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7시에 승용차로 출발하여 10시가 채 못되어 부구버스터미널에 도착을 하고
마침 10시 5분에 출발하는 군내버스를 타고 27코스 출발지인 죽변으로 간다
부구에서 15분이 걸려 죽변에 도착을 하고
아직 이른 시각이지만 친구 동생이 맛있다고 추천한 죽변의 생선구이 식당에서 점심을 먼저 먹기로 한다
죽변로타리에서 바다 쪽으로 조금가면 생선구이식당이 몇집 모여 영업을 하는데
마침 문을 열고 나오는 이 집 젊은 주인여자와 눈이 마주쳤고 몇마디 말을 나누다가 낙점을 한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모듬생선구이 3인 식탁 차림... 맛있게 잘 먹었다
11:48 트래킹 시작
점심부터 먼저 먹다보니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오늘은 27코스가 9.2km 밖에 되지 않으니 내심 28코스까지 내리 뺄 작정인지라
죽변등대는 지난번 26코스 막바지에 답사를 했으니 해안스카이레일이나 드라마세트장 등은 생략을 하고
울진농협 죽변지점 앞의 두 약국 사이 골목길에서부터 시작을 한다
좁은 길이 끝나고 언덕에 올라서니 도로 왼쪽 아래로 죽변의 바다가 시야에 들어 온다
27코스는 부구삼거리에 도착할 때 까지 바닷가 길 대신 구간 내내 내륙길만 계속된다
울진비상활주로를 건너고
12:26 후정2리
후정2리의 팽나무 보호수
국보 제181호 장량수(張良守) 제단(祭壇) 안내석
처음에는 장량수 제단이 국보 제181호인줄 알았더니 .....
장량수 제단(張良守 祭壇)이 국보 제181호가 아니라
국보 제181호인 장량수 급제패지(及第牌旨)의 주인공 장량수의 제단비가 설치된 곳인 용호정이었고
급제패지(及第牌旨)는 과거시험 합격증으로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것 중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한다
용호정(龍虎亭)
13:08 고목2리
옥계서원 유허비(玉溪書院 遺墟碑)
1740년(영조 16년) 창건되어 송시열(宋時烈)·전선(田銑)·김상정(金相定)을 배향하다가
1868년 서원철폐령으로 폐쇄되었고, 이 비는 옥계서원 터에 1872년 건립되었다
4년 후 비석을 북면 고목리 기곡으로 옮겼다가 1942년 다시 고목리 금성동으로 옮기고 그 옆에 강당을 건립하였고
그 후 강당이 낡아 허물어지자 2005년 현재의 자리로 비석만 옮겨 세우고 비각을 지어 보호하고 있다
현재 옥계서원 옛 터는 개인 밭으로 사용되고 있어 주변에 옥계서원의 흔적이 남아 있지 않다.
산불로 인한 처참한 화마의 흔적
2022년 3월 4일에 발생한 삼척 산불은 울진군 북면에서 발화한 방화로 인한 산불이 그 원인이다
산불은 강풍을 타고 북쪽으로 번져 강원도 삼척시 일원까지 확산되어 3월 13일까지 대 참사를 일으켰다
최초 발화 지점에서 차량이 3대 지나간 후 산불이 발생했기 때문에 담뱃불로 인한 실화로 추정되며
아직까지 방화범은 잡히지 않았다
13:51 흥부역(興富驛)
새해 1월 1일 동해선 개통을 앞두고 막바지 단장이 한창이다
한울원자력본부 홍보관
원래 이름은 울진원자력본부였으나 원자력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지역명을 한울로 변경했다
참고로 영광원자력은 한빛원자력으로 신고리원자력은 새울원자력으로 변경하였다
한국표준형 원전 준공기념비
1998년 9월 11일 한국표준형 원전(3,4호기) 준공을 기념하여
'우리 기술 원자력발전 경제협력 평화통일 원동력'이란 주제의 조형물을 세웠다
부구교(富邱橋)
부구천(富邱川)
울진 서쪽의 응봉산에서 발원, 북면을 관통하여 동해로 들어가는 하천이다
본래의 명칭은 흥부천(興富川)이었으나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마을 이름이 부구리로 바뀌면서 하천 이름도 부구천이 되었다
울진군 북면 부구리(富邱里)
마을 안에 거북을 닮은 바위가 있어 신령님이 내린 바위라 하여 영구리(靈龜里)라 하였다
1914년 토지측량 당시 일본인 측량기사가 영구(靈龜)로 기재하려다가 표기가 불편하다 하여
부구천 건너에 있는 염전리의 염(鹽)자와 구(龜)를 쓰기 쉬운 구(邱)로 바꾸고서는 염구리(鹽邱里)로 표기했다가
행정구역 개편 때 흥부(興富)의 부와 염구(鹽邱)의 구 자를 따서 부구리(富邱里)라 하였다
한 시절 흥부장(興富)은 울진에서 가장 규모가 컸던 장이었고
마을 장에서 별신굿도 하였고 해산물, 소금, 우시장이 유명하였다
부구에는 60여 년 전까지 염전이 있었는데 바닷물을 끓여서 소금을 만드는 자염(煮鹽)이다
안동 간고등어도 울진 소금 덕에 갱겨난 특산물인 것이다
14:06 부구버스터미널
2시간 18분을 걸어 부구에 도착하였으나 아직 해가 쨍쨍하다
예정대로 28코스를 바로 이어가기로 한다
부구에서 시작하는 해파랑길 28코스는 오늘이 처음이 아니다
8년 전인 2016년 10월에, 홀로 해파랑길을 걷고 있는 친구를 따라 격려 차
10월 28일부터 31일까지 3박4일을 따라 나섰는데
4일 동안 부구에서 강릉 옥계시장까지(28코스~34코스) 총 102.13km를 걸었으니
하루 평균 약25.5km를 걷는 강행군이었다
저기 부구천 하류에 한울원자력발전소가 보인다
북면노인복지회관을 지나 마을을 벗어나면 오늘 처음으로 바다와 접한다
부구해변
14:36 나곡(羅谷) 해변과 석호항(石湖港)
해류에 의하여 침식되고, 또는 퇴적물에 의하여 바위로 된 호수와 같다 하여 석호(石湖)라 이름 지어졌다
이제부터는 그나마 잠시 만났던 바다와 이별을 한다
15:22 나곡6리(고포마을) 입구
예전의 28코스는 고포항으로 들어갔다 나왔으나 지금은 경로가 내륙으로 변경이 되었다
고포항은 울진의 마지막 마을이자 삼척으로 들어서는 첫 마을이기도 하는데
마을 20여 가구의 주민들은 콘크리트 도로를 사이에 두고 강원도와 경상도 사람으로 갈린다
또, 고포마을은 김신조 일당의 1.21사태 이후 1년도 안 된 1968년 10월 30일
무장공비 30명이 나곡리 해안으로 침투하였고
이틀 사흘 간격을 두고서는 고포리 해안으로 다시 90명이 침투하여 많은 주민들이 희생되었다
‘울진 고포 돌미역’이라 적힌 입간판이 보이는데 고포 돌미역은 조선시대 임금님의 진상품이었다고 한다
길가에 방치되다시피 버려져 있는 이보혁(李普赫) 홀민 유애비(恤民 遺愛碑)
조선 후기 영조 때 만든 관찰사 이보혁의 선정비(善政碑)라고 한다
15:38 도화(道花)동산 도착
도화(道花)동산은 옛 국도 7호선을 따라 북면 부구리에서 삼척으로 가는 고갯마루에 위치한다
2000년 4월 12일 강원도에서 발생하여 26,794㏊의 피해를 입힌 사상 최대의 동해안 산불이
삼척시에서 울진군으로 번져 오기 시작하였다
이에 민, 관, 군은 합심하여 22시간에 걸쳐 다음날인 4월 13일 산불을 진화하였고
이에 군민이 사력을 다해 산불을 진화한 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울진군에서 피해 지역인 북면 고포리 지역에 도화(道花)인 백일홍(배롱나무)을 심어 도화동산을 조성하였다
경상북도의 도화(道花)인 배롱나무(나무 백일홍)
15:46 도화동산 바로 아래가 경상북도와 강원도의 경계지점이고
고갯마루에는 다소 생뚱맞은 자유수호의 탑이 서 있는데 여기에는 아픈 역사가 있다
1968년 10월 30일 울진, 삼척 지구로 침투한 무장 공비 사건을 기리기 위해 세운 기념물이다
무장공비 30명이 나곡리 해안으로 침투하였고
이틀 사흘 간격을 두고서는 고포리 해안으로 다시 90명이 침투하여 많은 주민들이 희생되었다
지금 동해안은 해안 철책선이 많이 없어졌지만 고포리 일대는 여전히 상당한 해안 철책이 남아 있다
저기 고개 아래로 바다가 살짝 보이기만 할 뿐 바다는 아직도 멀리 있고
왼쪽에는 삼척그린파워발전소가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가스공사의 LNG 기지가 보인다
길은 도로를 벗어나 산길로 접어드는데 이름하여 수로부인길(水路夫人路)이다
수로부인(水路夫人)은 삼국시대 신라의 4구체 향가(鄕歌)인 해가(海歌)와 헌화가(獻花歌)의 주인공으로
수로부인의 용모가 세상에 견줄 이가 없었으므로
깊은 산이나 못을 지날 때면 번번이 신물(神物)들에게 붙들렸다고 한다
수로부인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 해파랑길 삼척 구간을 지날때 심심찮게 등장하므로
그때마다 하나씩 풀이하면서 스토리텔링에 빠져보도록 할 것이다
허물어진 기도처인 국사댕이 돌무더기
고개를 넘던 사람들이 무사안위를 기원하기 위해 돌을 주워 침을 뱉고 던져놓은 돌무더기다
나둥거려진 안내판을 살펴보고 있는데 뒤따라 오던 친구는 아무것도 모른채 돌무더기에 무심히 볼일을 본다
급히 제지를 하였지만 이미 쏟아지는 물줄기는 어쩔수가 없었다
모르고 저지런게 잘못은 아닐찌라고 애써 위안을 삼는다~
수로부인길은 계속하여 산길인데.....
가스공사의 LNG 기지
산불로 헐벗은 민둥산이 볼수록 안쓰럽다
심겨진 어린 나무들이 대견스럽게 잘 자라고 있는것 같지만 인간의 힘은 보잘것 없는 것
대자연의 재생력에 맡겨둘 수 밖에 .....
드디어 저기 LNG 탱크 앞 가곡천 하류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솔섬이 보이는데
솔섬은 나중에 가까이 가서 다시 감상을 하게될 것이다
16:15 월천1리 마을로 내려서고
솔섬에 가까이 다가가서 다시 감상을 한다
월천리 솔섬은 가곡천 하류 한가운데 있다고하여 '속섬'이라고도 하는데
LNG 기지 공사 때 없어질 뻔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보존되었다고 한다
영국 사진작가 마이클 케냐의 사진작품으로 유명세를 탄 뒤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았던 곳이었지만
뒷쪽에 바다를 가로막고 들어선 LNG 기지로 인해 배경이 훼손되어 지금은 그 유명세를 잃어버렸다
<참고사진> 2011년 11월 내가 강원도 삼척에 잠시 머무르고 있을 때 찾아와 찍은 솔섬(속섬)
LNG 기지 공사를 막 시작하던 무렵이라 그나마 뒷 배경이 많이 살아있을 당시의 사진이다
<참고사진> 영국 사진작가 마이클 케냐의 사진작품
최근 가곡천(柯谷川) 위로 새로 생긴 따끈따끈한 도로 덕분에
가곡천 상류를 에둘러 빙 돌아가야 하는 수고와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
가곡천은 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 가곡면과 원덕읍을 거쳐 동해로 흘러드는 길이 43.5㎞의 강으로
삼척시 도계읍 신리 응봉산 남쪽 기슭과 가곡면 풍곡리 삿갓봉 북서쪽 계곡에서 발원하여
태백산맥 협곡을 따라 흐르다가 가곡면 풍곡리에서 두 줄기가 합류한다
드디어 교통표지판에 호산항이 보인다
도로변의 관찰사 한익상(韓益相)의 영세불망비(永世不忘碑)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더니...
이제 저 앞에 호산버스정류장이 보이고
16:46 해파랑길 27~28코스 연속 트래킹을 마감한다
오늘 21.8km를 4시간 57분동안 걸었다
호산에서 택시를 불러 승용차가 있는 부구로 돌아가서 승용차를 타고 임원으로 왔다
내일 아침에 택시로 호산으로 되돌아가서 여기 임원까지 29코스를 반토막만 걷고
일찍 부산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임원에서 하룻밤 묵을 수로모텔 사장 누님이 운영하는 청룡횟집에서 하산식을 갖는다
자연산 도다리와 돔에 주인아주머니가 서비스로 얹은 방어에 오징어까지
회 한 접시가 풍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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