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지가 중국인 갈잎덩굴나무로 가지에 흡착근이 있어 담벼락을 타고 담너머로 고개를 내밀고 있다
능소화라는 이름은 업신여길 능(凌), 하늘 소(宵), 꽃 화(花),
즉 '하늘을 업신여기고 기어올라가 꽃을 피우는 덩굴나무'라는 뜻이다
능소화의 꽃말은 '영광'과 '명예'이고 장원급제를 한 사람의 화관에 꽂았기 때문에 '어사화'라고 부르고
조선시대에는 '양반꽃'이라하여 상민들이 이 꽃을 심으면 양반을 모욕했다는 죄로 끌려가 곤장을 맞기도 했다고 한다
능소화는 시들어 떨어지지 않고 얼마동안 피어 있다가 꽃잎이 통째로 떨어지는데
양반으로서 추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그렇다는 이야기다
이 능소화를 '구중궁궐 꽃'이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능소화에 얽힌 슬픈 전설 때문이다
옛날 '소화'라는 아름다운 처녀가 궁에 들어왔는데 그 아름다운 자태 때문에 임금의 눈에 띄어 빈이 되고
한동안 임금님의 사랑을 받았지만 언제부터인가 임금님은 발을 끊었다
오매불망 임금님을 기다리면서 혹 밤 늦게라도 임금님이 찾아 왔는데 발자국 소리를 못 듣고 놓칠까봐
소화는 담장 밑에서 밤을 지새우며 서성이고는 했다
날마다 식음을 전폐한 채 임금님을 기다리다가 병이 든 소화는 죽기 전
"나를 담장가에 묻어라. 혹 내일이라도 님이 오시면 기다리고 있겠다"라는 유언을 남겼다
소화의 유언에 따라 시녀들은 소화를 구중궁궐 담장 밑에 묻었는데
소화가 임금을 기다리다가 죽은 계절인 여름이 되면
아름답게 꽃을 피우면서 담장 밖으로 넘어가는 이 꽃을 사람들은 '능소화'라고 이름을 붙였다
임금을 기다리다가 숨진 소화. 그리고 오매불망 그리던 임금이 보고 싶어,
죽어서도 담장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하던 열망.
결국 소화는 그렇게 아름다운 꽃으로 환생을 한 것이다.
예로부터 어른들은 집 안에 능소화를 심는것을 꺼려했다고 한다
꽃가루에 독이 있어 꽃가루가 눈에 들어가거나 꽃을 만지고 눈을 부비거나 하면 실명을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예쁘지만 꼭 눈으로만 보아야 한다
'소화'를 만질수 있는 사람은 임금님 꼭 한 사람 뿐이니까
< 능소화 >
- 안영철 -
하늘에서 내려왔나
돌아가려는 몸부림인가
위로만 오르려 한다
새색시 붉은 입술
골 깊은 줄 모르는 벌
입술의 단맛으로
넋을 빼앗고
기다리는 님의
발자국 소리 그림자에도
담 넘어 눈길 보낸다
한여름 땡볕에 지친 풀과 꽃들
고개 떨궈도
불꽃처럼 피어나는
저 떨어져도 우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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