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금역에서 원동역까지의 황산잔도길은 지난 2014년 10월에 김병환, 홍만석과 함께 걸은 적이 있었고
원동역에서 삼랑진역 구간의 작원잔도길은
2019년 4월에 삼랑진 강변을 따라 요산(樂山) 김정한(金廷漢) 선생의 소설 속 현장인
'뒷기미나루'까지 답사를 하면서 나 혼자 걸었던 적이 있다
오늘은 58산우회 벗들과 정기산행 코스로 다시 찾는다



부전역 11시 17분 발 무궁화

11:58 원동역
우리 58산우회와는 숱한 추억이 서려있는 곳이다



<2019년 4월의 이정표>
원동역에서 200m 쯤 걸어나오면 길 오른쪽에 이런 이정표가 예전에는 있었는데
오늘은 오른쪽으로 낙동강종주자전거길을 안내하는 날개 하나가 떨어져 나가고 없었다
이 바람에 들머리를 찾지못해 알바를 하고 말았지만
떨어져 나간 날개가 없어진 이유를 알았다... 그것은 사고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러 떼어낸 것이었다

이렇게 하천변을 따라 굴다리를 지나야 자전거길로 접속이 되는데
갑작스런 폭우로 인해 하천이 범람하면 사고의 위험이 농후하기에 통행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하천으로 내려서는 길목에 철제 출입문이 있었고 오늘은 열려 있었다

겨우 접속한 낙동강종주 자전거길
낙동강 자전거길은 2012. 4. 22 개통이 되었는데
낙동강하구둑에서 안동댐까지 385km이고, 물금취수장에서 안동까지는 328km이다



원동문화생태공원
자전거길의 라이더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하는 곳이다


가야진사 앞은 예전에 용당나루가 있던 곳으로, 강 건너는 김해시 상동면 여차리 용산마을이고
낙동강 1,300리에서 가장 깊다는 용소(龍沼)에는 커다란 용 한 마리가 낙동강 물을 머금고 있는 형상의
해발 49m의 야트막한 용산(龍山)이 짙푸른 강물에 잠겨 있다
용산마을 사람들은 龍山에 龍神이 있다고 믿고 있었는데
그만 부산-대구 간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주민들의 반대에도 결국 목 부위에 고속도로 터널이 뚫리고 말았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나중에 터널 위로 동물 이동 통로를 만들어 살짝 덮어 둔 것이다
터널이 뚫린 후 가야진용신제 보존회에서는 龍神과 龍山을 위로하는 '용신위안고유제'를 올렸다고 한다
용산 뒤 오른쪽에 무척산이 보인다
옛날에는 무척산 산행 후 용산 쪽으로 하산을 해서 나룻배를 타고 용당나루에 왔다가
원동역까지 걸어가서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돌아가는
이른바 '버스 타고, 배 타고, 기차 타고' 하는 아련한 추억이 있었다

가야진사(伽倻津祠)
가야진(伽倻津)은 가야로 건너가는 나루로 용당나루가 있던 곳이다
황산강(물금 부근의 낙동강) 상류인 이곳은 신라 눌지왕(417~458) 때
신라가 강을 건너 가야를 정벌하기 위해 배를 대고 왕래하던 나루터가 있던 곳으로
현재의 사당은 1406년(태종6년)에 지은 것이라고 한다
신라 때 부터 1,400년 이상 이어져 온 국가제례인 가야진용신제(伽倻津龍神祭)는
매년 음력 3월 초정일(初丁日)에 봉행하던 것을 2006년부터는 4월 첫째 주 일요일에 지내고 있다

용신제 전수회관 앞에는 하얀 대리석으로 용 세 마리를 조각해 놓은 조각상이 있다
가야진사의 전설에 나오는 용들로, 험악한 인상의 용들이 아래 위로 내려다보고 올려다보는 형상이다

위에 있는 용은 남편 용인 황룡일 것이고
아래에 있는 용들은 본처 용과 첩 용인 청룡들일 것이다
아래의 두 용들 중 어느 용이 첩 용일까요?


오늘따라 날씨가 너무나 쾌청하고 구름 한 점 없어 내리쬐는 뜨거운 햇살을 온몸으로 감당해야 하는데
가로수 아래의 조그만 나무그늘도 오아시스 같은 시원함을 선사하고 있다


우리나라 철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 삼랑진에서 물금 사이라고 한다


천태산 시루봉
저 시루봉은 2021년 4월에 문병삼, 이동문과 함께 번개산행으로 올랐었다

<참고사진> 2021년 4월의 시루봉 정상

낙동강 위 교량 자전거길이 이어지는데, 여기서부터는 밀양이다

드디어 저기 철길 아래 암벽의 허리에
작원잔도 옛길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는 작원잔도(鵲院棧道) 유적지가 나온다

2012년 2월에 발견된 작원잔도 옛길
직각에 가까운 암벽에 작은 돌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납작한 돌을 차곡차곡 쌓아올렸다
지금 남아있는 구간은 20~30m 정도 뿐이다

겨우 한 사람만 지나갈 수 있는 길 아래 낭떠러지 밑에는 시퍼런 강물이 흐르고 있다
자전거길이 없는 옛날의 이 잔도길을 걸어가는 것을 상상해보면 현기증이 날 정도의 아찔함이 느껴진다
옛날에 이 잔도로 원님이 지나가다가 중심을 잃고 추락사하였다 하여 이 암벽을 원추암(員墜岩)이라 불렀단다

지금은 데크 다리 위에서 잔도를 볼 수 있어 행운이지만
자전거길이 생기기 전에는 배를 타고 와서 답사를 하였다고 한다

뒤에 오는 회원들을 붙잡고 마지막까지 작원잔도 옛길을 일일이 안내하고 나니
모두들 저만치 앞서가고 나만 맨 뒤로 쳐졌다


작원나루터에서 뒤돌아 본 시루봉

<2029년 4월의 작원나루터>
작원나루는 뱃길로 김해시 생림면 도요리로 오가던 나루였다
나루를 출입하는 사람과 화물도 이곳에서 검문을 받아야 통과를 할 수 있었고
근처에는 공무로 여행하는 관원들의 숙소인 역원(驛院)도 있었다고 한다

작원나루터에서 자전거길은 직진이지만 오른쪽 굴다리를 지나가면 작원마을과 작원관이 있다

작원마을 옆에는 1995년 복원된 작원관(鵲院關)이 있다
산이 높아 날짐승만 넘나들 수 있다 하여 까치 작(鵲)자를 취하였고
역원의 원(院)자와 출입하는 화물과 사람을 검문하는 곳인 관(關/빗장 관)을 써서 작원관이 되었다
작원관은 천태산과 낙동강 사이의 천혜의 요새여서 유사시에는 적을 방어했고
평시에는 길손을 기찰하는 관문이었다
원동(院洞)의 지명도 작원관원문(鵲院關院門)이 있는 고을(洞)이라는 뜻에서 유래되었다

영남대로의 2대 관문은 문경새재의 관문들과 이 작원관문인데
문경새재 관문은 국민적 관광지가 되어 관광객들이 밀려드는데
작원관은 삼랑진역으로 가는 도로에서 한참 들어가 있는 외진 곳에 위치하여 적막하기만 하다

그 옆 높은 계단 위에는 임진왜란 때 순절한 영혼들을 위로하기 위해 세운 작원관위령탑이 있다

작원관위령탑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처음으로 전투다운 전투를 벌인 곳이 작원관전투였다
이 전투로 관군 300여 명이 목숨을 잃었으나 왜병의 북진을 하루 늦추게 하였다고 한다

작원관 비각


비각 안에는 '작원관원문기지비'와 '작원대교비', '작원진석교비'가 있는데
각각 다른 곳에 있던 것을 작원관을 복원하면서 이곳에 한데 모아 옮기고 비각을 지어 보존하고 있다고 한다

산비탈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작원마을
지금은 이곳이 한적한 강변마을이지만 한때는 상당히 위세를 떨치던 번잡한 고을이었을 것이다
2021년 4월 시루봉 산행 때 하산을 이 작원마을로 내려왔었다



<참고사진 2019년 4월> 삼랑진역으로 가는 지하통로 계단
마지막으로 휴식을 하던 곳에서 자전거길을 벗어나 조금만 가면 삼랑진역 앞으로 가는 이 지하통로가 있는데
또 무심히 지나치는 바람에 날머리 진입로를 한참이나 벗어나서 가다가 되돌아 오는 해프닝이 있었다
이게 왜 눈에 띄이지 않았는지... 총무의 순간적인 착오로 여러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들었다.... 휴~



삼랑진역
5시 39분 차편으로 부산에 가서 산후조리를 한다는 당초 계획을 수정하여
삼랑진 송지시장 근처 목욕탕에서 목욕 후 바로 건너편 횟집에서 식사를 한 뒤
다음 기차편인 7시 36분 무궁화호를 타고 부산으로 가기로 한다

삼랑진 송지시장 바다횟집

정수종 회장의 건배사
횟집 옆의 한의원이 정 회장의 사위가 운영하는 의원이라 하네~






한 잔 술과 감미로운 오카리나 연주 감상으로 오늘의 피로를 씻는다



굿바이~ 삼랑진역이여~

낙동강 작원잔도길 : 2019. 4. 11
아래의 답사기는 2015년 11월 30일 발행한 이효준의 제2 기행수필집인'부산에서 서울까지 걷다'를 참고로 삼아 사진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따라서 글의 많은 내용은 동 수필집에서 발췌, 참고하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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