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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여근곡 - 유학사 : 2023. 11. 28

딜라일라 2023. 11. 28. 22:32

 

백제 군사의 무덤이 된 여근곡(女根谷)이 있는 산이 오봉산(五峰山)이다

여근곡을 품고 있는 오봉산을 두 번이나 오르면서도 옥문지를 제대로 보지 못한지라

오늘은 가을 정경의 여근곡(女根谷)과 옥문지 (玉門池)를 찾아 나섰다

경주시내 고속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300번 버스를 타고 건천 '윗장승 정류장'에서 내린다 (25분 소요)

 

 

유학사는 직진이고, 오른쪽 길은 자동차로 오봉산 정상의 주사암까지 오르는 4km의 포장도로다

 

 

마을 입구의 제방에 멋진 소나무가 서 있는 연못이 나온다

 연못 이름은 불심지(佛心池)다

 

 

불심지(佛心池)에서 여근곡을 바라다 본다

여름이면 연꽃이 아름답게 피어 여근곡과 함께 장관을 이루고 남을만 하겠다

여근곡의 옥문지(玉門池)에서 흘러온 물이 모여 이 연못을 만들었을까?

 

여근곡(女根谷)은 짤막한 골짜기 두 개가 잘록하게 들어간 지형을 양쪽에서 둥글게 감싼 모양이다

생김새가 요상하다 보니 별난 일화도 많은데 

조선시대 때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가던 선비들이 여근곡을 보지 않을려고 고개를 돌렸다하고

한국전쟁 때는 북한군이 여근곡 일대에서 진격을 멈추는가 하면, 미군들은 이 골짜기를 보며 환호했다고 한다

 

 

<참고사진>

2014년 2월 8일 오봉산을 오르면서 찍은 겨울의 여근곡(女根谷) 모습

여근곡 전경은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도 경부고속도로 건천IC 인근에서 조망이 된다

 

 

2014년도에는 '성(性)테마박물관'이더니만 이제는 '기(氣)박물관'으로 전환하였네

 

 

신라 선덕여왕이 즉위한 지 5년이 되던 어느 날

한겨울인데도 궁 서쪽 옥문지(玉門池)에서 개구리 떼가 사나흘 울었다

신하들이 괴이하다며 여왕께 물었다

여왕은 "정예병사 2천 명을 모아 빨리 서녘 교외로 달려가 여근곡(女根谷)을 찾아가라

그곳에 반드시 적병이 숨어 있을 것이니 습격해서 죽이라"고 명령했다

왕명을 받은 각간 알천과 필탄이 군사를 데리고 여근곡을 찾아갔다 

과연 여왕의 말대로 백제 군사 500명이 매복하고 있었고  백제 군사들은 그 자리에서 몰살당했다

여왕의 예지에 탄복한 신하들이 물었다

여왕은  "개구리가 겨울철에 시끄럽게 우는 것은 병란의 조짐이요

개구리들이 옥문지(玉門池)에서 울었는데

옥문(玉門)은 여성의 음부이니 음의 색은그 빛이 희고

흰색은 서방의 빛이므로 적병이 서쪽에 있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남자의 성기가 여자의 성기 속에 들어가면 반드시 죽게되니

여근곡에 숨은 적을 쉽사리 처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라고 답했다

여왕의 지혜와 신묘함을 알려주는 이 삼국유사 기사는 선덕여왕을 말할 때면 자주 등장하는 얘기다 

 

 

마을 주차장이자 338번 시내버스 정류장의 탐방안내도

 

 

마을 입구의 오래된 노거수(老巨樹)

 

 

오래된 고목의 주름잡힌 피부가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여근곡을 배산으로 자리잡고 있는 오성사

 

 

소산저수지와 여근곡

 

 

유학사 갈림길

왼쪽은 유학사를 지나 오봉산으로 가는 길이고 직진하면 바로 오봉산으로 오르게 된다

 

 

유학사로 가는 길

 

 

유학사 /  해인사의 말사다

 

 

대웅전 왼쪽 아래에 산속 옥문지에서 호스로 끌어왔다는  '여근곡 청정수'라는 샘터가 있는데

나중에 옥문지에 가 보니 호스는 끊어져 있었다.....  옥문지에서 연결된 물이 아니라는 것~

 

 

유학사 소원돌이라는 돌

소원이 이루어질려면 돌이 돌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런 아류의 신비함을 내세우는 것은 우리나라 여러 사찰에서 흔히 보는 '믿거나말거나'다

 

 

절 구경을 끝내고 옥문지를 찾아 나선다

 

 

작은 언덕을 넘고

 

 

깊게 패인 골짜기의 다리를 건너면 ...

 

 

곧 옥문지가 나온다

 

 

여근곡 옥문지(玉門池)

여성의 중요부분 중심부로 사시사철 마르지 않고 일정한 수량의 샘물이 나온다

외지에서 온 남자들이 작대기를 옥문지에 넣고 저으면 동네 여자들이 바람이 잘 난다고 해서

전에는 마을 청년들이 샘을 지키기도 했다고 한다~

 

 

옥문지의 물은 졸졸졸 끊기지 않고 흐르고 있지만 물이 고이지는 않고 땅속으로 다 스며 버린다

옥문지에서 연결된 플라스틱 호스가 보였지만 이미 오래전에 동강이 나서 방치된 상태다

 

 

두 손으로 옥문지의 옥수(玉水?)를 받아서 마신다

그것도 한 모금이 아니라 두 모금, 세 모금 씩이나^^    뭐가 좋아도 좋겠지~ 

 

 

이정표의 쉼터 방향으로 가 본다

 

 

나무계단을 따라 언덕 위로 올라가서

 

 

또다시 나오는 계곡 위의 나무다리를 건너면 쉼터로 연결이 되는데

이제서야 옥문지가 자리하고 있는 위치가 어디쯤인지를 알게 된다

 

 

즉, 이 옥문지가 여근곡의 중요한 부분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 유학사에서 이리로 올 때 건넜던 나무다리 아래의 골짜기와

옥문지에서 쉼터로 가면서 건너는 나무다리 아래의 골짜기는 옥문을 형성하고 있는 양쪽의 둔덕 안쪽이고

옥문지에서 바로 아래로 내려가는 저 흰색 화살표의 작은 골은 상상에 맡긴다^^

 

 

<참고사진>

 

 

유학사 앞으로 펼쳐지는 저 산줄기는 2020년 6월에 홀로 올랐던 구미산과 용림산일 것이고

 

 

더 왼쪽으로 산 중턱에 보기 흉하게 산림을 훼손한 저곳은 서라벌공원묘원일 것이다

 

 

 

건천 윗장승 시내버스 정류장 앞의 저 오리전문식당(다향오리)은 영업을 중단 중이고

 

 

고속버스티미널에서 윗장승까지 오는 버스 노선은 많다

여기에서 유학사까지는 약2km 정도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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