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의 유유자적(悠悠自適)

등반사진/부산,경남의 산

함양 화장산(586.4m) 900개 산 : 2024. 8. 3. with 형산, 청수

딜라일라 2024. 8. 5. 19:50

 

나의 개인적인 기록인 900산 산행을 위해 형산, 청수와 함께 2박3일 일정으로 함양으로 향한다

첫날인 8월 3일에는 함양 휴천면 문정리의 법화산(992.4m)을 오르면서 900산 기록을 하고

다음날인 4일에는 아침 일찍 함양군 유림면의 화장산을 오른 뒤

같은 날 오후에는 1일2산으로 함양의 진산인 함양읍 상림공원 북쪽의 백암산(622.6m)을 오를 원대한 계획이었다

그러나, 법화산 산행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가시덤불과 칡넝쿨로 우거진 산행 초입로를 뚫지 못하고 상처만 안고 포기를 하게 되었고

어쩔수 없이 일정을 변경하여 화장산을 900산 대상지로 하여 오르게 되었다

 

2018년 11월 25일 600산으로 합천 허굴산을 올랐고

2020년 10월 15일 700산으로 거제 왕조산을,  2022년 11월 15일에 800산으로 울진 소령산을

그리고, 오늘 900산으로 함양 화장산을 오르게 되니

100개 산을 오르는데 평균 약2년이 소요된 셈이다

 

 

함양에는 1000m를 훌쩍 넘는 유명 산들이 즐비한 탓에

화장산은 동네 뒷산으로 취급될 만큼 낮고 완만한 그저 평범한 산이다

그러나 해발 600에도 미치지 못하는 정상은 1000를 훌쩍 넘는 유명 산에 버금가는 시원한 조망을 보여주는데

국립공원 제1호인 지리산의 최고봉인 천왕봉을 비롯하여 1000가 넘는 쟁쟁한 봉우리 모두가

이 산을 돋보이게 하는 꽃잎에 불과하다고 할 만큼 조망이 독보적이다

그래서 함양군민은 화장산을 한 번도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다고 자랑이 대단하다는 산이다

 

 

11:06   함양군 유림면 화촌마을회관 출발

수령 520년이 훌쩍 넘은 보호수인 느티나무가 마을회관 앞에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느티나무에서 수액이 떨어지는 해는 풍년이 들고 수액이 나오지 않는 해는 흉년이 든다고 하여

마을의 길흉을 알려주는 나무라 한다

 

 

화촌마을 이름은 지형이 꽃처럼 아름답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하며

마을의 뒷산에 화심(花心)이라는 명당자리가 있어 화촌이라 불리게 됐다고도 하는데

화장산(花長山)의 이름 또한 여기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마을 앞 화촌천을 따라 화장산을 마주보며 길을 떠난다

화장산은 학이 양쪽 날개를 펼쳐 마을을 감싼 모습을 하고 있다

 

 

운동기구 3개가 있는 너른 공터에서 오른쪽 길로 접어든다

 

 

첫 이정표(화장산 정상 2.5km) 갈림길에서도 오른쪽으로 꺾는다

 

 

뒷골소류지를 지나고

 

 

독립가옥을 지나 나오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비포장 임도 끝에 있는 '화장산 정상 0.9km' 이정표에서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된다

 

 

11:41   산길 시작점 이정표

 

 

폭염에 조심하라는 재난안내문자가 연이어 울리는 염천의 무더위속이지만

나무그늘 아래로 들어서면 그래도 조금은 숨을 돌릴만 하기도 하는데

이미 온 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있고

이 찜통더위에 무슨 등산이냐...  제 정신이냐는 마누라의 지청구가 귓가를 떠나지 않는다^^

 

 

 

2개의 조그만 돌탑을 지나면

 

 

얼마 가지않아 정상이 나온다

 

 

12:29   화장산(花長山) 정상 / 산행시간 : 1시간 23분

먼저 도착한 형산과 청수가 기다리고 있다

나의 900산 산행을 축하해 주기 위해 무더위도 아랑곳없이 기꺼이 동행을 자처한 고마운 친구들이다

2018년 11월 15일 합천 허굴산 600산 산행 때는 이태성, 문병삼, 신형화가 함께 했었다

김병환은 축하 시(詩)까지 지어 선물을 했었고.....  그때가 벌써 6년 전이다

 

 

드디어 오늘로서 900산 등정을 이루었다

대망의 1천산은 살아생전 이룰수 있을지 장담을 할 수는 없지만

건강이 허락하여 걸을 힘이 남아 있는한 두꺼비처럼 한 발 한 걸음 지난한 여정을 이어나갈 것이다

 

 

오늘 동행한 친구들과

그동안 성원을 보내며 격려해 준 여러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화장산은 연비지맥(鳶飛枝脈)이 지나가는 곳으로 

백두대간 봉화산 북쪽에서 남동쪽으로 가지를 쳐 전북과 경남 도계를 따라

연비산, 오봉산, 팔랑재를 지나 삼봉산에서 함양군으로 넘어가 동북진하여

화장산을 지나 함양군 유림면 장항리에서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약 42km의 산줄기다 

 

 

함양의 산치고 지리산 전망대가 아닌 산이 없다지만 

그 중에서도 금대봉(851.5m)과 삼봉산(1,186.7m) 그리고 이 화장산을 1급 조망처로 꼽는다고 한다

그만큼 사방팔방으로 트인 조망은 일망무제(一望無際)로 거침이 없어

천왕봉을 위시한 지리산과 함양과 산청의 이름난 산들이 그 이름을 나열할 수도 없이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남쪽으로는 바로 코 앞의 왕산과 필봉산, 그 너머로 웅석봉이 눈에 가득하고

 

 

조금 더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천왕봉을 비롯한 지리산의 연봉들이 멀리 마루금을 긋고 있으며

가까이에는 오늘 아침 1차로 시도했다가 포기를 한 법화산이 약올리듯 코 앞에서 모습을 보인다

저 법화산(法華山, 992.4m)은 한여름을 피해 가을철에 재 도전을 반드시 할 것이다^^

천왕봉과 법화산 사이에는 삼정산, 금대산, 백운산 등이 있을테지만 하나하나 구분하기는 어렵다

 

 

북쪽으로는 함양읍 뒤로 멀리 장수 장안산과 대봉산이 보이고

 

 

조금 더 오른쪽 동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합천과 산청의 산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줌으로 당긴 함양읍

 

 

화장산 정상에 핀 패랭이꽃

 

 

하산길 이정표

정상에서 점심을 먹고 12시 50분  하산 출발 후 10여분만에 나오는 갈림길에서  

오른쪽 안평마을 방향으로 간다

 

 

13:09   갈림길에서 우거진 수풀을 헤집고 내려가면 곧 임도가 나온다

 

 

이제부터는 2015년에 조성하였다는 안평마을에서 화촌마을까지의 화장산 둘레길을 따라 걷는다

 

 

하산길 내내 정면에서 시선을 사로잡는 왕산

 

 

임도 갈림길 표지석이 있는 곳에서 올라왔던 길을 되짚어 내려간다

 

 

14:23   화촌마을회관 원점 회귀 / 산행시간 : 3시간 17분

 

 

마을회관 앞 쉼터에서 마지막으로 왕산을 한번 더 올려다 보고 산행을 마친다

 

 

악양 숙소로 돌아와 산후조리로 민생고부터 해결을 하고

 

 

나의 900산 산행 축하연을 조촐하게 가진다

미답의 산을 찾아 장거리 산행을 나서는 일도 이제 슬슬 힘에 부치어 온다

 

 

80세까지 산을 오를 수 있으려나..... 

1,000산 산행은 이제 목표가 아닌 내 살아있다는 도전의 흔적일 것이다

 

 

 

폭염도 불사하고 함께 동행을 하여준 친구들에게 감사한다~

 

 

장거리 산행과 해파랑길 트래킹 때마다 차량 운전의 수고를 도맡아 해주는 고마운 친구

 

 

오늘 밤은 좋은 꿈이라도 꾸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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