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의 유유자적(悠悠自適)

등반사진/경상북도의 산

안동 와룡산(487.8m)과 만휴정 : 2023. 3. 1. 한마음산악회

딜라일라 2023. 3. 2. 16:45

 

우리나라에는 와룡산(臥龍山)이 여럿 있다

유명한 사천(삼천포)의 와룡산에서부터 고성 와룡산이 있고

어저께 산불이 난 경북 예천의 와룡산이 있을뿐만 아니라

함안 칠원, 산청읍, 달성군 다사읍, 안양 만안구, 화성 송산면

그리고, 경북 안동에도 와룡산이 둘이나 있다

안동에는 안동시 와룡면 안동호 아래에 와룡산 용두봉(460.1m)이 있고

안동시 길안면 임하호 아래에는 또 하나의 와룡산(487.8m)이 있는데 

오늘은 길안면 임하호 아래의 와룡산을 오른다

 

 

산행에 앞서 가까운 길안면 묵계리에 있는 만휴정(晩休亭)을 먼저 답사한다

 

만휴정(晩休亭)은 조선시대의 문신 김계행(金係行)이 말년에 독서와 사색을 위해 지은 별서로

계곡에 넓게 펼쳐져 있는 반석과 흐르는 물, 기암절벽을 타고 쏟아져 내리는 폭포와 계류 등이

멋진 조화를 이루는 명승지이다

그는 말년에 인근의 묵계서원과 만휴정을 오가며 생활하였다고 한다

 

만휴정과 송암폭포

 

 

다리 아래 하단부 암벽에 새겨진 '보백당만휴정천석(寶白堂晩休亭泉石)' 각자

보백당(김계행)이 만년에 쉬는 정자와 산수의 경치

 

만휴정과 외나무다리

 

만휴정(晩休亭) 현판 뒤에는 쌍청헌(雙淸軒)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다

쌍청헌(雙淸軒)은 김계행의 장인 남상치(南尙致)가 지어 처음 부른 당호인데

처음에는 쌍청헌(雙淸軒)이라는 당호로 부르다가

김계행이 만년의 늦은 나이에 은거생활의 장소로 삼으면서 만휴정으로 바뀌게 되었다

 

 

 ‘지신근신 대인충후(持身謹愼 待人忠厚)’

몸가짐을 삼가고, 남을 대할 때 진실하고 온순하라’는 의미의 가훈이다

 

'吾家無寶物(오가무보물) 寶物惟淸白(보물유청백)'

우리 집에 보물은 없다. 보물이 있다면 오로지 청백 뿐이다

 

이곳은 최근 방영된 인기 TV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로도 이름이 나 있다

 

바위에 새겨진 각자(刻字)

'吾家無寶物(오가무보물)寶物惟淸白(보물유청백)'

우리 집에 보물은 없다. 보물이 있다면 오로지 청백 뿐이다

 
 

11:44   안동 길안면 구수리 물평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철망과 그물로 둘러싸인 약초재배지를 지나고

 

12:01   시루봉을 찍고 되돌아 선다

이 시루봉 산불감시초소에는 여성분이 지키고 있는데 경호원으로 개를 데리고 있다

 

와룡산은 전형적인 육산으로

와룡산 아래 치골재까지 이어지는 능선길은 부드럽고 심한 오르내림이 없어

산악회 회원들은 크게 앞서거나 뒤쳐짐 없이 일정한 대오를 갖추어 군대 행군하듯 산행을 이어간다

 

12:53   말구리봉 / 산행시간 : 1시간 9분

 

산의 형세가 천하를 호령하고 돌아온 용이 편히 누운 자세를 취하고 있어 와룡산(臥龍山)이라 부른다

 

폐허가 된 묵묘에 덩그러니 커다란 비석만 옛 영화를 과시하듯 우뚝하다

 

비문을 가만이 보니 옛날 한 자리 했던 이름있었던 양반의 무덤이다

가선대부(嘉善大夫)는 조선시대 종이품 문무관의 품계를 말한다

 

13:15   말구리재에서 다시 올라

 

13:27   광골재에서 긴 능선은 끝나고 마지막 와룡산을 향해 오르막 발품을 판다

 

13:46   치골재

봉우리같은 치골재에서 마지막 전위봉을 넘어서면.....

 

 

이윽고 마지막 봉우리 와룡산 정상이 모습을 드러내 보이는데

저 와룡산보다 앞의 전위봉이 더 높아보인다.....?

 

13:52   와룡산(臥龍山) 정상 / 산행시간 : 2시간 8분

 

와룡산에서 치골재로 다시 되돌아 와서 용계리로 하산하는 길은

쏟아져 내리는 급경사에 낙엽이 쌓여 무릎까지 빠지고 길도 희미하여 하산하는데 용을 쓰고 애를 먹는다

두 번이나 미끌어지면서 커다란 무덤을 지나 겨우 하산을 한다

용이 드러누워서 그런지 산이 너무도 평범한 산이라 전망도 없고 카메라를 들이밀 좋은 그림도 없다

내 고향 삼천포의  와룡산은 그렇지 않은데^^

 

14:31   안동시 길안면 용계리 은행나무 있는 곳으로 하산을 완료하고 산행을 마친다

 총 산행시간 : 2시간 47분

산악회에서 산행시간으로 4시간을 주었는데 3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젖은 옷을 갈아입고 배낭은 버스에 벗어두고 용계리 은행나무를 감상하러 간다

이 나무를 보기 위해서는 길가에 주차를 하고 인공섬으로 이어진 다리를 건너야 한다

 

경북 안동시 길안면 용계리 은행나무

천연기념물 제175호인 용계리 은행나무는 수령 700년된 고목으로

높이가 37m, 가슴높이둘레는 14.5m로 우리 나라에서 가장 큰 나무라고 한다

그렇지만, 내가 보기에는  가평/양평 용문산 용문사의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30호)가

높이 42m, 둘레가 15.2m이라니  그것이 동양최대의 은행나무이고

수령도 약1,100년~1,300년이나 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인 것이 맞겠다

겨울이라 잎을 모두 떨구고 있어 그렇지만

잎이 무성한 여름에는 그 위용이 하늘을 찌를 것 같아 보인다

 

용계리 은행나무는  가장 값비싼 은행나무로도 불린다

원래는 옛 용계초등학교 운동장에 있었으나

1985년 임하댐 건설 때 수몰 위기에 처한 이 나무를 살리기 위해

당시 25억 원에 달하는 공사비가 들었고 옮겨 심는데만 약4년이 소요되었다

노거수의 이식이 불가하여  다른 곳으로 옮겨 심는 이식이 아닌

500여 톤에 달하는 나무를 있는 자리에서 그대로 흙을 북돋우면서 인공섬을 만들어

15m가량 수직으로만 끌어올려 물에 잠기지 않게 하는 상식(上植)작업을 통해 구출작전을 펼쳤다

이것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나무 이식 사례로 기네스북에 기록되었으며

물에 잠길 우려의 자연유산을 온전하게 지켜낸 자랑스러운 자연유산 보존의 상징이 되었다

 

 

 

이 나무에는 조선 선조(1576-1608) 때 훈련대장이었던 탁순창(卓順昌)이 서울에서 내려와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은행나무 계()를 만들어 이 나무를 보호하고

매년 7월에 나무 밑에 모여 서로의 친목을 도모했다고 하는 이야기가 전한다

현재 이 마을은 수몰로 사라졌지만 탁씨의 자손들은 해마다 나무에 제사를 드리며 보호하고 있다고 한다

 

<참고사진> 가평/양평 용문산 용문사의 은행나무1

높이 42m, 둘레 15.2m인  천연기념물 제30호인 용문사 은행나무는

동양최대의 은행나무이고 수령 약1,100년~1,300년이나 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다

이 나무는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 그의 세자인 마의태자와

또, 신라의 고승인 의상대사 등과 얽힌 전설이 있는 나무로서

조선 세종 때는 정3품의 벼슬인 당상직첩을 하사 받아 

속리산의 정2품송(천연기념물 제103호)과 함께 유명세를 받고 있는 나무다

 

 

<참고사진> 가평/양평 용문산 용문사의 은행나무2

 

 

<참고사진> 영동 천태산의 영국사 은행나무

 높이 31m,  둘레 11m영국사 입구 갈림길에 있는 수령 1200년된 은행나무

천연기념물 223호로서 국가의 재난이 있을 때마다 큰 울음소리를 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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