:54   명산봉(名山峰)


고도를 높이자 이제 바다가 보이기 시작을 하고


우리의 산행 출발지이자 도착지점인 아난티 골프장도 훤히 보인다

바다 건너 보이는 곳은 여수다


그리고, 남해의 主山인 금산도 저 멀리 보인다


산길 옆에 뒤를 돌아보고 홀로 서 있는 석상

주변을 살펴보아도 무덤은 보이지를 않는데, 귓밥은 추욱 늘어져 부처님을 닮았으나 머리는 빡빡 깎았으니 스님을 닮았고

(笏)을 양손으로 받쳐든 모습은 문인석(文人石)을 닮았다

< photo by 한마음산악회 산마루 님 > 


12:12   꼭대기에 무덤이 자리잡고 있는 산행지도상의 342m봉에는

 서래야 박건석씨가 '평지촌봉'이라는 팻말을 걸어 두었는데 이것을 두고 몇몇은 입을 댄다

근거가 모호한 봉우리 이름을 두고 하는 말인데, "너무 부지런한 것도 탈"이라고~~~


342m 봉을 지나서부터는 안개가 더욱 자욱해지기 시작을 하여


귀비산 정상이 가까워오자 시계가 더욱 짧아진다


12:45   귀비산 정상 도착 / 산행시간 : 1시간 40분


정상석이 없다

명색이 남해군에서 설정한 한반도 바래길의 주봉인데 변변한 정상 시그널 한 개도 없는것을 두고 너도나도 한마디씩 한다

이정표는 수도없이 세워두었더니만 그 예산 조금 나누면 될것을.....


시야가 좋은 날에는 북쪽으로는 남해읍이 보이고 그 너머로는 멀리 하동의 금오산도 보이고

서쪽으로는 덕월마을 뒤의 천황산과 그 너머 여수 방향도 잘 보이는

섬산다운 빼어난 조망을 보여주는 곳이라는데 오늘은 이것으로 끝이다


귀비산 정상 옆 짙은 안개 속에서 옹기종기 모여앉아  늦은 점심을  10분만에 후다닥 헤치운다



대부산 정상 바로 아래의 마당바위도 사면이 짙은 운무에 둘러쌓여 아무것도 보이지를 않는다


13:22   대부산 정상 / 산행시간 : 2시간 17분

그 흔하던 서래야의 시그널도 보이지를 않고 아무것도 없다


나무기둥에 로프를 설치한 급경사를 조심스럽게 내려가 다시 야트막한 봉우리에 오르면


13:30   삼각점이 있는 이정표 갈림길이 나오는데

국제신문 리본은 이정표의 왼쪽 천황산 방향이 아닌 오른쪽에 달려 있다

오른쪽으로 가면 곧 임도와 만나 편안하게 갈 수 있겠지만  우리는 왼쪽 천황산 방향을 택했다

왼쪽 길은 산길을 통해 질러가는 샛길이었지만 길이 많이 묵어있고 어지럽게 얽혀있는 나무가지들로 길이 막혀 있어

그속을 뚫고 헤쳐 나오느라 애를 많이 먹었다

지금은 겨울철이라 그나마 다행있지만 수목이 우거져 있는 계절에는 어림도 없을 정도다

그때서야 국제신문 근교산 팀이 오른쪽 임도를 안내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렇게 힘들게 15분여를 내려오니 이제 저 아래에 임도가 보이고


13:46   임도로 내려선다

임도를 따라 10여분 걸어가다가 오른쪽에  나즈막한 구릉이 있어 올라가 보니


그곳이 바로 하지산 정상이었다


13:58   하지산(河之山) 정상 / 산행시간 : 2시간 53분


이윽고 저 아래에 고실치 고개가 보이고



14:10   고실치 고개에 내려선다 / 산행시간 : 3시간 5분

 고실치 고개는 남면에서 남해읍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라 차량의 통행이 많다


고개 맞은편에 천황산 코스 종합안내도 뒤편으로 오른다

산행지도와 모든 지형도에는 천황산(天皇山)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이 안내도에는 天王山으로 표시되어 있다

밀양의 천황산 처럼 천황이라하면 일본 天皇을 일컫는 말이라하여 일본사람들의 농간으로 잘못 알고

애써 천황산이라는 산이름을 부정한 시절이 있었는데 이것도 그런건가? 


그러나, 밀양 표충사에서 천황산의 산이름이 1925년 일제의 농간에 의해 변경된 이름이라며

원래의 산이름인 재악산으로 되찾기 전에는 천황산이라는 이름을 일체 쓰지 않는다면서

일주문의 편액도 그동안 빈 채로 비워두었었는데

작년 9월 17일 '재악산(載岳山) 표충사'라는 편액을 걸고

제1봉인 지금의 천황산(天皇山)을 재악산(載嶽山, 裁岳山)으로 복원하고

제2봉인 재약산(載藥山)을 수미봉(須彌峰)으로 변경하기 위해 또다시 여론조성에 나섰다고 하니

과거의 깊은 역사를 잘 모르는 나로서는 두고 볼 일이다


<참조사진> 밀양 표충사 前 일주문


<참조사진> 밀양 표충사 2017. 9.17 이후 현재의 일주문


그런데, 본문 내용에는 천황산으로 표기되어 있다

그렇다면 종합안내도 제목의 천황산을 누군가가 위와 같은 사유로 일부러 천왕산으로 훼손하여 고쳐놓은 것 같다

< photo by 한마음산악회 산마루 님 >


그런데, 이 천황산 가는 길은 아까의 그 삼각점이 있는 갈림길에서

국제신문이 안내하는 임도를 외면하고 왼쪽의 샛길로 바로 내려섰던 그 길보다도 더 험했다

더군다나 이쪽 길은  돌가시나무와 특히 두릅나무가 많이 있어 날카로운 가시에 찔리고 잔가지에 얼굴을 얻어맞기 일쑤였다


14:25   '고실봉'이라고 부지런한 서래야 박건석씨가 또 일을 저질러 놓았다


14:49   천황산 정상 도착 / 산행시간 : 3시간 44분

여기 이 시그널에도 천황산의 皇자를 일부러 훼손하여 王자로 보이게 해 두었다

밀양의 천황산도 옛 사료에 의하면 일본 강점기 시절 훨씬 이전부터 천황산이라는 이름을 쓴 기록이 발견되어

지금은 당당히 天皇山이라는 산이름을 사용하고 있는데.....




시리덤 바위

이 암벽길도 아무런 안전시설이 없어 어렵게 어렵게 서로 도움을 주고받아 올라설 수 있었는데

명색이 '한반도 바래길'이라면  돈이 좀 들더라도 제대로 정비를 해 두었으면 좋겠다

금년 4월에 국제신문에 소개된 기사를 보고 앞으로 전국의 많은 산악회에서 몰려들 가능성이 농후한데 말이다



누군가가 정성들여 쌓다가 만 돌탑을  지나자


어느듯 안개는 걷히어 있고 발 아래로 덕월마을과 아난티 골프장과 함께

남해의 푸른바다가 잔잔한 호수처럼 시야를 꽉 채우며 눈을 황홀하게 만든다

  


15:13   잠시 임도를 만나고  임도를 가로질러 다시 산길로 접어들며


뒤돌아 본 천황산 전경


계속 하산하는 발걸음을  재촉하자


드디어 마을이 눈 앞에 전개되며 저 멀리 산악회의 버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도 보인다


15:40   도로



15:45   산행 종료 / 총 산행시간 : 4시간 40분


부산으로 돌아 오는 길에  내 고향 삼천포에 들러


미리 준비된 생선회 특식으로 오늘의 하산식을 대신하는데


역시 삼천포의 생선회 맛은 과히 일품이라 모두들 입이 즐겁고

생선회 한 쌈과 함께하는 한 잔의 술로 산행의 피로를  말끔히 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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