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의 유유자적(悠悠自適)

등반사진/금정산

금정산 화산능선-상계봉-수박릿지-와석골

딜라일라 2021. 3. 14. 12:42

모처럼의 번개산행인데 모두들 바쁜일이 있는지 참석자는 이동문 산우회장과 나 두 명 뿐이다

10시에 화명역을 출발하며 산행을 시작한다

어제 비가 온 뒤 화창하게 개인 날씨라 산행하기는 안성맞춤인데 미세먼지로 시야는 좋지 않다

 

등산로 입구의 화장실 앞을 지나 조금 더 가다가 .....

 

여기 이 첫번째 갈림길 앞에서 오른쪽 산길로 접어든다

(국가지점번호 9478)

 

녹색 그물망으로 둘러놓은 텃밭을 지나면

 

이내 무덤이 나오고 그 왼쪽에 있는 이정표를 따라 파리봉 방향으로 오른다

 

만덕석불사 방향은 금정산둘레길5구간이다

 

조금 진행하다가 나오는 희미한 갈림길에서는 왼쪽의 계곡길 대신 오른쪽 산사면길로 간다

 

이제부터는 외길을 따라 올라가면 되는데 곳곳에 바위 암릉이 전시관처럼 도열하고 있다

 

진달래가 이제 막 꽃몽오리를 터뜨리기 시작하고

 

그렇게 진달래의 영접을 받으며 꾸역꾸역 산길을 오른다

 

영천이씨 부부합장묘를 지나면

 

이제부터  로프와 사다리 구간이 기다리고 있다

 

로프구간을 앞두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이동문 산우회장

 

그렇게 로프구간은 시작된다

 

 

화산능선의 랜드마크인 나무사다리

얼기설기 묶어놓은 사다리가 흔들거려 여간 조심스럽지않다

 

마지막 로프구간을 지나면

 

 

 

드디어 신선덤이 나온다

 

신선덤을 장사바위라고도 하는데

인근에 살던 장사가 이 바위에 앉아 참선을 하였고

그 엉덩이 자국이 바위에 움푹 패여서 샘이 되었다는 이야기

 

미세먼지 속에도 희미하게 백양산이 조망되고

 

대동화명대교가 가로지르는 낙동강 너머 김해의 신어산도 보일듯말듯 ....

 

오른쪽으로 보이는 고당봉 정상

 

기암과 파리봉

 

화산(華山) 정상에서 파리봉을 배경으로

 

화산은 정식 산이름은 아니지만 옛날에는 이 능선을 화산능선으로 불렀다고들 하는데...

그래서, 화명동(華明洞)이라는 이름도 화산(華山) 아래 명당(明堂)이라는 뜻에서 지명이 생겼다고 하지만

나중에 나오는 '수박릿지'나 '베틀굴'처럼 산꾼들이 편의상 구별하기 위해 붙여놓은 이름인지도 모르겠다

 

되돌아보는 화산 정상부 모습

 

이제 전망바위인 장군바위에 올라서는데

 

장군바위에 서면 1망루 쪽 주능선과 함께

 

베틀굴과 수박릿지도 온전하게 조망이 되는데

나중에 하산하면서 저곳들을 답사할 계획이다

 

망원으로 당긴 베틀굴

 

그리고, 수박릿지 모습

나중에 하산을 할 때,  처음에는 A코스로 내려올려고 하였지만 중간에 위험천만인 구간이 있어 포기하고

상대적으로 쉬워보이는 B코스로 행선지를 바꾸어 내려오게 되었다

 

만덕과 백양산을 일견하고 이제 1망루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데

 

조그만 구릉을 하나 넘어 내려서면 화산능선 안부가 나오고

1망루 방향으로 직진하여 오른다

 

1망루 

부산시에서는 2002년 태풍 '루사'에 무너진  1망루를 왜 아직도 복원하지 않고

20년이나 되는 오랜세월동안 방치하고 있는지 심히 유감스럽다

혹시 얄팍한 예산타령으로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에 떠맡길려고 하는 짓은 아닌지 ?

 

1망루 주변에서 보약같은 따스한 봄 햇볕 속에 점심상을 차린다

 

상계봉 대포바위

 

 

불꽃바위 또는 왕관바위라고 부르는 상계봉의 기암

 

 

누군가가 암벽에 상학산이라고 적어 놓았다

산 아래 만덕에 상학초등학교가 있는 것으로 보듯이

금정산 상계봉(上鷄峰)이 아닌 상학산(上鶴山)이라는 버젓한 이름이었는지도 모른다

 

지나온 화산능선

 

상계봉 정상석에는 '상학산 상계봉'이라고 되어 있는데, 누군가가 상학산이라는 글자를 뭉게여 놓았다

'상학산 상계봉'이 아닌 '금정산 상계봉'이 맞다는 의도인지

아니면 나의 생각처럼 '상학산'이 맞다는 뜻인지 ?

 

상계봉 정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전망바위 위에 두 사람이 신선처럼 명상에 잠겨 있다

 

이제 수박릿지를 향해 하산을 하는데

수박릿지로 가는 길은 상계봉 정상석에서 20m 정도 내려와 전망바위로 가기 전 오른쪽에 희미한 길이 있는데

유심히 잘 살펴보아야 눈에 띈다

 

수박릿지로 가는 길에는 이런 밧줄 울타리도 있고

 

쌓다말은 돌탑도 보인다

 

드디어 저기 화산능선을 배경으로 수박릿지 암봉이 모습을 드러내 보인다

 

이것은 A릿지

 

저것은 B릿지다 (A와 B는 내가 편의상 구분하기 위해 붙인 이름임)

 

A코스는 중간에 발을 디딜 공간이 없이 수직으로 붕 뜨는 구간이 있었는데 

뛰어내릴 정도의 높이는 되지만 착지할 땅이 협소하고 바깥쪽으로 경사가 있을뿐만아니라

그 아래는 수m 낭떠러지를 이루고 있어 무척 위험해 보였다

 반대쪽 B코스 릿지는 그나마 수월하게 보여 A코스는 과감히 포기를 하였다

 

 

 

B코스 릿지 구간

 

B코스로 내려오면서 도중에 올려다 본 수박릿지 A코스의 험난한 위용

 

 

 

B코스를 이러저리 요령있게 조심조심 내려 와서는 

 

마지막으로 저 암봉 사이를 통과하면 이내 베틀굴이 나온다

 

 

 

베틀굴은 옛 성주암터라고도 하는데

옛날에 무허가의 조그만 암자가 자리하고 있었는지 아니면 무속신앙의 기도처였는지

지금은 당국에 의해 철거가 되고 없다

베틀굴이라는 이름도 이 아래의 골짜기가 '베틀골'이라는데서 따 온 산꾼들이 붙인 편의상의 명칭이다

 

베틀굴2

 

미완성의 감실불(龕室佛)

감실불이란 마애불과는 달리 바위를 바가지처럼 파서 불상을 새긴 것을 말한다

 

베틀굴1

 

이 굴 속에도 미완성의 부처가 있는데

지금도 사람들이 기도하러 찾는지 촛불의 흔적이 있다

 

베틀굴을 뒤로하고 이제 와석골을 향해 본격적인 하산길에 나선다

 

일엽초

 

베틀굴에서 와석골로 가는 길은 

베틀굴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가서 나오는 이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된다

(베틀굴에서 왼쪽으로 바로 내려가면 함박봉으로 가는 능선으로 가게 된다)

 

오른쪽에 와석골을 끼고 내려가는 호젓한 사면길

오늘 둘이서의 오붓한 산행 내내 이런저런 대화를 쉼없이 주고 받으면서 쉬엄쉬엄 유유자적하며 걷는다 

산행 중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경험은 오늘이 처음이다

 

바야흐로 봄은 벌써 요만치 다가와 있고

맑디맑은 물 속에 손을 담그니 손 끝에 감겨오는 맛이 차갑지않고 포근하다

이렇듯 아름다운 시절을 오늘 우리 둘이만이 누리고 있는 것 같아 행복하면서도 아쉽다

 

 

와석골은 생각보다 드넓은 골짜기를 형성하고 있어 인상적이다

 

와석골 산신각 ?

 

2년 전 파리봉 시산제 후 하산하여 회식을 하였던 가성비 좋은 여기서 산후조리를 한다

 

오늘 술은 이회장이 산단다 .....    신나게 마시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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