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산악회들의 활동이 위축된 속에 모처럼 나의 개인적인 목표에 하나를 더할 수 있는 산행지가 나왔는데
학가산 산행은 많아야 1년에 2~3번 정도 산악회의 회원모집 공지가 뜨는, 산행기회를 잡기 힘든 귀한 산인지라
민주지산으로 눈산행을 가자는 친구를 잡아끌고 학가산으로 향했다
학가산(鶴駕山)은 산세가 '수레를 타고 날아가는 학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어풍대 아래 갈림길에서 길을 잘못들어 임도를 빙 돌아왔고
당재에서는 동네주민의 잘못된 안내로 지도에도 없는 산길로 알바를 했다
학가산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전통산사로 선정이 된 7개 사찰 가운데의 하나인
안동 봉정사(鳳停寺) 인근에 있는 산으로
봉정사와 천등산은 2021. 4. 21 나홀로 답사와 등정을 하였었다
10:39 천주마을 버스주차장 출발
정상까지는 불과 2km밖에 되질 않는다
학가산을 넘어가는 코스는 문수지맥길이기도 하다
문수지맥(文殊枝脈)은 백두대간 옥돌봉(1,244m) 서남쪽에서 분기하여 낙동강 본류와 내성천을 가르며
문수산~갈방산~~~~천등산~조운산~학가산~보문산~~~나문산을 일구고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이 낙동강 본류에 합수되는 삼강나루터 앞에서 그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약 114.5km의 산줄기다
저기 보이는 커다란 바위가 마당바위다
10:51 마당바위
마당바위 아래에서 길이 갈라지는데
이정표의 오른쪽 국사봉 방향은 안전한 코스이고, 왼쪽 신선바위 방향은 위험구간이라지만
밧줄구간의 스릴을 맛보고저 일부 여성분들을 빼고는 너도나도 신선바위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신선문(神仙門)
신선바위
11:00 신선바위 정상
저 아래에 우리가 출발한 천주마을이 보이고
신선바위를 내려오면 바로 밧줄구간이 나오고
짧은 구간이지만 경사가 급하고 발디딜 틈이 마땅치않아 여기에서 많이 지체를 하는데
일부 여성회원들은 여기에서 단념을 하고 안전코스로 되돌아 가기도 한다
내 차례가 되어 올라가는데
스틱의 손잡이 끈이 좁게 매듭되어 있어 손목이 들어가지 않는 상태에서 잡고 올라가다가
스틱 하나가 아래로 떨어져 그것을 수습하는 동안 왼쪽 신발이 바위 틈새에 끼어 꼼짝달싹도 하지 않는다
한동안 씨름하다가 신발속에서 발을 겨우 빼어낸 후 아래로 내려가서 꼭 낀 신발을 빼어내는데도 한참이나 걸렸다
예전 어느 산에서던가, 전일출이 오늘처럼 신발이 끼여 어쩌지 못하는 상태에서
밑에서 친구들이 신발끈을 풀어 발을 뺄 수 있도록 한 적이 있었는데 ~
그렇게 수선을 피우며 올라오니 온 몸의 맥이 다 풀리는 것처럼 힘들다
잠시 숨을 돌리다가 위험구간을 통과한 뒤 마지막 구간을 올라오는 일행들을 카메라에 담아본다
마당바위 아래에서 안전코스(이정표의 천주마을 코스)로 올라오는 길과 합류를 하고
전망대를 지나
난가대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한다
어느덧 산 정상의 방송국 송신소들이 보이고
어느 송신소 건물 앞을 지나니 .....
저기 MBC송신소 뒤 왼쪽으로 학가산의 정상인 국사봉이 보인다
MBC송신소 바로 뒤에 삼모봉이 있고 그 옆이 유선봉이다
줌인한 국사봉(國詞峯)
국사봉은 학가산의 7개 봉우리 중 최고봉으로
나라에 제사를 올렸던 곳이기도 하고, 2005년 경북도민체전 때 성화를 채화했던 곳이다
11:47 난가대/학서대 갈림길
MBC송신소를 지나
데크 계단을 오르는데 저기 산성의 흔적이 보인다
이름하여 동(東)학가산성터다
학가산성은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몽진왔을 때 쌓은 것이라고 하는데
오랜 세월의 흔적으로 산성다운 면모가 남아있지 않고 돌담처럼 보인다
삼모봉(三矛峯)
정상의 바위들이 날카로운 창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고하여 삼모봉(三矛峯)이다
12:00 국사봉(國詞峯) 정상 / 산행시간 : 1시간 21분
정상에서 보니 각 방송국들의 송신소들이 다 보인다
KBS, MBC, SBS, TBS, KT, SK에 군부대 송신소까지 다 모여있는 모양이다
학가산에는 정상석이 두 개가 있는데
안동쪽 정상석은 국사봉(882m)에 세워져 있고, 예천 방면 정상석은 어풍대 인근에 있다
국사봉을 내려와 이제 당재 쪽으로 간다
능인굴과 애련암 갈림길
그냥 패스~하고 가다가 산불보호 무선탐지 시설물 인근에서 점심을 먹고 .....
당재 갈림길에서 상사바위 쪽으로 진행을 하면
(여기에서 당재로 코스를 단축하여 내려갈 수도 있다)
12:46 예천 쪽 정상석이 나온다
12:48 어풍대(御風臺) / 예천 쪽 정상석 바로 인근에 있다
어풍대에서 상사바위 쪽으로 하산을 하면
서(西)학가산성이 나오는데
서학가산성에서 내려가는 길이 험하다
가파른 급경사에 무릎까지 덮는 낙엽에 몇 번이나 미끌어지기도 하였지만
수북한 낙엽 속에 침목계단도 숨어있어 무척 위험스럽다
그렇게 힘들게 내려가다가 만나는 데크계단을 따라 하산을 하니
13:13 임도길 고갯마루(임도 정상)에 내려서게 된다
처음엔 여기가 당재인줄 알았는데 중간에 있다는 상사바위도 보지를 못했는데 이상하다싶어
지도와 트랭글을 자세히 살펴보니 여기는 당재가 아니었고, 어풍대에서 하산 도중에 길을 잘못 들었는 것 같다
어디에서 잘못 들어섰을까?
나중에 알고보니 이정표가 서 있던 느리티 갈림길에서 느리티 쪽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거기에서 사달이 났다
<참고사진: 펌> 느리티 갈림길의 이정표
내 카메라에 담지도 않았던 느리티 갈림길의 이정표를 남의 사진을 빌려 올린다
느리티를 안내하지 말고 상사바위를 안내했다면 헷갈리지를 않았을텐데 .....
고개 위쪽으로 가면 영주로 넘어가는 길이고
고개 아래쪽으로 임도를 따라 내려갈 수 밖에~
그렇게 한 30여 분 꼬불꼬불한 임도를 따라 내려가니
13:48 느리티 마을이 나온다
느리티 마을에서 올려다 보이는 산봉우리의 상사바위
제대로 길을 찾아 내려왔다면 저 능선을 타고 내려왔을 것인데.... 쩝.....
저 상사바위는 암벽등반 장소로 이름이 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상사바위 암봉을 배산(背山)으로 자리잡고 있는 학서정(鶴棲亭)
파평 윤씨 가문의 재실인 것 같다
학운사(鶴雲寺)
산 이름이 학가산(鶴駕山)이다보니 학서정(鶴棲亭)에 학운사(鶴雲寺)까지.... 모두 학(鶴)자가 들어간다
14:00 당재
여기에서 또 알바를 하고 말았다 ^^
천주마을 쪽으로 가다가 나오는 복지봉 이정표를 따라가면 복지봉으로 바로 오를 수가 있었는데
여기서 만난 마을사람에게 복지봉을 물어보니 오른쪽으로 가면 된다고 해서 그 말을 따른 것이 낭패를 본 것이다
산길을 잘 모르면 모른다고 하지 .......
그렇게 오른 봉우리에는 아무런 표식도 없고, 트랭글 지도를 보니 다른 방향으로 올랐다
트랭글 지도를 따라 복지봉 방향으로 희미한 산길을 좇아 길을 찾는다
덩그러니 당우 하나만 있는 이름 모를 절집(지도상의 대산사?)을 지나면서
길을 물어볼려고 사람을 찾는데 차도 보이는데도 아무리 불러도 인기척이 없다
저기 보이는 복지봉 방향의 산고개를 향해 요리조리 길을 만들며 가니
14:55 드디어 임도가 나오고 저기 이정표도 보인다
당재에서 바로 왔다면 이 길을 따라 왔을 것인데 제법 먼 거리를 알바를 한 셈이다
15:03 복지봉
이제 날머리인 광흥사를 향해 마지막 발걸음을 옮긴다
15:25 광흥사(廣興寺)
광흥사 응진전
광흥사 응진전은 신라 신문왕 때 의상대사가 지었다는 가람이다
석가여래를 중심으로 양옆에 미륵보살과 제화갈라보살을 모시고 있으며
그 양옆으로는 부처의 제자 중 으뜸이라고 하는 아난과 가섭을 비롯한 16나한상이 있다는 설명이다
산신각
명부전
특이하게도 가람의 중심인 대웅전은 명부전과 함께 본체인 응진전에서 제법 떨어진 위치에 자리하고 있는데
이것은 1946년 화재가 발생하여 대웅전이 소실된 후에 다시 중창을 하면서
조금 더 넓은 이 자리에 세운 것 같다
15:47 산행 종료 / 총소요시간 : 5시간 8분
광흥사 일주문 아래 공터에 주차하고 있는 산악회 버스로 복귀를 하며 산행을 마친다
그렇게 알바를 하면서도 복귀시간인 16시 이전에 도착을 하였는데
엉뚱한 곳으로 하산을 한 일행들도 있어 택시 2대를 타고 복귀를 하기도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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