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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박인환 문학관 - 원대리 자작나무숲 - 양양 휴휴암 : 2023. 5. 5 ~ 6

딜라일라 2023. 5. 7. 15:24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상동리  박인환 문학관

1박2일 일정으로 곰배령을 탐방하는 첫 날 박인환 문학관을 찾는다

인제읍 상동리는 박인환이 태어난 고향이다

 

 

인간의 숙명을 노래한 모더니스트 시인 박인환

명동 거리를 주름잡은 멋쟁이 시인답게 얼굴도 잘 생겼지만  그는 서른 하나라는 젊은 나이에 타계를 하였다

 

'지금 그 사람은 이름은 잊었지만/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법, 여름날에 바닷가 가을의 공원···'

 

 

박인환이 20세 때 종로에서 개업한 책방  '마리서사'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生涯)와

목마(木馬)를 타고 떠난 숙녀(淑女)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傷心)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少女)는 정원(庭園)의 초목(草木) 옆에서 자라고

문학(文學)이 죽고... 인생(人生)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愛憎)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木馬)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孤立)을 피하여 시들어 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作別)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 보아야 한다.

 

…등대(燈臺)에…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未來)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木馬) 소리를 기억(記憶)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그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意識)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 개의 바위 틈을 지나 청춘(靑春)을 찾는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 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인생(人生)은 외롭지도 않고 거저 잡지(雜誌)의 표지(表紙)처럼 통속(通俗)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 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

가을 바람 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원대리 자작나무 숲

강원 인제군 인제읍 원대리 산 75-22

 
 

원대리 자작나무 숲길은 

산림청 주관 걷기 좋은 명품숲길 30중 최우수 숲길로 선정되기도 한 명품길이다

 

 

 

 

 

 

휴휴암(休休庵)

강원 양양군 현남면 광진리 1

휴휴암은 곰배령을 탐방한 뒤 부산으로 돌아오는 길에 잠시 들린다

팔진 번뇌를 쉬어가는 곳인 휴휴암은 쉬고 또 쉰다는 뜻을 가졌다

미워하는 마음, 어리석은 마음, 시기와 질투 , 증오와 갈등까지 팔만사천의 번뇌를 내려 놓는 곳이다

 
 

묘적전(妙寂殿)

묘적전이라는 법당 하나로 창건된 휴휴암은

1999년 바닷가에 누운 부처님 형상의 바위가 발견되면서 불자들 사이에 명소로 부상했다고 한다

 

 

지혜관세음보살

 

 

연화법당(蓮花法堂)

 

 

바닷가에 있는 100평 남짓한 바위인  이 연화법당에 오르면

200m앞 왼쪽 해변으로 기다란 바위가 보이는데

마치 해수관음 사이 감로수병을 들고 연꽃 위에 누워 있는 모습이고

그 앞으로는 거북이 형상을 한 넓은 바위가 평상처럼 펼쳐져

이 거북이 바위가 부처를 향해 절을 하고 있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오늘은 세찬 비바람과 함께 몰아치는 파도 때문인지 아무것도 보이지를 않는다

 
 

부처님 모습의 바위나 거북이 형상의 바위가 보여서 휴휴암이 유명해 졌다고 하지만

몰려드는 수 만 마리의 물고기 떼 때문에 더 유명해 진 것 같다

오늘은 파도 때문에 물고기 떼를 볼 수가 없었지만

황어를 비롯한 수많은 물고기 떼가 해가 뜨면 이곳 바위 주변으로 왔다가 해질녘이면 바다로 떠난다고 한다

 그것은 이곳에서 수년 동안 한 해에 여러 차례 씩 방생법회를 하면서 물고기를 방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몰려드는 물고기 떼를 구경하는 관광객들이 이곳에서 팔고 있는 고기밥을 사다가 던져주기 때문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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